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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ono, 스코노 이야기 (3)

Johan Bävman, Photographer

지난 글 이후로 또 이야기가 쌓였다.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관련 작업은 현재 헬싱키에서 진행 중이고, 디자이너인 리나는 이번 주말경 1차 아이디어 스케치를 보내줄 것이다.  이 프로젝과 맞물려, 오래전부터 스코노에 제안했던 아이디어가 있었다.  아주 많지만, 이것 또한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말을 하면, 북유럽 현지에서의 홍보물 제작과 현지 회사로서의 길을 걷는 것이다.  스코노는 노르웨이에서 탄생하여, 한국으로 이민을 온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한 문화의 경계를 넘는다고, 순간적으로 탱자가 귤이 되는 게 아니다.  문화적 충돌과 인식, 반복, 협상, 지식, 습관의 여러 단계를 거쳐 다른 문화에 적응한다.  역으로 홈랜드에 돌아갈 때도 이 과정은 마찬가지다.  스코노는 이 단계를 밟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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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dish Dads의 한 페이지.  Photo by Johan Bävman

 

Johan Bävman, 요한 배브만은 사진작가다.  한국과 세계에서는 “Swedish Dads”라는 사진전으로 유명하다.  나와는 지난달 양육 정책에 관한 다큐멘터리 촬영 관계로 알게 되었고 참 많은 얘기를 나눴다.  나는 그가 북유럽의 스토리를 아주 잘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서 스코노의 북유럽 홍보물 프로젝트에 추천했다.  앞으로의 큰 상황 변화만 없다면, 내년 1월 스웨덴 말뫼에서 홍보물 촬영이 진행된다.  관련 스탭이 구성되었고, 모델도 협의 중이다.  어느 프로젝도 마찬가지이지만 패션은 계절을 앞서나가는 것이 힘들다.  이번에는 한겨울에 봄을 느껴야 한다.  로케이션을 유럽으로 넓게 잡을 수도 없다.  나는 북유럽의 정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이야기를 담고 싶다.  그래서 촬영의 남방 한계선을 스코틀랜드와 스위스 라인으로 잘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유럽의 이 지역에는 1월이 모두 춥다는 현지의 대답이다.  기대도 안 한 일이지만…

나는 현지인을 사랑한다.  그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들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란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현지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경험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위에서 설명한 문화의 트랜지션 단계를 어디쯤 걷고 있는가에 따라 삶의 시각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알아보려는 질문들도 이젠 너무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사신 한국인들이 많다.  그들을 볼 때 한국에서는 언어나 문화는 물론이고, 현지 직장까지 다니는데 그 나라 사람으로 바뀐 것 같이 상상하지만, 전혀 아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그렇게 문화의 트랜지션을 겪은 이민자들은 우리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에 노출될 수 없다.  원하지도 않고.  그래서 한국과 현지의 일을 오가는 나를 포함한 사업가들은 어느 한쪽의 문화에 치우친 경우가 많고, 그 치우친 쪽은 더욱 한국이다.  더욱 한국이란 말은 과거의 한국, 지난 추억, 가난과 후진국이다.  나는 이것이 너무 싫었다.  왜 그렇게 멋진 나라에서 한국을 하루 종일 찬양하거나 욕만 하고 평생을 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나라와 문화에서도 아웃사이더인 그 경계인들이 나는 게으르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특히 북유럽의 사회는 아주 좁다.  사고가 단순하고 깊다.  그들의 리그에 평등한 접근은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다양성으로 누구나 인정해주는 미국이 아니라, 누구나 평등하지만 같이 생각하자라는 조건이 있다.  그래서, 말이 길었지만 현지의 프로젝은 그 나라 사람과 하는 것이 내 원칙이다.

얼마 전 전화로 회의를 할 일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노르딕후스가 현지 진행을 하는 것에 대해 놀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오히려 그게 왜 신기한 일인가에 대해 물었다.  지구 끝에서도 프로젝을 진행할 수 있고, 지금 먼 길을 떠난 태양계 밖 파이어니어와도 일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생각은 현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그렇다.  이 정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야”다.  세계가 내 집처럼 밝게 보여야 한다.  참 어려운 이야긴데, 어떤 문화와도 익숙해야 한다.  그래서 그 문화의 사람과 직접 만났을 때 어제 먹었던 그 음식에 대해 농담할 정도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표현해주는 것은 “언어”다.  어린아이의 장난말부터 길거리의 비속어까지 알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언어는 부족해도 그 나라의 문화와 싱크를 맞추고 있으면, 좀 극복되긴 한다.  마지막은 “실력”이다.  세계의 스탠다드와 한국, 그리고 상대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관련 지식도 무척 중요하다.

자꾸 이야기가 샌다.  그래서 지난 스코노 글에서 헬싱키 방문이 취소될 것 같다고 했는데, 다시 가야 할 것 같다.  12월 중의 출장은 1월 촬영을 대비한 현지 미팅과, 스코노 현지화를 위한 여러 조사들, 그리고 헬싱키에서 리나를 만나고, 디자인과 프로젝트에 관해 협의를 하는 목적이다.  다음에 조금 더 말할 수 있겠지만, 이미지 작업은 현지의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날씨다.  아름다운 자연과 그에 관련한 이야기는 눈에 묻혀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는 2018년 겨울이 어떨까 싶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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