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파악을 하자

작성자
Luke
작성일
2019-07-09 11:28
조회
169
다들 어려운 뉴스만 들려주는 요즘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주제 파악에 관한 얘기다. 어느 한 지인은 해외에서 무척 잘 나가던 사람이다. 해외 사업가 집안에서 금수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세계 각지에 몇 개의 휴식처가 있고, 개인 요트와 최고급이 당연하다고 생활한 분이다. 루머로 알려졌지만, 마치 마리 앙투아네트가 왜 사람들이 굶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던 그 논조로 사람들이 왜 사업이 안된다는지 잘 모르던 분이었다. 세계가 좁아지며, 무한한 정보가 퍼질 무렵 다른 경쟁자에 회사가 밀려날 때도 다른 시장이 있다며 여유를 부렸다. 요즘 알려진 손정의 회장의 젊을 때를 연상케 할 정도로 호기의 사업을 벌였어도 망하는 건 한순간, 다시 인수한 한국의 중견 기업도 그의 손에서 끝이 났다. 당연히 어려웠고, 사람 만나는 걸 피했다. 오래전 노르딕후스의 작은 시작을 강조하며, 내 순수함을 말할 때 몇백억 목표를 그냥 남의 애 이름 부르듯이 말했던 그다. 나도 연락을 끊었다. 허황함이 싫었으니까.

몇 년이 다시지나 들은 그분의 소식은 아주 소박했다. 외진 지방의 작은 식당, 그러나 꽤 알려진 유명한 곳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그분의 안주인도 같이 주방 막일부터 시작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주방을 익혔고, 다시 홀로, 다시 매니저로 이젠 사장과 사업 조언을 나누는 대표 직원으로 성장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진주는 진흙 속에서도 진주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이 그만한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빛난다는 믿음이 다시 확인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통을 겪었을까 이해가 된다. 그가 평소에 자랑하던 그 미식 취미로 요리에 관심이 있었고, 그 일을 마지막으로 해 보려고 했나 보다. 이쯤이면 다시 내가 보고 싶다고 연락해도 될 것 같다.

지난주 동창회 모임에는 한 친구가 주제였다. 명퇴를 한 친구가 사는 게 주제였는데, 그 친구는 다른 작은 직장으로 옮기는 걸 택했다. 병든 노모를 모시고 아내와 자식도 데리고 말이다. 먼 타지로 다시 이사를 해야 하는 처지였다. 나는 그를 위해 작은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같이 투자하고 일할걸 제안했다. 그리고 또 작은 아르바이트도 주말을 위해 구했다. 친구의 사업체라 수월하게 구해졌다. 물론 폼은 안 나는 일이다. 무슨 무슨 대기업 출신의 누구가 이걸 한다고 수군거릴 수도 있다. 그런데 어쩌랴 난 그게 내 능력이었는데.

나는 진주인가 생각해야 한다. 내 집이 진주조개 속이기 때문에 난 당연히 진주라는 이론은 어리석다. 내 부모나 자신이 평생 살 돈이나 능력이 있기에 난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도 난 웃음이 난다. 사람들이 하루만 살아보고 싶은 그 부러운 사람들이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쓰러지는지 난 운 좋게도 여러 번 봤다. 환상을 현실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남을 상상하는 건 자유지만 나 자신을 착각하면 큰 오류가 난다. 나는 원래 그걸 가질 수도, 할 수도, 해서도 안될 정도의 사람일수도 있었다. 내 주제는 무얼 할 수 있고, 없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그냥 밝기만 한 앞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살기에는 도박으로 느끼지 않는가. 시험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도 자신만만했던 친구와 공부에 열심이었음에도 뭔가 부족하다던 친구 둘을 동시에 만났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냥 그 순간을 계속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는 건 내 지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날 놀래키며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분들은 자신을 바꾼 분들이다. 희망은 여기에 있다. 그것도 또한 자유다. 희망을 가질 자유. 내 주제는 앞으로의 희망을 가질 자유가 있는지, 스스로 그걸 상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지 그것도 자유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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