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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잃은 내 장갑을 나뭇가지에 걸어준 북유럽의 배려심

최근 내가 경험한 작은 해프닝이었지만, 즐거웠던 북유럽 생활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이기에 글로 적어 놓으려 한다.

큰아이 하굣길에는 항상 마중 나가 함께 버스를 타고 귀가한다. 며칠 전 귀갓길에 집에 거의 도착해서 보니 주머니 안에 내 털 장갑이 달랑 한 짝… 아이에게 잃어버리지 말라고 잔소리하면서 제일 덜렁대는 나다. 눈 쌓인 길을 조금 되돌아 가봤지만 보이지 않았고, 만원 버스를 탔던 기억에 버스 안에서 내리다 떨어뜨렸구나 생각하며 그냥 포기… 외롭게 남은 한 짝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서 이틀이 지났다. 그날은 아빠와 함께 큰아이가 하교를 하게 되었는데, 집에 들어서면서, “엄마! 장갑 찾았어요!”하는 것이다. 도대체 영문을 모르는 내게, 버스에서 내리면서 아빠가 정류소 앞 나뭇가지 위에 정성스레 매달려 있는 장갑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요즘 눈도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 그냥 벤치나 바닥에 두었으면 눈에 묻히거나 날아갈까 누군가 걱정되었는지, 가지만 남은 나무에 잘 걸쳐 두었다고 한다. 벌써 아래 쓰레기장에 내다 버린 예전 한 짝마저 남편이 포기하지 않고 뛰어 내려가 어렵사리 찾아 주었다. 서로 짝 잃고 버려졌던 장갑 두짝이 모두 내 품에 돌아왔다. 감동이었다!

어찌 보면 너무 별거 아닌 소소한 일에 대한 감동일 수도 있겠지만, 길바닥,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타고 내리는 그곳에 떨어진 털장갑 한 짝을 찾아갈 수 있도록 나무에 걸어준 누군가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장난이라도 그것을 건드리거나 가져가지도 않았던, 그 앞을 지나간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이곳 지인들에게 말하니 당연한 일이고,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고, 학교나 회사에서 잃어버린 물건도 절대 건드리지 않고 모두 찾아가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떨어진 아기 양말을 주어서 아파트 현관 스팀 위에 올려놓던 이웃 아저씨의 모습도 떠오르고, 회사 식당에 최신 아이폰을 두고 와서 걱정하더니 다음날 바로 고스란히 그 자리에서 찾았다는 지인의 이야기, 예전 아래층의 빨래방에 열쇠를 두고 문을 닫아버려 고생하는 내게 선뜻 열쇠꾸러미를 빌려주며 필요한 시간동안 쓰고 자기의 우체통 안에 넣어달라던 아랫집 할머니까지 갑자기 마음 따뜻했던 경험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처음 왔을 때는 미국의 유쾌하고 잘 웃는 분위기에 비해 북유럽 이웃들의 모습은 너무 수줍다 못해 좀 차가운 듯 표정이 느껴졌었다. 그런데 기대치 못한 일에서 이런 정직함과 배려심을 자주 느끼게 되니 또 다른 북유럽만의 친근함이 생긴다. 어릴 적 한국에서 느껴보았던, 아직도 기억나는 조용하고 착했던 이웃들… 바로 그런 느낌이다. 내 고향 한국에도 여전히 모두들 그러겠지 희망해 본다. 그동안 메말랐던 나의 마음에 감동이 되어 쓰는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북유럽 이웃들처럼 “너무 흔한 이야기”로 한국인들에게도 느껴지길 바라면서…

“공익”을 위한 북유럽인들의 약속, 존중, 믿음, 실천https://www.nordikhus.com:47780/?p=5367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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