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Immigration / 이민과 평등

이민과 평등

Photo by Simon Paulin / imagebank.sweden.se

자연계 전체가 불평등하게 느껴진다.  힘이 센 동물들의 생존방식이나 식물의 군락들도 그렇고, 심지어 같은 동물끼리도 서열과 사회성이 정해지는 걸 보면 그렇다.  하물며 존엄한 인간의 사회에선 더욱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북유럽의 아동들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한 아동이 장난감을 몇 개씩 독차지하는 것을 발견했다.  반대로 나머지 아동은 장난감을 갖지 못했다.  자유 시장경제에서 자본과 독점의 논리는 이해 가능한 가치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 개념을 벗어나 좀 길게 생각해보면 자연만큼 평등한 것이 또 없다.  누구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자연의 평등 개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등과 원래 자연에 존재하던 평등의 차이는 시간 개념의 차이다.

나는 인간애를 구성하는 여러 사고 중 평등을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그 바탕에는 너도 나 같은 사람이라는 개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도 나 같다는 아주 당연한 사고는, 이웃을 생각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행동하게 하는 사랑으로 만든다.  줄기차게 각인된 내 머릿속의 “효도”나 “애국”, “이웃 돕기”의 기본 사고 개념은 평등이다.  기본적으로 다름을 찾는 사람들의 사고를 완벽한 평등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은 병, 죽음, 수면 등 사람이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나머지의 평등한 개념은 고도로 교육되고, 삶의 의미와 깨달음을 얻은 사회만이 가능하다.  그것에 가장 근접한 사회는 물론 북유럽이다.  더욱 이들 사회가 놀라운 것은 사회 구성원이 평등이란 개념을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더욱 놀라움을 준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사람들은 의심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누구도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북유럽 사람들의 사고에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기본적인 사고가 있다.

노르딕후스를 겪으며 내가 다시 생각하는 한가지 상황이 또 있다.  완벽한 통제 불능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평등의 개념에 근접하는 상황은 이민이다.  이민에는 취업과 1년 이상의 장기 거주를 포함한다.  물론 이것도 처음에는 내가 가진 문화 바탕과 지식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의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리스트에 적고, 보다 손쉽고 빠르게 진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그리고 곧바로 깨닿는다.  “어, 왜 안되지?”  이 상황은 고학력, 전문직, 그리고 사회성이 적었던 경험에서 쉽게 나타난다.  그리고 또다시 머리 좋은 사람들은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한 생각에 오류가 있음을 인식하고, 상대 문화에 입각하여 접근을 시도한다.  여기서의 문제는 바로 “평등성”이다.  내가 평등한 사고를 하지 않는 이상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난 상대를 이해할 마음도 없으니, 그 대가를 요구하라는 태도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미국엔 최소 3억을 준비하고, 영국은 4억, 한 달 내 급행 유럽 시민권은 10억.  이렇게 사업으로 이민을 생각하면 오히려 편하지만, 이 부류의 사람들은 오히려 이민을 안 간다.

이민은 내가 필요로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이다.  그것도 다른 문화에서 이루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상대국에서 나를 이해하고 평가해 주어야 가능한 일들이다.  나 같은 개인은 한 사람만이 아니기에 상대국의 경험은 나보다 훨씬 많다.  그러므로 나의 계획을 이해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국의 문화로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국의 문화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평등의 개념을 절대 놓칠 수 없고, 평등의 개념 없이는 다른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노르딕후스에 오는 질문들의 대부분은 이름과 나이만 바꾸면 거의 비슷하다.  나는 요 몇 년 새에 한국이 정말 단일 민족이란 걸 느꼈다.  생김새나 습관뿐 아니라 생각도 대부분 똑같다.  한편으로 모두 같은 사고 속에서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측은함도 느낀다.  모르는 것은 잘못일 수 없으나,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우기는 건 큰 실수다.  가장 큰 피해자는 자기 자신이다.  이런 이야기는 오히려 한국이 완벽한 평등 사회의 자질을 갖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 일수 있다는 현실이 답답하다.  나와 다른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자기보호의 습관 때문일까?  수십 년 해외 생활에서도 남아있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by Luke

You may also like
북유럽 스웨덴의 선택, 인종 화합 정책은 끝나는가
이민의 관점에서 본 박항서식 인생 2막
북유럽 아이슬란드에 부는 이민의 물결
세계의 행복지수, 이민자들도 행복할까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