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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M, 스팸이 가장 사랑받는 나라와 스팸이 없는 나라

세상은 넓고 음식은 많다.  몇 번 경험을 하다가 써야 되겠다고 생각한 주제가 스팸이다.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음식이고 스팸으로 문화가 바뀐 재밌는 이야기도 있다.  스팸은 미국 Hormel 사의 1937년 음식 상품이다.  당시 돼지고기의 수요를 늘이기 위해 잡고기로 분류되던 돼지 어깨살을 갈아 양념을 하고 조리한 음식이다.  이 같은 조리법은 여러 나라에 있다.  그러나 Minced meat, 간 고기는 절대 품위 있는 음식이 될 수 없다.  형태가 바뀐, 그러나 맛은 좋을 수밖에 없는 음식은 저급 음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팸은 포장을 통조림으로 만들고, 군에 납품을 하면서 대중적인 미국 음식으로 알려지게 된다.  미국이 전쟁이나 정치 관련하여 영향력을 발휘하던 모든 나라와 문화는 그 당시, 처참한 상태의 생활수준을 보였다.  그들에게 보여준 미군들의 생활과 그들의 음식은 호화로운 만찬이었고, 그것이 미국 문화의 상징이었다.

스팸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며, 현지에서 팔린다.  미국 본토를 제외하면 스팸이 가장 많이 생산되고 팔리는 나라는 한국이다.  언젠가 한국의 추석맞이 선물세트 중 스팸세트가 있는 걸 본 미국인이 사진을 올리면서 미국을 웃겼던 일이 있었다.  정크푸드의 대명사인 스팸이 어떻게 선물세트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비웃음을 모두들 보냈다.  나는 그 사진을 보면서 아직 좁은 미국 문화를 생각했다.  자신의 역사성과 문화의 흐름을 하나도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 초등학생의 놀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힘 있는 미국이 아직까지도 유럽에 컴플렉스를 가진 이유 중 하나가 문화와 역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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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얘기로 나이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한국전쟁 때같이 오래된 얘기는 아니다 ^^) 부평군에서 어린 시절 한때를 살았다. (지금은 부평시로 행정구역이 바뀌었다)  어느 날 동네 시장에 새로운 음식점이 들어왔다며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고, 그 음식을 가족과 먹을 기회가 있었다.  이름은 Johnson 탕이다.  요즘은 부대찌개로 불리는 음식이다.  존슨탕은 미군부대가 즐비하던 동두천, 의정부에서 생겨났다.  캠프 잭슨, 스탠리, 라과디아 같은 미 육군 부대 근처에서 처음 시작된 음식이다.  미군부대 내에서 소비가 안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처분이 내려진 음식을 부대 바깥으로 버리고, 그것을 수집해 시중에 유통한 음식이다.  그 음식은 일반 육류나 조미료, 우유부터 통조림까지 다양했고, 그 음식 중 먹을만한 걸 골라낸 것이 간 고기 통조림으로 된 스팸, 구운 콩 통조림, 진공 포장된 햄과 볼로냐, 살라미 같은 가공육, 치즈나 버터같이 상한 곳을 자르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왜 이름이 존슨인가에 대해 그 당시, 지금도 그렇지만 존슨 푸드사에서 나오는 간 소고기 통조림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존슨 상사가 폐기된 음식물을 버리던 담당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부평에 있던 캠프 마켓도 역시 이런 시스템으로 폐기 음식물을 부대 밖으로 운송했다.  내가 살던 동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캠프 마켓은 애스컴(Army Support Command Korea : ASCOM)이라 해서 보급창고 중 큰 규모였기에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곳에서 나온 별의별 미제 상품들을 살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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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을 구워 김과 같이 먹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너무 오래 같지만, 불과 80년대 전까지만 해도 미제 상품은 부의 상징이었고, 매일매일 스팸에 밥 먹는 게 호화 밥상이었다.  스키피 땅콩버터를 릿츠 크래커에 발라 판타 그레이프와 같이 먹는 호사스런(?) 어린 시절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소울 푸드는 스팸이었다.  스팸은 동남아, 일본, 하와이에선 이를 주제로 한 스시며 음식들이 생기고 맥도날드에서도 스팸을 이용한 음식들을 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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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을 떠나 스웨덴에서는 스팸을 구할 수 없었다.  영국 마켓에서 간간이 있는 스팸의 가격은 미 본토의 다섯 배가 넘었지만, 벌벌 떨며 한 장 한 장을 마치 귀한 음식을 맛보듯 먹었던 기억도 난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에는 스팸이 없다.  비공식 통로로 들어온 소량 외에 공식적인 판매는 하지 않는다.  이 얘기를 한국에서 했더니 모두들 의아해하는 내용이라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스팸이 없는 북유럽에 대해 이유를 대자면 우선 음식물 수입규정에 있다.  아직도 한국의 몇몇 사람은 미국의 규정, 즉 UL, FDA 같은 규정들이 무슨 대단한 것 같이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강대국과 최대 시장인 미국이 정한 것일 뿐 인간을 절대적으로 위한 규정이 아니다.  FDA 승인이 마치 자연재료고 인간에게 좋은 것 같은 광고는 거짓말이다.  유해 성분으로 밝혀지기 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유럽에는 이보다 더 강력한 식품 규정이 있고, 북유럽은 더하다.  장난감도 유아용에 관해 식품법을 적용할 정도다.  실제 먹어도 된다.  이에 대해 스팸은 상당히 걸림돌이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문화적인 이유다.  다른 나라의 정크를 수입할 만큼 가난하지 않았고, 스팸을 대체할 무수한 육류 가공식품들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노스탤직한 스팸은 이들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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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북유럽의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주는 선물 중 스팸의 의미는 크다.  한국 백화점의 선물코너에 스팸세트가 진열되어도, 그것은 단순히 스팸이란 상품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추억을 감안한 배려라고 이해해야 한다.  스팸뿐 아니라, 치약이나 과자세트 같은 상품도 요즘에 그걸 선물 아니면 못 먹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한국의 명절에 나누는 그 기억 때문에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상품들이 선물 세트로 만들어졌을 뿐이다.  나는 아직 스팸이 좋다.  싱겁게 먹는 습관 때문에 한참만에 먹기는 하지만, 구운 스팸 한 장에 물 만 밥 한 숟갈을 먹을 때면 다시 응석받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다.  미군 부대 앞에서 지나가는 병사에게 받았다며 사탕이며 초콜릿을 자랑하던 코찔찔이 친구도 생각난다.  나에겐 추억이지만, 문화의 발전과 미래를 보면 우울한 과거는 빨리 지나가야 한다.  스팸이 가장 사랑받는 나라와 스팸이 없는 나라가 둘 다 내겐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도 지금 두 나라를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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