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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아름다운 불을 밝히는 조명 회사, 스웨덴의 Örsjö 외르훼

Photo of Örsjö Belysnig’s Skyline / orsjo.com

북유럽에 살아보면 그곳 사람들이 왜 그리 아름다운 빛과 조명을 사랑하는지 느끼게 된다.  특히 밤이 길어지는 추운 날씨의 북유럽은 항상 아름다운 조명의 향연이 작은 집 한구석에서부터 강가 옆을 거니는 산책로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 나는 더욱 북유럽의 정취가 생각나는데, 아마도 어둠 속에서도 빛과 눈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북유럽의 겨울 풍경이 내 마음에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그런듯하다.

한국에서는 유독 환하고 강하게 실내 등을 커두고 생활하는 분위기인데, 사실 우리 가족에게는 그런 강하고 차가운 불빛이 익숙치 않아서 간접 조명 여러 개를 가지고 연출하기를 여전히 즐긴다.  하늘에서 비춰주는 별빛 달빛 같은 Pendant Lamp부터 골목길 가로등처럼 나를 내려다보며 감싸주고 있는 듯한 Stand형, 책상과 침대 옆에서 나와 함께 같은 곳을 응시해주는 Desk Lamp 등등… 조명은 그 모습과 빛깔, 밝기 등에 따라서, 주어진 나의 상황에 따라서 공간을 더욱 멋지게 연출해 주는 인테리어의 마법 같은 존재이다.

예전 스웨덴에 살면서 수없이 아름다운 조명들 중에서도 내 시선을 유독 끌어당겼던 몇몇 조명이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스웨덴에서 줄곧 조명만을 만들고 있는 한 회사를 알게 되었다.  Örsjö 외르훼라는 회사인데, 현재 정식 이름은 Örsjö Belysnig 외르훼 벨뤼스닉이다.  덴마크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폴 헤닝센에게만 빠져 열광하고 있던 나에게 북유럽 사람들의 조명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역사를 더 확고히 느끼게 해준 회사이다.  아주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보며 북유럽 디자인 열풍과 함께 최근에 생긴 제품 디자인 회사가 아닐까 하는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1950년대부터 오로지 조명만을 생각하며 외길을 걷고 있는 회사이다.  특히 스웨덴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한결같은 솜씨와 공정으로 계속 품질과 디자인을 스스로 자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고 있다.

Örsjö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이며 맨 처음 내가 Örsjö를 알게 해준 Skyline은 북유럽의 여러 호텔과 식당의 인테리어에 자주 쓰이며 사랑받고 있다. 여러 겹의 네모 박스 형태 사이로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빛은 신비한 도시 속의 불빛처럼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보인다. Örsjö의 SKyline을 디자인한 스웨덴 디자인 회사 Folkform의 Anna Holmquist는 어릴적 살던 스웨덴 한도시의 나즈막한 콘크리트 건물들의 기억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Örsjö의 시리즈들은 북유럽 조명의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 매우 단순하게 보이지만 여러 각도와 둘러싸고 있는 조명 갓의 겹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의 아름다운 파장과 깊이, 그리고 바라보는 내 눈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서 다양하게 감싸주는 안락함, 주어진 공간 안에서 홀로 튀지 않는 세련됨을 갖고 있다.

1952 IKEA 1952년 IKEA를 통해 판매한 Örsjö의 벽걸이 램프

Örsjö는 여러 북유럽 디자인 회사, 디자이너들과 늘 함께 해오고 있다.  Örsjö의 시작에는 IKEA와의 Collaboration 협업이 중요한 발판이었다.  벽걸이 램프를 별도로 개발하고 생산하기보다, 조명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Örsjö의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IKEA의 창업자, Kamprad에게는 가장 북유럽 다운 현명한 사업 계획이었다. 처음에는 집의 전반적인 시공 등을 함께 하던 회사로 시작했던 Örsjö는 IKEA의 Lamp 제작 의뢰를 계기로 조명 전문 회사로 새로 시작하게 되었다.  덩치와 자본으로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흡수하거나, 하청업체로 입맛에 맞게 부리는 것이 아니라, IKEA의 매장에서 Örsjö의 램프를 판매하는 것은 두 회사의 발전을 위해 동등한 북유럽식 협업이었다.

IKEA의 값싼 대량생산의 길로 나아가는 방향에서 Örsjö는 전환을 맞이한다. 1960년대 북유럽 스웨덴의 유리를 응용하여 전통적인 Kerosene Lamp (옛날 서양식 등유 램프)의 고전적인 스타일에 전구를 이용한 편리함이 접목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기대 이상의 큰 인기를 끌며 Örsjö는 급성장하게 되고, 드디어 1970년대 스웨덴 유리 공예의 아이콘과 같은 회사 Orrefors와 협업하게 된다.  디테일한 Orrefors의 유리공예와  Örsjö의 수공에 의한 가공은 대량생산의 저렴한 가격대를 추구하는 IKEA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길로 가게 되었다.  회사의 30% 넘는 부분을 차지하던 IKEA와의 상생을 포기하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Örsjö는 자신들만의 방식과 조명의 완성도를 위한 노력에 더욱 전념하기로 한 것이었다.

1955 Electrial Kerosene Lamps_new 1979 ORREFORS & ÖRSJÖ_new

1960년대 선보인 Örsjö의 유리 램프 / 1970년대 Orrefors의 유리공예와 협업하여 만든 Örsjö의 램프

 

그 후로도 Örsjö는 북유럽의 많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면서 매번 시리즈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기능, 철저한 생산관리와 품질에 대한 신뢰를 지켜오고 있다. 1948년 Småland라는 스웨덴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하여 2014년부터 현재까지는 또 다른 작은 도시 Nybro에서 꾸준히 조명을 만들고 있다.  Småland와 Nybro 모두 스웨덴의 유리 공예의 고장이며 다양한 수공예의 역사와 북유럽만의 신뢰가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고장들이다. 세계적인 조명회사로 성장하여 수많은 나라에 제품이 팔리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북유럽 스웨덴의 한 도시, 한 공장에서 조명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있다.

 

orsjolamp

Örsjö의 제품들 / 좌로부터 Pebble Lamp, Vinge lamp, Kvist Lamp, Pin Wall Lamp / orsjo.com

 

2014 Nyrbro Nybro에 위치한 Örsjö의 생산라인

 

Örsjö는 너무나 조용하고 차분한 회사의 겉모습과 생산라인 속에서 오로지 한 제품 한 제품 신뢰할 수 있는 품질과 디자인을 더욱 견고히 지켜가고 있는 내실 있는 북유럽 회사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곁눈질하고 몸짓을 키우는 수많은 세계적 회사들 속에서도 오로지 조명만을 만들고 지켜오고 있는 모습이 Örsjö도 역시 북유럽 회사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북유럽의 조명은 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인간의 삶 속에서 어떻게 함께 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며, 북유럽 사람들의 마음에 담겨있는 빛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함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항상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북유럽의 조명들을 보면서 화려하지 않은 모습에 언뜻 보면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하는  첫 만남에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언제 어느 순간 밝혀도 아름답고 편안하고 기능적이다.  혼자 요란하게 주목을 끌지 않고 다른 인테리어 요소들과 늘 적절한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오랜 시간을 변함없는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을 만큼 북유럽의 조명은 세상에서 가장 길고 어두운 북유럽 겨울을 가장 따스하게 감싸준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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