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esign / 일반 / Skono, 스코노 이야기 (5)

Skono, 스코노 이야기 (5)

Photo by Luke / NordikHus.com / 말뫼역 탑승구

 

북유럽 출장을 마치고 이번 주에 귀국했다.  출장 후 이것저것 정리를 하느라 글 쓰는 게 좀 늦었다.  그러면서 이 글을 쓰기 전 다음 달 비행기와 호텔을 또 예약했다.  지난 출장은 다음 달 가게 될 촬영지에 대한 답사와 모델 에이전시와의 미팅이 포함됐었다.  한국서 생각하듯 북유럽은 직선이 아니다.  마케팅의 힘이 컸던지 북유럽의 모습을 상상하면 단순하고, 뭔가 비어있고, 직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건물과 알록달록한 색깔을 연상한다는 걸 알았다.  그건 이케아에 가면 볼 수 있는 건데 그것이 북유럽의 모습과 연상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요한이 구성한 북유럽의 클래식 도심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그렇다고 북유럽의 도심에 첨단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쓸 때 쓰고 안 쓸 때 안 쓰는 요리의 소스 같다.  지나치면 안 좋듯이 북유럽의 디자인이 여실히 드러난 건물들도 주위와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수백 년이 넘은 건물들도 안의 내부는 최첨단 일수도 있다.

20171204_090815

Photo by Luke / NordikHus.com / 말뫼 구스타프 황제 동상 광장

 

30년 전쟁의 영웅 구스타프 황제 동상이 위치한 광장은 각종 사무실 건물과 식당, 주점 등이 들어선 이벤트 광장이다.  이 주변과 말뫼의 콘서트홀, 그리고 말뫼 역의 출입구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모델 에이전시와의 미팅도 짧은 글을 올렸으니, 결과는 아실 테고… 스톡홀름의 패션 구역과 최첨단의 쇼핑 구역 등을 방문하며 아울러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일기에 가깝다.  뭘 했고 뭘 봤고 또 요즘 유행이듯이 뭘 먹었고…  사실 중요한 건 이런 일상이 아니다.  나는 현지에 갈 때마다 아무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그냥 쓸어 담으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어느 순간이 되면 하나로 모이는 경험을 할수 있다.  한국에서 하나의 아주 가는 아이디어의 실 끝이 막상 북유럽에서 아무것이나 쓸어 담다 보면 어딘가로 연결되는 신기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런 일중 하나는 이미 노르딕후스가 2년전 계획했던 한 아이디어와도 연결됐다.  아주 장기 프로젝이 될 것인데, 꽤 흥미로운 사업적인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컨텐츠를 바탕으로 하는 북유럽 회사들의 그룹이다.  한국에 진출했거나 이미 알려진 회사들은 아주 훌륭한 회사들임에 틀림없지만 북유럽의 순도를 세계로 낮춘 것들임에도 틀림없다.  보다 넓게 세계의 문화에 융화될 수 있도록 희석시킨 상품들이 대부분이고, 그렇기에 북유럽의 디자인이 과장된 것들이 많다.  북유럽 음식처럼, 북유럽의 디자인과 상품은 확 와닿는 감성이 없다.  그걸 느꼈다면, 착각이거나 이미 북유럽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북유럽의 감성은 맹맹하다.  희미하고, 아련하다.  피카소의 그림을 수년간 한참 조롱하듯 이해하지 못한 내가 어느 순간 한참을 들여다보며 수시간이 흐른지도 모르고 즐기던 경험과 같다.

나는 한국에 문화가 소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이 상품일 경우 마치 설명서같이, 그 상품의 이야기를 함께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선 이 개념이 실현되는 곳이 없다.  이케아의 상상이었지만 한국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그냥 그렇다.  참 맥없이 일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쓸데없는 상상일 수도 있다.  특히 혼자만의 일이 아닌 대규모의 투자와 경영, 관리 등의 상업적 협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프로젝은 모두 공감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그 이유로 2년간 내 머리와 노트에만 존재한 프로젝이 다시 떠올랐다.  이런 얘기를 현지에서 할 수 있다는 건 너무너무 행운이다.  서로 받아들이는 감성이 다르다.

또 리나와의 미팅에서 다시 아름다운 디자인을 보았고, 더 확대된 프로젝을 계획했다.  이런 상상도 한국에서 어설프게 시도된 역사가 최근에 있다.  차이는 감성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북유럽 디자인이 들어오고 상품이 들어오고, 북유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들이 어떻게 이런 디자인을 만들었는지까지가 한계다.  이 정도도 큰 시도고 아직까지도 이런 아이디어를 원하는 기업들이 무척 많다.  순수성을 낮춘 프로젝이다.  조금 순수성을 높여서 시도하는 게 내 상상이다.  어렵게 다가가도록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마케팅이 컨텐츠와 결합한다면 어마어마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그걸 접근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로 구분하고 그 순수성도 차이를 두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번 달에는 fika 모임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연말 휴가를 또 지내야 하기 때문에 짬을 보기 참 어렵다.  그럼에도 모든 분들이 같이 바쁠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싶다.  그래야 좀 덜 미안해지니까.

 

by Luke

You may also like
노르딕후스에서 하는 일
스웨덴 디자이너 Lotta Kühlhorn, 로따 퀼혼과 와이드 앵글 이야기
Skono, 스코노 이야기 (10)
Skono, 스코노 이야기 (9)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