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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uine Nordic Design, 진짜 북유럽 디자인

Photo by Bang Clemme Film & Openhouse / VisitDenmark

진짜 북유럽 디자인이란 말은 내가 만든 말이다.  어느 유명 식당에서 “진짜”, “원조”, 심지어 “진짜 원조”라는 말들을 쓰는 것이 얼마나 믿지 못하는 사회인가 한탄하며 웃었었는데 내가 정작 필요한 말이다.  스타일로 시작되는 가짜는 어설픈 사람들을 대리만족시켜주는데 그쳤다.  마찬가지로 2010년경부터 시작된 어설픈 북유럽 유행은 한국에서 몇 개의 인테리어 상품에 대한 “예쁘죠”를 받았고, 막대한 세금 부분을 쏙 뺀 채 복지의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가만히 있어도 뭔가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환상의 행복을 북유럽이란 단어에서 떠올렸다.  그 거품은 언젠가 깨질 것이었지만 이제는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진짜와 가짜는 어떻게 구별하는가.  시간의 연속성과 그 안의 이야기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나는 그것들을 구별한다.  그러나 이것들도 어느 정도 사고의 수준이 될 때의 이야기이고 그렇지 못한 아기들의 눈 같은 시야로는 전혀 구분이 안된다.  그리고 진짜 북유럽은 우리가 보거나 만질 수 없는 무형의 가치가 북유럽이다.  북유럽을 이루는 여러 수식어에 디자인을 뺄 수 없다.  나도 디자이너고 디자인 관련 프로젝이 많다 보니 내 관심은 디자인과 관련 사고에 집중될 때가 많다.  어제 어느 언론과의 캐주얼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프트웨어”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S사의 스마트폰, H사의 자동차, L사의 가전이 후진적인 것들 인가?  한국의 행정력이, 국회 시스템이, 언론의 표현이 전 근대적인 것들인가?  더 깊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나 복지는 어떤가?  내가 가보거나 살아본 수십 개의 문화 중에서 손꼽히는 질과 시스템임이 분명하다.  오히려 가장 선두의 자리에 올라야 하는 자랑스러운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정작 우리 같은 당사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아우성인가.  그것은 진짜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동물이다.  운동과 사고를 하는 동물이다.  느낌이 있으며, 감정과 정도를 느낀다.  아무리 첨단의 기술이라도 사람의 감정과 연결되지 않으면 그것은 쓰레기다.  그러나 쓰레기를 최고라고 여길 정도는 또 아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를 상회하는 하드웨어와 사람에게 친숙한 감성적 소프트웨어를 가진 것들이 사람에게 호평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  이들 감성적 소프트웨어는 요즘 User Friendly나 Interface 같은 시스템과 사람이 소통하게 하는 매개체로 불린다.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북유럽은 단순한 하드웨어를 사진 찍어 보는 것에 불과했다.  냄새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그러나 마치 옆에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초고화질 사진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 이런 환상에 사람들은 응답하지 않는다.  가짜란 걸 알아차린 것이다.  북유럽 스타일은 북유럽 가치를 카피한 가짜다.  디자인과 색깔은 물론 재질도 싸구려인 쓰레기다.  누구도 이젠 북유럽 스타일을 찾지 않으며, 오히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진짜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에서의 북유럽이란 단어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해서 한발을 막 띈 상태다.  그러면서 진짜를 찾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사고에도 집중한다.  북유럽의 생각과 이유에 관심을 갖고, 내가 따라 하는데도 생각이 미친다.

진짜 북유럽은 절박함이고, 인간애다.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토리였다.  그것이 디자인에서 색깔과 감성적 가치로 남은 것이다.  왜 화려한 색깔이 북유럽에 있는지, 왜 전혀 연관도 없는 코끼리나 열대 식물들이 그 디자인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면 슬며시 눈물이 나온다.  어설픈 따라쟁이들이 감히 흉내 내서 될 것들이 아니란 걸 난 알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그 사고를 이해하여야 한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한국의 몇몇 회사들이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요청을 했다.  그중에는 직접 생산이나 수입, 협업 등 가야 할 길이 많다.  그들 회사는 이미 스타일을 거친 회사들이다.  그 머리 좋은 한국 회사들이 쓸데없는 돈을 들여 북유럽 디자인을 원하겠는가.  스타일로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가짜를 이제 사람들이 알기 때문이다.  나는 이 같은 오늘을 예측했고 몇몇 스타일 회사들에게 경고한 적도 있다.  그들이 이해하고 바뀐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결과는 뻔했다.

북유럽 디자인이 스토리라는 내 설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한국의 문화는 단순한 느낌의 일차원을 넘어 다음의 센싱으로 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지금 북유럽 디자인의 한국에서의 느낌은 진짜와 가짜의 사이에선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시 말해 별 차이도 의미 없어하는 사람들과 진짜의 스토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정확히 갈라진다.  그래서 노르딕후스가 더 할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디자인 협업을 하며 정도를 먼저 생각한다.  디자인에는 어느 것이란 좌표와 시간, 그리고 정도가 같이 염두에 두어져야 한다.  처음의 눈높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정도는, 무엇부터 다음은 무엇, 또 어디까지라는 계획을 필요로 한다.  다음 주 그다음 주 프로젝 계획표가 늘어날수록 진짜를 소개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한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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