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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북유럽 음식

Photo by Luke, 출장 중 한 카페에서 찍은 사진

바로 어제가 설날 연휴였기 때문에 또 한번 새해를 맞은 느낌이 난다.  크리스마스를 지나 새해를 맞는 시기에는 북유럽에서 꼭 먹는 음식이 있다.  마치 추석의 송편이나 설날의 떡국 같은 음식이다.  그래서 이 음식들을 시장에서 볼 때는 “아, 또 연말이 다가오는구나”라고 느끼면서 살았다.  그리고 이 음식들을 정말 즐긴다면, 거의 북유럽 식의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 음식은 염화 암모늄과 감초가 들어간 역한 맛의 살미아키, 돼지 피가 재료인 블러드 푸딩, 그리고 계피 맛의 율무스트다.

살미아키나 블러드 푸딩에 관해선 이미 다른 글이 있다.  참조 바란다.  이 음료는 스웨덴과 인근 국가에서 연말에 마시는 음료다.  그래서 평시에는 찾기가 힘들다.  이름에서 이미 보이는 크리스마스의 율과, 주스를 뜻하는 무스트의 합성어로, 주 재료는 과일이나 베리 종류의 즙과 탄산수, 호프 즙, 설탕, 그리고 계피 같은 허브가 들어간다.  맛은 루트비어와 수정과를 섞은 듯한 맛이 난다.  나는 물론 콜라를 더 좋아해서 콜라를 마셨는데, 차차 지나면서 마치 이걸 마셔야 한 해를 마감한다는 문화적 압박을 받았다.  겨울에 출장을 간다면 꼭 공항에서부터 한병 마시고 시작하는 음료다.

살미아키나 블러드 푸딩은 삶의 음식이다.  몹시 건조한 공기와 추위 때문에 기관지 확장 효과가 좋은 살미아키를 사탕같이 애용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리코리스라고 부른다.  큰 회사나 미팅 등에 가면 입구에 이 살미아키를 한가득 담은 큰 접시를 볼 수 있다.  호기심에 한두 개도 아니고 몇 개를 왕창 입에 털어 넣은 북유럽 초행자가 얼굴이 구겨지면서도 뱉지 못하는 상황이 거의 항상 있다.  난 그럴 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고, 잠시 모든 걸 멈추고 이 상황을 웃음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기관지 확장 효과 때문에 말을 많이 할 경우에 무척 좋다.  블러드 푸딩은 한국의 선짓국을 연상하면 큰일 난다.  몹시 달고 계피 맛이 섞여서 난다.  주로 앏게 썰어서 빵에 얹어 먹는다.  치즈와 같이 잘라서 먹기도 한다.  이 음식은 긴 겨울철 비타민과 철분을 공급하려는 음식 문화에서 나왔다.  원래 서양에서는 내장과 피 같은 부산물은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구하기는 힘들지만, 값은 무척 싸다.  애완동물 먹인다고 하면 그냥 담아서 주는 집도 있을 정도다.  물론 난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좋아했다.

예전에는 이 블러드 푸딩을 집에서 만들었겠지만 만들기 귀찮은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요즘엔 대부분 대량으로 만든 제품을 구입한다.  그럼에도 안젤라는 꽤 먼 거리의 도축장에 직접 피를 구하러 다녔다.  작은 양동이 정도로 샀는데, 상인들은 그걸 왜 동양 사람이, 그것도 그렇게나 많이 사는지 의아해했었다.  우린 블러드 푸딩을 만든다고 했지만, 사실은 선짓국을 만들어 먹었다.  그만큼 푸딩을 만들면 동네에 다 돌리고도 남을 양이었다.  정말 신선하고, 질 좋고, 싼 재료였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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