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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ono, 스코노 이야기 (6)

Font Design for SKONO / Designed by Leena Kisonen

오늘로 리나 디자인 프로젝이 끝났다.  정확히 말하면 내 오더를 떠난 것이고 컨펌된 디자인을 22일에 받는 일만 남았다.  북유럽은 연휴에 이미 들어갔다.  19일부터 휴가 메일을 보낸 친구들도 있고, 대부분의 북유럽 친구들은 오늘을 시작으로 1월 7일까지의 휴가에 들어간다.  하루 이틀의 연휴를 반납하고 프로젝을 마무리해준 리나에게도 고맙다.  리나가 디자인 한 3개의 패턴과 1개의 컬버 바리에이션, 그리고 두 개의 폰트 디자인은 지금 상품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빠르면 올봄에는 상품으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그전에라도 내가 준비가 되면 공개토록 하겠다.

작은 하나의 프로젝이지만, 끝날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그건 한국의 문화와 Design Setter, 디자인 시도자의 차이다.  누구나 경험 한 일일 것이지만, 신입사원 때 또는 회사 인턴 시절 수많은 꿈에 부푼 새내기들을 본다.  그들의 상상은 분야와 업무에 상관없이 새롭고 튄다.  그들은 이걸 정리하고 자기 나름대로 연구해서 회의나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다.  98%의 의견은 무시되고, 1%의 의견도 좋으나 현실성이 없다고 미뤄진다.  그게 반복되고, 그걸 또 나름대로 현실에 대한 적응이라고 위로한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고, 승진이 되면서 그렇게 싫어했던 상사를 닮아간다.  조직의 틀에 머리가 조여지고, 팔과 다리가 잘라진다.  답답함과 사라진 자신의 꿈에 대한 미련이 든다.

모든 새내기가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지만, 그 창의력의 원동력은 상상이다.  상상은 현실에 맞지 않아야 나온다.  이 두 괴리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리더는 목표를 보여주고 더 능력 있는 리더라면 길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 목표는 얼마, 어느 만큼의 숫자가 아니라 직원과 회사의 미래 현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리더는 그 분야와 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Trend Setter로서의 상상도 필요하다.  그래서 어느 책에는 미래형 지도자와 관리형 지도자란 단어도 있다.

지금까지 관리형 지도자의 역할은 막대했고, 지금도 일부 분야는 그렇다.  생산, 유통, 판매의 전통적 상업 구조는 숫자에 능숙하고 개미의 아끼는 능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나는 아껴서 부자 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뭐가 들어와야 아끼지 아낄 것조차 없는 사람들에겐 그저 남의 소리다.  그것보다 벌어들이는 수입이 훨씬 중요하다.  미래에 수입을 위해서는 자신의 상품이 필요하다.  독점이 나쁜 말 같지만 사업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길이다.  이 미래형 지도자의 모델에 가장 유명한 스티브 잡스가 있다.  미친X 소리를 들어가며 자신을 수십 년간 꿈꾸는 사람으로 유지한 자신감과 수익을 그저 숫자로만 기억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상상이 역사를 바꾸었고, 산업혁명이다 뭐다 떠드는 이 시대로 이끌었다.

나는 북유럽과의 프로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북유럽의 것들을 가져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철학을 사업에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북유럽의 디자인이나 상품의 희소성을 이용해 한국에 소개하고, 판매에 도움을 준다는 단순함은 누구나… 그것도 언제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에 경쟁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북유럽 디자인 탄생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오히려 북유럽에서 각광받는 브랜드를 원한다.  유학 갔던 학생이 다시 귀국해 조국을 위해 일하는 그 모습을 기대한다.  “한국에서 북유럽의 디자인과 사업이 가능한가?”라고 묻는다면, 노르딕후스를 얘기할 것이고, 그래야만 “독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겠다.  애플은 독점인가에 대해 나는 그렇다고 믿고 있으며, 그 독점은 지적 독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노르딕후스와 스코노가 걸어가는 길은 지적 독점을 바탕으로 하는 트렌드의 창조다.

한국에서 생각 못 하는 아이디어가 어디에 있는가.  세계의 아무리 빠른 소식들도 다 알고 있는 이 시대에 얼마나 더 빠른 유행을 원하는가.  남이 안 하고, 모르는 것으로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났다.  남이 알면서도 인정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철학, 사고, 지적 이해, 창의력 등이 더 필요하다.  와이프만 빼고 모든 걸 바꾸라던 S사 회장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얼마나 답답하고 얼마나 괴로운 마음이었을지 이해가 간다.  그만큼 그 회장은 미래형 지도자였고, 미래를 꿈꿨고 지금도 그 혜택을 받고 있다.  그 차이다.  지금 한국의 무수한 CEO와 스티브 잡스, 그리고 S사 회장과의 차이는 스스로 바뀌고 그걸 할줄아는 지도자였나의 차이다.

인생은 누구나 한 번이지만, 여러 번 큰 결심을 한 사람은 많다.  비록 그것이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순간의 결정은 무척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바뀜마저 껄끄러운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할까.  요즘 20대의 꿈이라는 공무원에 합격하면 그냥 인생이 끝인가.  그렇다면 노르딕후스에 그렇게 많은 고급 공무원들이 답답함에 어디 살 곳 없냐고 묻는 그 질문들은 다 뭔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정이 아니라 후퇴다.

지금 북유럽 프로젝으로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하나를 고민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이해다.  이 디자인으로 무엇을 했나를 더 공부하고, 베끼고, 이해하고, 더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식 문화에 휩쌓여 매출에만 신경 쓰는 건 이미 떠나간 과거를 붙잡는 것과 같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북유럽 다운 사람이 스스로 되어야 한다.  그것이 협업이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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