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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ono, 스코노 이야기 (10)

Illustration by Leena Kisonen / leenakisonen.com

시간이 참 빠르다.  지난달 시작된 리나 브랜드의 Due가 다가오고 있다.  나와 리나는 한두 번 마감 전 의견을 교환한다.  5월 말 제출될 디자인에 대해 지난 주말 1차 디자인 시안을 보내왔다.  첫 나의 느낌은 “배려와 욕심”이었다.  전달된 디자인은 바로 스코노에 제출됐다.  주말을 지내고 스코노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공개한다.  크게 두 가지인데 리나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과 디자인의 상품 적용에 유머가 빠지고 너무 일반적이란 의견이었다.

100% 공감이다.  나는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듣고 내 의견을 말하는 편이다.  이미 디자인을 받을 때 안젤라와 나는 공감하는 일이었으며, 다시 디자인이 수정되어야 함도 동의했다.  그 일도 리나에게 알리고 전면적인 디자인 수정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 생각했다.  결론은 아무리 사고와 철학이 깊은 북유럽 문화에도 인간의 본성은 같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직접적인 비판, 가혹한 단어들에 대해 침착하다 못해 차가움이 느껴지는 북유럽 사람들의 이해심은 다시 부러운 문화다.  리나에게 아시안 시장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너무 잘 알려진 핀란드 디자이너이고, 그곳에 에이전트 사무실도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프로젝을 일본 기업들과 해왔고, 정말… 정말 우연한 기회에 나를 알게 된 디자이너다.  그러므로 그녀는 동양 문화와 북유럽의 다른 점을 꿰뚫고 있으며 두 문화를 섞는 일도 잘한다.

아는 것이 탈인 경우가 여럿 있다.  좀 경험했기에 그에 대해 준비한 답이 오히려 화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녀는 전형적인 북유럽 문화에 기초하여, 다른 문화를 존중한다.  사랑하기까지 하는 동양 문화는 너무 깊은 애정이 배려로 바뀐 경우다.  “어떻게 하면 동양의 문화를 존중하는 디자인을 할까”  “내가 했던 전통적인 것들보다 더 새롭고, 처음 선보이는 내 브랜드이니 다른 시도를 해봐야지”  이 두 가지가 리나의 마음에 깔렸던 사고다.  나는 이걸 욕심이라 말한다.

사람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잘 하는 게 있다.  아무리 손재주나 운동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는 무언가는 반드시 있다.  자신이 잘하는 걸 넘어서고픈 마음이 들 때도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고 할 일이다.  자신은 이미 잘하는 그 순간을 넘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같은 싱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너무 똑똑해서, 너무 다른 사람을 배려해서 이 정도는 이미 알겠지 하며 사고의 정도를 확 높인 결과다.

현대에는 친구를 원한다.  선생과 스승은 넘칠 정도로 많지만, 같이 발걸음을 맞추는 친구를 원한다.  그 친구가 좀 몰라도, 좀 부족한 면이 있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눈높이를 좋아한다.  찾아온 기회, 재밌는 순간들에 들떠 좀 더 무언가를 보여주고픈, 비록 순수했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이해를 못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오히려 더 활발하고, 공격적이며, 개방된 시장이다.  이는 사람들의 사고도 비슷해서 과거 일본의 문화가 넘나들던 한국이 이젠 아니다.  특히 한국의 청년들은 더 독특하고, 이야기가 있는 컨텐츠들을 원한다.  그렇기에 이것 저것 어설픈 흉내 내기가 끝나가는 시점이고, 정통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새로움에 적응을 마친 무언가가 시장을 리드하는 시기다.  순간 디자이너 리나가 한국에 대한 지나친 배려와 욕심에 디자인의 컨셉이 흔들렸던 것처럼, 내가 진짜 잘하는 게 뭔지 잊고 눈에 보이는걸 해보려는 무모한 시도가 없기를 바란다.  리나가 디자인을 수정하며 썼던 Roll back 같이 북유럽의 모든 것은 반드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만날 수 있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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