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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이 없는 장례와 결혼 서약이 없는 결혼, 스웨덴에서 관습이 통째로 바뀌고 있다

Photo from Needpix.com (Creative Commons)

스웨덴의 트렌드 하나를 소개한다.  한국 문화에서 굉장히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는 생각이지만,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글의 기고는 스웨덴 룬드 대학의 종교 역사학과 교수인 Anne Christine Hornborg에게서 이루어졌다.  The Conversation에 실린 글이다.

지난 10년간 스웨덴에서는 장례식이 없는 장례가 약 2%에서 8%로 증가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열에 하나 정도의 시신은 병원에서 화장장으로 직접 운구되고, 지정된 공원묘지에 안장된다.  The Swedish Funeral Association에 의하면, 이 같은 장례식을 생략한 장례는 스웨덴을 제외한 다른 문화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영국에서 가장 큰 장례 서비스 대표이기도 한 스웨덴 장례 협회의 공동 운영자는 현재 영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25번의 장례식 중 하나 정도 있을까 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현상의 이유는 전통적인 종교 의식이 점차 감소하고 있거나 현 상태를 겨우 유지하는데 기인한다.  전통적 교회의 형식이나 문화가 현재 세포 가족이라고 불리는 사회상에 전혀 매력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 같은 결과는 결혼에서도 나타난다.  전통적인 종교관에 따르면, 둘이 같이 결혼에 관한 서약을 하고 그것에 관해 종교적 행사 주최자가 권위를 부여한다.  그러면 결혼이란 절차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의식이나 행사가 그 이전의 여러 경험들과 맞물려 전혀 권위나 두 사람 간의 관계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웨덴의 결혼식은 대부분 교회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이유는 종교나 그것에 관한 권위 때문이 아니라 뭔가 특별해 보이고 역사적일 것 같다는 취향에서 이루어진다.  실제로 이루어지는 결혼식은 종교 의식이 섞이지 않은 식 자체만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점점 자연을 택하거나 뛰어난 경관을 갖춘 장소로 바뀌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는 스웨덴이 어떻게 종교와 멀어지는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온다.  십자가로 표현된 종교적 상징으로 설명되던 영생과 축복 같은 단어들이 보다 실체화된 사물로 옮겨가고 있다.  일찍 삶을 마감한 어린이에게는 테디베어를, 선원의 죽음에는 장난감 보트를, 자연주의자에게는 꽃을 장례에 사용하고 있다.  또 식에 사용되는 음악도 종교적 색채가 없는, 또는 평소에 고인이 좋아하던 음악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종교 음악이 현대인들에게 사후 세계와 영생 같은 단어를 전혀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스웨덴의 현재를 중시하는 문화에도 있다.  이것은 내 의견의 첨삭이다.  스웨덴에서는 미래와 꿈을 사랑하지만 현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종교적으로 말하는 천국과 지옥도 모두 현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의견은 신 종교학의 한 가지이기도 하지만, 전통적 가치관에는 극히 위험하기도 하다.  그러나 세포 가족화되어있는 스웨덴의 사회 구조, 평소에 깊은 사고를 즐겨 하는 국민성,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에서 행복을 찾는 생활 양식 등을 생각해 보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내 현재의 생활보다 중요할 수는 없으며 그럴 이유도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녀는 또 이 같은 흐름을 개인주의에서도 찾는다.  나의 현재와 내 존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신과 사후 세계 같은 가치보다도 상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 내 집계된 종교인 수에 비교해도 그럴듯한 뒷받침을 할 수 있다.  2000년, 약 20년 전 72%였던 기독교인은 2010년 집계로는 42%를 기록했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 원리에 의해서도 거론된다.  단순히 예식 자체를 위해서 지출되는 돈이나 자신의 시간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  더하여 스웨덴은 세계에서 홀로 사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실제로 스웨덴의 노인들은 자신의 의식에 관심을 가져줄 사람들이 적으며 필요 없는 일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의 육체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신의 재가 어느 장소에 뿌려지는 것 자체도, 마치 바다같이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흐름은 갑자기 우리를 바꾸지는 못하리라 본다.  그러나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공공성보다 사생활에 대한 가치가 높은 사회로 바뀔수록 장례식과 결혼식에 대한 전통적 관념은 사라지리라 생각한다.

위와 같은 Hornborg 교수의 글은 요즘 나타나는 스웨덴 전통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  단순히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유행이나 흐름에 관한 조사는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요소는 그것에 대한 이유를 알고, 단순한 이해뿐 아니라 깊숙이 받아들여야 한다.  장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트렌드에 이유는 종교관의 약화, 개인주의의 확산이다.  이 단어를 이해 못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기독교를 바탕으로 삶을 살 정도로 전통적 기독교 국가인 스웨덴에서 종교가 삶에서 멀어진 이유나 개인주의가 스웨덴에서 갑자기 나타난 단어도 아닌데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을 해보면, 가치의 흐름이 보인다.  절대로 이 같은 스웨덴의 트렌드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다른 그 어떤 문화의 가치를 판단할 수도 없다.  다른 문화의 트렌드는 그 문화의 눈으로 보고, 내 가슴으로 이해하는 “Internalization” 작업이 필요하다.  다른 문화를 보는 것에 관한 내 사족이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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