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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명의 전설, 북유럽 디자이너 Poul Henningsen

Poul Henningsen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매우 다양하고 각각의 맡은 중요한 역할이 있다. 구조를 이루는 바닥, 천정, 벽 등의 요소와 그 안을 구성하는 가구, 패브릭, 마감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으며, 각각의 요소들은 개별적인 완성도와 함께 각 역할의 효율성, 상호 간의 조화, 더 큰 테두리를 이루는 전체적인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유지하며 콘셉트를 지켜가는 결과가 항상 중요하다. 긴밀하고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나가는 인테리어의 치밀한 구성에서 ‘조명’은 마치 용 그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눈빛 한점을 찍어내듯, 인테리어의 마지막 마무리이며, 모든 구성을 화합하여, 더욱 주어진 공간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으로 엮어내는 요소라고 나는 믿고 있다. 아침 9시쯤 되야 겨우 환해지고 점심 먹고 나면 기우는 해를 보게 되는 북유럽의 긴 겨울 안에 있으니, 나의 이 믿음은 더욱 확고해진다. 북유럽인들에게 조명은 또 하나의 간절한 Daylight 이다. 분위기 조명, 연출 조명등의 제한적인 기능이 아니라, 내 하루 생활을 밝혀주고 편안히 해주어야 하는 절대 필요 요소이다. 북유럽에서 아름답고 편안하고 기능적인 조명이 왜 많이 나왔는지 그 이유가, 직접적으로 그들 환경을 경험함으로써 이해가 되고 있다. 

현대 인테리어에 있어서 북유럽의 가구 디자인과 함께 조명 디자인의 역사도 깊다. 특히 20세기 초에 세계 모던디자인을 이끌며 시대를 풍미했던 북유럽의 디자인 역사에는 꼭 기억해야 할 조명의 선구자가 있다. 내가 감명받았고 존경하는 Poul Henningsen (폴 헤닝센, 1894-1967)이다. 이름이 낯설게 들릴지 몰라도 그의 작품 PH Lamp 시리즈는 누구나 한눈에 친근감을 느낄 정도의 세계적 작품이다. 특히,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PH Artichoke 와 PH5는 지금까지도 모두에게 사랑받는 현대 조명 디자인이다. 1920년대에 제작된 조명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기능적인 면이나 미학적인 면에서 그 작품의 완성도를 쉽게 뛰어넘는 오늘날의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그는 19세기 끝 무렵, 덴마크에서 태어나 세계대전을 모두 겪는 격동의 세계사를 겪으면서도 오히려 자신의 탐구와 창작을 열정적으로 이어가며 살았던 디자이너이다. 그를 미학적인 디자이너로만 말할 수는 없다. 청년기에 건축가로 활동했으며, 자신의 공간 디자인을 위해 효과적인 조명 개발에 몰두했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지켜나가는 시인, 작가, 극작가, 편집인으로도 활동한 정열의 예술가이다. 아름다운 디자인 작품 하나를 쏟아내기에도 일생이 부족하다고 여기는데 그는 다방면에서 20세기 문화역사의 많은 영향을 남긴 인물이다. 그의 노력이 묻어있는 조명들을 보면, 오히려 의도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그의 탐구정신이 있었기에, 불멸의 작품이 나왔다고 믿어진다. 왜냐면 그는 미적인 요소를 고민하기에 앞서, 전기 발명으로 등장한 전구의 강렬한 광선과 눈부심, 반사 등의 영향을 고민하고, 예전의 석유 조명처럼 은은하고 편안하게 오랫동안 켜 둘 수 있는 효과적인 조명을 개발하기에 몰두하였기 때문이다. 여러 Layer로 덮어진 조명의 갓은 어느 곳에서도 전구가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으며, 효과적으로 전등 갓의 재질을 통하여 반사되어 고르게 퍼지는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또한 전구 제조사의 다양한 개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어떠한 전구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능적인 설계의 조명을 만들어 내어, 오늘날까지 그의 조명은 다양한 칼라, 사이즈, 전력에 대응하여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될 수 있었다.
02-1 02-2   PH5 & PH Spiral Lamp

그를 대표하는 PH 5는 1925년 Louise Poulsen 사에 의해 제작되어, 빛의 구조적 파괴를 실현하여, 직접적으로 조명의 빛을 편안히 볼 수 있는 조명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Glare-Free”가 가능한 조명을 개발한 것이다. 파리 박람회에서 수상함으로써 일명 Paris Lamp로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그의 다양한 Layer를 통한 빛의 연구는 마침내 1958년에 PH Artichoke를 탄생시킨다. 72개 갓이 줄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이 조명은 식물의 모습과 이름을 그대로 따온 디자인이다. 코펜하겐의 Langelinie Pavilion 레스토랑을 위해 디자인되었던 작품으로, 아직까지 기능적, 미학적인 모든 면에서 최고의 조명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끝으로 조명 작품은 아니지만, 내가 감동했던 그의 작품으로는 Piano가 있다. 아직도 그의 PH Grand Piano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면 ‘위대한 20세기 디자인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그의 피아노 또한 기능적으로 충실하며, 최고의 소리를 만들어 내면서도 가장 편안하고 미학적이고 심플한 현대 모더니즘을 나타내는 놀라운 작품이다. 여전히 그의 디자인대로 독일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유럽 지역과 미국 서부에서 Grand와 Up-right 스타일로 판매되고 있다.

03-1 03-2    PH Artichoke 와 식물 모습

 

03-3PH Grand Piano

건축가이신 나의 아버지가 어릴 적 하얀색 PH5를 식탁 위에 달아 놓으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주 어릴 적 내 마음에도 그 램프는 참 독특하면서도 친근감이 들어 맘에 들었고, 편안히 온 가족이 그 아래 모여앉아 지냈던 모습이 떠오른다. 북유럽 디자인은 언제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시대감각을 뛰어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시대, 지역,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을 열게 하는 매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결국, Poul Henningsen처럼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기능적인 완성을 위해 열정을 쏟은 작품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항상 가장 기본적인 삶의 모습과 가치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북유럽인들의 마음이 디자인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동기가 되는 것 같다. 길고 캄캄한 북유럽의 겨울에 편안히 하루 종일 켜 놓을 수 있는 조명의 간절함이 Poul Henningsen을 영원히 기억될 조명의 선구자로 탄생시켰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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