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esign / 일반 / Skono, 스코노 이야기 (8)

Skono, 스코노 이야기 (8)

스웨덴 출장에서 돌아온 지도 2주가 지났다.  벌써란 생각이 들지만 일들이 또 참 많이 진행됐다.  출장의 주 목적이었던 사진들은 참 좋았다.  마치 어느 봄날의 느낌같이 말뫼시의 아름다움과 햇살이 아름답게 표현됐다.  사진작가인 요한의 자연주의, 짙은 색감, 분위기들이 너무너무 정확하게 담겼다.  최종 편집 몇 장을 공개한다.

Skono_Bavman

© 2018 Copyright Skono & NordikHus.  Photographer : Johan Bävman

 

촬영된 사진을 고르는 일은 아주 즐겁지만, 사진작가의 입장으로는 언제나 떨리는 일이다.  마치 초등학교 학생이 시험을 보듯 언제나 두근거리기 마련이다.  귀국전 요한의 스투디오에서 1차 선택을 했고, 귀국 후 작가의 추천 컷과 함께 A cut (1차 선택), B cut (선택은 안됐지만 버리기 아까운 컷들)에 대해 원본 사진을 줄여서 볼 수 있게 만든 컨택 시트로 받기로 했다.  컨택 시트는 필름 시절의 단어라서 지금은 의미가 없어진 말이지만 사진에선 아직 쓰이는 말이다.  네가티브 필름을 큰 인화지에 붙여서 현상한 것으로 한눈에 여러 사진들을 보고 고르기 위한 것이다.  귀국한지 며칠 후 pdf 스타일로 만들어진 컨택 시트와 jpg 파일들을 받았다.  이미 선택된 사진의 원본 파일들과 함께…  그 후 다시 요청에 의해서 B cut의 나머지들과 누구에게나 선택되지 않은 사진들 (C cut이라고 이름 붙였다)을 추가로 요청했다.  여기에서 아주 작은 오해가 생겼다.  한국에서는 이미 선택된 A cut과 B cut, 그리고 작가의 추천 컷에 대해 아무 이견이 없었다.  나머지 B cut과 C cut이 그냥 궁금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 이유를 설명하고 나머지 사진들도 요청을 했다.  그런데 스웨덴에서는 A cut과 B cut, 그리고 작가 추천 컷이 다 좋다고 했고 이미 전달됐는데, 나머지 B cut들과 C cut들이 왜 궁금할까였다.  큰 문화적 차이다.  그리고 나머지 B cut을 보길 원했으면 그럴 수도 있지만 C cut같이 왜 대부분의 컷들을 보자고 했을까가 궁금함의 폭발이었다.  나는 한국과 스웨덴의 두 문화를 충분히 이해한다.  다시 다홍치마 이론과 미니멀리즘 이론이 상충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어느 상품을 사러 갔을 때 자신이 뭐를 원하는지 잘 안다.  그래서 원하는 걸 상점에 얘기하고 그 상품을 받는다.  이 단계는 받은 상품의 질이나 상태가 어떤지, 얼마인지가 궁금하지만, 또 한편으로 혹시 상점 내에 이것과 비슷한 다른 상품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래서 혹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도 점검한다.  그래서 다른 상품들을 다 보고, 그것들과 또 비교하고 싶어 한다.  이왕 사는 거 딴 것도 보고 싶은 마음이다.  스웨덴에서는 마지막 절차가 필요 없다.  상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받았을 때는 그 상품과의 선택만이 남았을 뿐 다른 상품은 중요하지 않다.  만일 받은 상품이 마음에 안 들 경우는 다른 조건의 상품을 보여달라고 할 테고, 상점에서는 받은 상품이 마음에 안 드는 것으로 이해한다.  사지도 않을 상품이 왜 궁금할까에 가깝다.

요한은 A cut과 B cut, 그리고 자신의 추천 사진들이 모두 마음에 안 드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  그렇지 않다면 쓰지도 않고, 왜 보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수천 장의 사진을 보려고 하는가였다.  이걸 이해시키느라 힘이 들었다.  그리고 며칠이 다시 흘러 원래의 계획대로 사진들이 선택되었을 때 비로소 요한은 안심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문화 차이라며 얘기해준 걸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해준 말은 “문화는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느 나라 언어의 문법이 왜 그런지 따지는 것보다 그냥 암기하는 게 어떨 때는 더 효율적이다.  얘기할 때 관사, 정관사를 생각하며 얘기하지 않듯이 문화도 그냥 사고가 익숙해지는 것이다.”였다.

혹시 다음에 이어질 프로젝을 생각해서 여러 후보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북유럽에서도 장거리 로케에 대한 스텝 구성, 경비 얘기 등의 이야기로 요한과의 프로젝은 마무리됐다.  북극을 아는가?  얼음의 마을과 집들을 본 적이 있는가?  그곳에서 사는 아주 작은 수의 주민들의 가을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곳에서 들려주는 삶과 휴식의 얘기로 깊은 가을 저녁을 채우고 싶지 않은가?  다음 프로젝은 이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 정도 힌트로도 충분히 따라오실 수도 있겠다.

현재는 다른 프로젝을 하나 발전시키고 있다.  시도는 2016년에 있었는데 계속 미루던 프로젝이다.  사실 이 프로젝은 여기서 소개할 것은 아니다.  꼭 스코노와의 협업이 아니더라도 노르딕후스가 공개적으로 시행하고픈 프로젝이기 때문이다.  2016년의 프로젝 이름은 Nordic Group이다.  누구나 더 깊은 정보를 요청하면 협조토록 하겠다.  북유럽의 공방과 디자이너 위주의 상품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이벤트, 전시, 강연, 모임 등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 공간이 초기의 아이디어였다.  편집샵과의 다른 점은 문화 광장을 중심으로 한 자체 컨텐츠가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여러 번의 출장으로 아이디어가 좀 발전되었다.  북유럽의 신진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상품으로 개발하고 그들과의 교류를 포함시킨다는 아이디어다.  아직 상품으로 개발되기에는 많이 절차가 남은 디자인, 학교에서 실험적으로 만든 아이디어, 전통적이고 충분히 입증된 아이디어지만 너무 희소성이 있는 것들을 상품으로 개발하여 노르딕 그룹에 참여시킨다는 생각이다.  한 마디로 개인의 브랜드와 상품을 대신 만들어 판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아이디어다.  여기에 북유럽과 한국에서 동시에 시작될 수 있는 연중무휴의 디자인 공모전과 자체 전시는 그 존재 자체로도 컨텐츠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기획하는 예술과 삶에 대한 이벤트 기획, 일에 대한 전문적인 강좌, 영상과 다큐로도 발전할 수 있는 영상 기획 등은 복합 문화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도이다.

 

노르딕 그룹에 대한 다른 글은 링크를 참조 바란다.

https://blog.naver.com/lukejhlee/221186978909

 

by Luke

You may also like
Skono, 스코노 이야기 (10)
Skono, 스코노 이야기 (9)
Skono, 스코노 이야기 (7)
노르딕후스의 2018년 트렌드 예측, 패션과 개인 생활의 변화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