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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하는 스웨덴의 운명은 신의 손에 달렸다

Photo by Henrik Montgomery / TT / 텅 빈 스톡홀름 지하철

내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의 오래된 에피소드다.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권하던 시절, 도착한지 얼마 안 된 미국에서도 그런 줄 알았다.  약국에 가서 구충제를 사려고 한영사전을 검색했다. (쓰다 보니 너무 오래된 얘기 같다.  인터넷도 초기, 스마트폰도 없던 시기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머리로 계속 기억하며 약사에게 갔다.  “구충제”란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들은 단어가 맞는지 잠시 생각하는 침묵이 흘렀다.  다시 확인하려는 생각이었는지 그게 무슨 약인 줄 아냐고 다시 물었다.  내 영어가 쥐꼬리만한 시기라 있는 단어 없는 단어 막 만들어가면서 “배가 있고, 그 안에 위와 장 같은 게 있다.  그 안에 벌레 같은걸 죽이는 약이다.”  약사는 눈이 동그래지면서 “그 약을 찾을게 아니라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라.”  뒤돌아 나오면서도 난 내가 뭐가 이상한지 몰랐다.

마스크를 언제부터 썼는가?  내 기억엔 어릴 적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동네 어른들이 “너 어디 아프니?”라고 물었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마스크가 별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 것은 중국의 선물이다.  나는 한국에 온 지 한참 됐지만, 처음에는 한국에 환자가 왜 이렇게 많은가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쓴다는 게 익숙지 않다.

생물학적 비료를 많이 쓰던 시절, 채소로부터 유입된 몸속의 유충들을 없애기 위해 전 국민이 일 년에 두 번 구충제를 먹었고, 학교에서는 채변검사도 했었다.  미국에서는 농사에 쓰이는 비료가 화학비료라서 구충제가 필요 없었다.  지금 보면 한국이 더 올가닉(?)으로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미국에서 구충제는 원시적인 생활문화의 결과로 생각했다.  얼마 전 북에서 귀순한 병사의 뱃속에 얼마나 많은 회충이 있었는지를 보면 북한은 아직도 올가닉(?) 농사를 한다.  서구에서 마스크를 달라고 하면 아마 “길 건너 파티 용품 파는데 가세요” 할 것 같다.  마스크는 파티 때 얼굴에 쓰는 것, 더 고급화하면 비밀 댄스파티의 모습이 떠오른다.  “의료용”이라는 단어를 마스크 앞에 먼저 써야 하고 그렇다고 해도, 아프던지 또는 의료인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의료용품은 병원에서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얼마 전의 대한민국과 똑같다.  왜 마스크를 안 쓰는지에 대한 답이다.

사람들은 “세상은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지나면 나와 다른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이 사고가 그냥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지면 인종차별, 극단주의, 이기주의 등으로 바뀐다.  그런 면에서 북유럽 스웨덴은 참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  내 제2의 고향 같은 스웨덴의 운명은 과연 신의 손으로 넘어갔는지, 또는 넘치는 지능과 분석을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응으로 기억될지 전 세계가 시끄럽다.  각국의 뉴스들이 거의 헤드라인으로 스웨덴을 언급하는 가운데, 스웨덴 친구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스웨덴의 라디오 스웨덴을 비롯해 국영 방송 SVT에서 총리의 연설이 지난 주말 나왔다.  다른 나라의 반응은 “오 마이 갓” 이었다.  표현적인 “갓”이 아니라 정말 “신”을 부르는 것 같이 들렸다.  영국의 포브스에서 우려 섞인 기사가 쏟아졌다.  소개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하는 나라들로 알려져 있다.  북유럽 전 지역은 행복에 넘치는 사람들과 사회에 넓게 퍼져있는 사회복지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인식되왔다.  단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대응이다.  의사들 가운데에서도 “조금 기다리고 지켜보자” 라는 대처가 과연 이번 코로나 사태에 올바른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오가는 가운데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일찍이 국경을 막고 거주자에 대해 이동 제한을 실시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스웨덴은 스웨덴 축구 시즌 같은 아주 극단적인 개방을 제외하곤 평시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  스웨덴 내 언론도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꽉 막혀 모든 것이 스트레스를 받는 다른 곳과 다르게 좀 풀어진 모습이다.  학교, 국경, 그리고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들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Stefan Löfven 스웨덴 총리는 전 국민에게 꼭 필요한 여행이 아니면 자제하고, 70세 이상의 시민은 집에 머물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일반인들이 바이러스 관련 루머를 퍼트리지 말 것을 경고했고, 지금의 시기는 개인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각 지역에서는 바이러스 사태의 책임이 이제 자치구의 몫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했으며, 스톡홀름 시내 대중교통의 이용률이 지난주 50% 이하로 떨어졌다.  작가이자 사진가인 Lola Akinmade Åkerström은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스톡홀름의 회사들은 문을 닫을 것인지 아니면 재택근무로 전환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리의 발표는 사실 보건을 담당한 기관에서 나왔다.  룬드 대학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 중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극히 적다.  그러나 영국 모델에 비해 스웨덴 내 사망자 수는 훨씬 높다.  이유에 대해 무증상자의 수가 많고 이는 약 1/5 정도의 확진자만 입원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스웨덴 보건 당국은 판단했다.  그리고 현 사회민주당의 정권은 국민들과 공공 의료 시스템을 믿는 쪽으로 돌아섰다.

3월 30일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웨덴 내 확진자는 4천 명을 넘었다.  이 같은 증가세에도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재 진단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감염에 대한 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Akinmade Åkerström 룬드 대학 연구교수가 말했다.  같은 시기 노르웨이가 32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가운데 스웨덴은 146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핀란드 같은 다른 북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무척 높은 수치다.  비판과 지지가 엇갈리는 가운데 라디오 스웨덴에서 인터뷰한 Karin Tegmark Wisell 보건 담당자는 지금 스웨덴의 결과를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며, 다른 북유럽 나라들에 비해 바이러스 사태가 스웨덴에서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50명 이상이 참가하는 집회는 금지되고 있으나 사람들은 무척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스웨덴의 선택은 집단 면역으로 사태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것은 바이러스가 염려할만한 위협이 아니라는 믿음과 또 전 국민을 상대로 검사와 감염 추적을 실시하고, 입원치료를 제공할 자원이 없다는 조건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  의료 서비스가 공공재로 운영되는 스웨덴은 투명한 정책 시행만큼이나 효율성을 중시한다.  돈을 더 벌 필요가 없다는 상황은, “잉여”가 낭비로 인식되곤 한다.  좀 더 여유 있게 가지고, 남으면 버리고 하는 생활 습관이 스웨덴에선 전혀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다.  “필요한 것만 갖고, 즐기면서 잘 쓰고, 필요하면 그때 또 산다”라는 습관이 스웨덴 사람들의 마음이다.  혹자는 얀테의 법칙을 들어 남보다 더 특별하게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칭찬한다곤 하지만 “잉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고 효율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자국민에 대한 믿음과 의료 서비스의 부족으로 벌어진 스웨덴의 운명은 정말 신의 손에 달린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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