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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이민을 간다. 그것도 북유럽으로

Photo by Nicals Jessen / VisitDenmark.dk

뉴스에 실렸던 이민 관련 기사 중에 깜짝 놀랄만한 내용이 있었다.  독자들은 이해를 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인의 88%는 단지 한국이 싫다는 이유로 이민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자.  이민을 생각하는 100명 중 88명은 그저 한국이 싫어서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들이 싫어하는 한국은 그저 이름만 있는 곳이 아니라 “국가”라는 집단이고, 사회와 문화, 언어, 역사를 가진 곳인데 그곳이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떠난다.  해외로.  한국 꼴이 보기 싫어서…

난 무척 답답해했다.  이 사실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한국”이라는 조직에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큰 선택의 기반을 두었다는 생각에서이다.  국가와 사회가 마음에 안 들고, 그것들의 가치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을 바꿀 계기는 자신의 선택으로 긍정적인 길이 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주 “화정”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죽어가는 인조가 정명공주를 보며 한 대사가 있다.  “난 공주를 미워했던 것이 아니오.  단지 나 자신이 싫어 공주를 원망했던 것이오.”  혹시 한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변명을 할 상대로 “한국”을 고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개인은 그 삶의 목적이 개인의 행복이다.  개인이 열심히 일하는 건 개인과 가족, 나아가 경제 활동을 통해 이웃과 같이 살기 위함이지 한국이 OECD 국가 내에서 높은 순위로 올라가는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 아닌 것이다.  너무 완벽한 사회나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두 한국에 몰려 있거나, 너무 순진한 마음인 듯하다.  국가, 사회, 조직, 이웃, 친구, 모임 등이 자신과 일치해야 하는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지들이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맘에 안 들고 다른 생각으로 자신의 가치가 다름을 느끼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바뀌는 것인가?  또는 그 변명의 대상들인가?

나는 여러 번 이야기한 대로 해외의 진출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자신의 꿈을 이룰 지역을 단지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넓은 곳에서 찾아보려는 희망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꿈을 따르는 사람들은 무엇이 좋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적인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무언가 피하고 싶고 싫어서 떠나는 도피자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북유럽에서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애국심이나 사회참여의식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것도 자세히 보면 없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의식에 이미 포함되어 있기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웃 도로나 호숫가에서 자연보호나 쓰레기를 걱정하는 일들은 한국의 눈으로 사회운동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그들에겐 개인적인 일이다.  매일 지나고 운동하는 곳을 깨끗이 해야 본인이 제일 좋다는 생각에서이다.  줄을 서고, 양보를 하고… 하는 선진국형 행동들이 사실은 나중의 나를 위해서 제일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들이 왜 사회적으로 보일까에 대한 대답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주의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난 개인 주의자라고 말할 정도로 내 가치에 비중을 둔다.  그러나 이런 북유럽식 개인주의는 포함하는 개인의 범위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내가 있는 지역도, 내가 움직이는 범위의 환경도 모두 나로 포함시켜 생각하는 개인주의이다.  이런 개인 주의자들은 모이면 모일수록 좋은 이웃과 사회가 된다.  난 너를 방해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니 너도 똑같이 행동해라.  다만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한국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개인 주의자가 되길 바란다.  사회와 국가의 큰 범위 이전에 개인과 그 가정으로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  사회의 모순과 국가의 비판을 하기 이전 개인의 반성과 가정의 화합이 먼저 이루어지면 좋겠다.  왜냐하면 결국 그런 개인들이 사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비판하는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은 이처럼 쉽다.  사회를 또 국가를 싫어했던 건 어찌 보면 나 자신을 원망한 것이 아니었나, 드라마의 대사를 보며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망명이나 도피가 아니다.  단지 내가 바라는 무언가를 이루는데 꼭 그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착 날부터 또 다른 “한국”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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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1. 한국인들은 특정 사안을 쉽게쉽게 일반화해서 표현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들어 인구 5천만의 좁디좁은 남한땅의 특정 사안을 ‘세상살이가 그렇다’ 이런 식으로 환원해서 표현하는 식이죠. 그런 표현방식으로 인해 사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나의 일이 나라의 일이 되고 그게 또 쉽게 세상일이 되는 사고방식을 갖고있는 것이 아닐까요… ‘한국이 싫다’는 표현도 총체로서의 개념인 ‘한국’ 을 싫어한다기보다 한국이란 나라가 가진 특정한 생활패턴과 특정한 소통방식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을 ‘한국이 싫다’라는 표현으로 일반화하고 간소화하는 것이죠. 그런 문화적 습성으로 인한 오해가 생길만도 합니다.

    1. 그렇습니다. 저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싫어한다고 이해하지는 않았습니다. 국가가 되기위한 여러 조건들, 그리고 국가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 예를들어 문화, 언어, 사람, 역사 같은 사실들을 싫어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중 어떤 사람은 한국 사람의 특정 문화가 싫은 사람도있고 현재 상황이 싫을수도 있겠죠. 그것을 fsol74회원님께서는 일반화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동감합니다.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문화의 단면이 보입니다.

      좋은 아량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우리보다 한수 더 뜨는 중국이나 북한의 문화를 보면 알수 있습니다. 무언가 정확히 하지 않아도 상대가 알아주거나 다들 알고 있을것이라 미리 짐작하는, 그래서 더 물어보면 “어허, 그정도면 알아들어야지..”라는 말들이 좋은 예고, 처음 대할때는 그저 그렇게 넘어가는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문제는 두 사람 모두 모른채 그냥그렇게 넘어가는 일들이 많습니다. 이것도 일반화라고 할수 있을까요?

      신문의 질문은 왜 한국을 떠나려 하나에 대한 대답이니, 한국의 어떤것이 싫은가같이 더 자세한것은 묻지 않은것으로 보입니다. 좀더 자세한 답이 궁금해지는군요. 핵심은 이것이 싫어서 딴걸 한다란 생각과 딴게 좋아서 한다의 차이입니다. 전 당연히 후자를 지지하지만 말입니다.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2. 안녕하세요. 북유럽 이민 관련 기사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이 곳에 들리고 좋은 글 보고 인사드리고 갑니다. 저는 덴마크에서 호떡을 판매하며 한국으로 행복을 배달을 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김희욱이라고 합니다. 노르딕후스를 통해서 올려주신 다양한 정보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을 보고 공감하고 앞으로 제가 하는 활동들에 있어서 Luke 님에게 조언을 받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인사드리고 갑니다. 저는 덴마크에 5년전에 교환학생으로 온 이후에 공부를 다 마치고 덴마크에 한국음식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그렇게 알게된 덴마크사람들과 교류하며 만들어진 소식을 한국에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

    1. 네 반갑습니다. 제가 드릴 조언이라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저조차도 계속 느끼고 배우는 중입니다. 지지난주 덴마크 대사관에서 주최한 모임에서 주한 덴마크 대사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유럽 사람들이 그렇듯 친구같이 한국과 덴마크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제가 스웨덴에서 살았었지만 덴마크를 친근하게 생각하는것은 가장 북유럽답고, 또 그렇기에 널리알려진 샘플과 같은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많지않은 한인으로 인해 한국 생각도 나시고 음식도 그리우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암스텔담에서, 프랑크프루트에서 한국식품들을 배달해 먹었던 생각도 나고, 지금쯤 어두운 낮이 그립기도 합니다. 프로젝트의 이유로 한국에 1년전에 온 이후 많이 돌아 다니는 편인데 북유럽에 다시 방문은 못했습니다. 이메일로 선생님의 소식을 접할 링크나 연락처를 알려주십시오. 좋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으면 더 행복하겠습니다.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 kang2105

    현재 이민을 생각중인 청년입니다.
    이민을 생각하기전 주변에 있는 친구,선배,후배 마지막으로 우리 집의 생활 패턴을 보고 느끼고 생각해봤습니다.
    다들 그저 바쁘더군요.
    새벽 같이 일어나서 밤 늦게 퇴근하고 술 마시고 또 자고 주말 되면 늦잠 자고 일어나서 티비 시청하고 밤이 되면 술 마시러 나가고.
    이렇게 반복 되는 생활 속에 어떤 성취감이나 미래에 대한 확신 없이 그저 먹고 살기 바쁨의 연속 이었습니다.
    저도 물론 그랬구요.
    이런 생활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건지 돈의 노예로 사는건지 구분이 안갈정도라고 느껴질 정도로 퍽퍽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민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드는 생각은 이렇게 한국에서 살다가는 억울해서 제 명에 못 죽겠다는 생각이 훨씬 더 강하게 듭니다.

    1. 이글을 포함한 다른 글들에서 저는 이민이 좋다 나쁘다라는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닙니다. 이민으로 다른 삶을 원한다면 가야지요. 그러나 한국이 싫어서, 단지 자신을 둘러쌓고 있는 현실이 싫어서 이민을 간다라는것을 좀더 폭넓게 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일생동안 해오던, 그러니까 아주 익숙한 일들이 과연 필요했는가에 대한 대답과 자신의 삶이 진정으로 잠시의 여유도 없을만큼 24시간이 바쁠까에 대한 답을 미리 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민가서 시간이 남아도 할일이 없다고 투정하며, 그래도 한국이 재미있었는데 하는걸 많이 보았습니다. 두 경우다 왜 이민을 오고 갔는가에 대한 목적이 불분명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습관이 해외에 나간다고 바뀌기 힘들듯이 아무리 시간이 남아도, 자신이 안 만들면 여유는 없습니다.

      이민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민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줄거라는 기대가 크면 클수록 그 이민 생활은 힘들것입니다.

  4. LJ

    안녕하세요.
    좋은 글을 잘 보았습니다. 요즘 제가 하는 고민들에 대한 따끔한 조언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무작정 한국이 싫다기 보다는… 이 곳에 넘어설 수 없는… 벽에 부딪힌 느낌입니다. 특히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지면서, 마음껏 창문을 열어놓고 숨을 쉴 수 있는 환경이 절실 한 상황입니다. 전 고등학교와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한국에서 이곳의 편의성이나 고국이 주는 안정감에 익숙해져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환경의 문제는 절 떠나고 싶게하고, 현재는 떠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나의 진로…가 아닌, 떠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나의 인생의 방향을 재설정한다는게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 것 숨쉬는 것…과 고국이 주는 편안함… 사이. 참 어렵습니다…

    1.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삶이 바뀔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는 한국이 많은걸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바뀔수 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10여년의 시간이 걸릴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자연은 그동안 투자라는 이름하에 들였던 자본의 수십배를 더 들여서라도 바뀔것 입니다.

      오랜 해외 생활에, 제 고국은 없습니다. 북유럽 어딘가 빵굽는 냄새가 나는곳, 외진 미국 시골 길가의 자동차 수리 소리,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의 정적 같이 제가 느끼는 그 순간이 제 고향이란 생각을 합니다. 이미 제가 살던, 그 모습의 한국과 사람은 없습니다. 찾을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연과 같이 흘러가는 것이고, 제 기억은 그 속에 있기 때문에 시간과 같이 이미 지나간 시간입니다. 제가 행복하고, 제 가족이 행복하면 그곳이 제 고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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