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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과 법을 믿고 지키면 나만 손해라는 한국인의 생각 – 한국의 한 신문기사를 읽으며

비극 앞에 고국에 대한 애통함과 좌절감으로 일주일을 넘겼다. 이제는 제자리를 찾기 위해 애쓰려 해도 먼 타국에서도 고국 뉴스에 마음을 뗄 수 없는 요즘이다. 예리한 비판과 분석, 미래를 걱정하는 소견을 블로그에 올린 남편보다 나는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감정적인 슬픔에 하염없이 잠겨 있었다.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누가 누구를 탓할까 싶다. 사실 딱 한 달 전 큰 좌절감을 내게 안겨줬던 신문기사 하나가 있었다. 정말 큰일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던 스크랩 기사여서 그 당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내용은 여러 가지 한국인의 준법의식에 대한 조사 결과였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사회 안에서 그 누구도 약속과 법을 지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는 것이다. 믿고 지키면 바보인 사회이다. 나는 작은 질서 하나만 슬쩍 무시했으니 괜찮고, 저 사람은 큰 위법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나쁜 놈이란 정당성을 가지면 안 된다. 결과가 어떠했든 모두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블로그에서 여러 번 말했지만, 북유럽의 아이들 교육에서 중요시 여기는 것은 개인의 소중함과 함께 서로 존중하고 지켜주는 공동체 의식이다. 등수를 가리는 성적은 어린 시절 동안 아예 없다. 모든 나의 행동은 강요와 억압이 아닌, 내면에서부터 이해되어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하고, 우리 모두 평등하고 존중되어야 하는 의식이 첫번째이다.

공중장소에서 위험한 행동을 한 내 아이에게 무조건 “하지 마!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또는 “저 아이도 하는데 너도 괜찮겠다.”라는 사고로 가르치면 안되는 것이다. 너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너도 다치게 되고, 이 공간을 함께 나눠 쓰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피해가 가는지를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항상 나는 공공질서를 가르칠 때 아이에게 말한다. “여기는 누가 같이 쓰는 곳?” 아이는 대답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는 곳”

한국에 있는 지인과 통화하면서 이번 비극의 슬픔을 나눴다. 모든 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문제고 나쁜 놈들이고 거짓말이고 한국이란 나라가 희망이 없다고 슬퍼한다. 그래도 희망을 저버리지 말고 포기하지 말자고, 모두 반성하고 서로 믿고 하나씩 고쳐나가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니, 그 분이 반문한다. 어떻게 누굴 믿고 뭘 믿고 사냐고. 그런 데서 믿어주면 나만 손해고 바보 된다고, 절대로 안 믿을 거라고… 깊은 한국 사회의 상처를 느끼며 나는 말을 이어가지 못 했다. 너무 똑똑한 한국인들… 이제는 조금 바보같이 답답하게 손해 보면서 살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일등 교육 강조 하기 전에 친구들과 모두 함께 배려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제일 중요한 삶임을 가르쳐 주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미래를 여는 어른이 되어가도록.

<위법 부추기는 사회… ‘나만 안 걸리면 그만’ 의식 팽배>

세계일보 2014년 3월 26일

[신뢰사회 도약 프로젝트] ④ ‘무늬만 법치’… 사라진 준법정신

국민 10명 중 8명은 낯선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자신은 법을 잘 지키지만 다른 사람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3’).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생활을 포기하고서라도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다. 이마저도 모자라 차량마다 블랙박스를 설치해 서로 감시하고 증거를 수집한다. 법치 수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5위를 차지한 ‘법치 후진국’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기초질서 위반은 문제없다?

지난해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청소년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고교생의 절반가량(47%)이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한국 청소년들의 낮은 준법의식과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다.

청소년들의 법의식 수준은 그 사회에서 법이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란 점에서 한국 사회의 준법 수준이 그만큼 형편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초질서나 사소한 법규는 위반해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이 사실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범칙금 통고처분을 받은 경우는 5만5455건에 달했다.

쓰레기나 오물 투기가 1만829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음주 또는 주변을 소란스럽게 한 경우가 1만6357건으로 뒤를 이었다. 기초질서 위반에 관대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상 속에서 위법행위가 훨씬 더 많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법규가 무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운전자가 과속으로 경찰에 적발된 경우는 792만8073건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800만건가량이 속도위반 단속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호위반도 지난해 190만9004건, 2012년 188만3692건, 2011년 186만6688건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했다.

이처럼 교통법규 위반을 사소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해마다 발생하는 교통사고 10건 중 1건은 신호위반이나 과속으로 인해 발생한다.

◆법 위반 부추기는 사회

한국 사회의 준법 수준이 떨어지는 데에는 법 위반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한몫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위법행위를 하고도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사고가 팽배하다 보니 웬만한 편법은 용인되는 실정이다.

차량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의 과속 단속지점 안내 기능이 대표적인 예다. 처음에는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과속단속 경보기가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불법 부착물로 간주됐다. 하지만 운전자 대부분이 이를 이용하면서 사실상 단속이 어려워지자 현재는 합법화된 상태다. 과속을 단속하는 이유는 규정속도 준수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데 있지만 이 기능이 보편화하면서 제한속도는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만 지키면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최근에는 음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음주 단속지점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까지 등장했다. 앱 사용자가 단속지점을 지나면서 신고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지점이 지도에 저장돼 다른 사용자들과 단속정보가 공유되는 방식이다. 특히 과거 단속지점까지 표시돼 얼마든지 단속 장소와 단속 예상지점을 피해가면서 음주운전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음주운전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과 원칙에 대한 불신

법 집행과정이나 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은 것도 준법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지난해 형사정책연구원이 성인 남녀 17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3%가 ‘돈이 많으면 법을 위반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재벌과 권력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처벌이 이 같은 불신사회를 만들어냈다. 이 조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데 가장 유용한 수단’을 묻는 질문에 ‘법’을 꼽은 응답자가 4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3년 전 전국의 성인 남녀 2937명을 대상으로 한 법률소비자연맹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2%가 ‘법을 지키면 손해’라고 답해 법에 대한 불신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에게 아무리 준법의식을 강조한다고 해도 냉소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법을 지키면 이익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문제”라며 “공정한 법집행을 통해 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준법의식은 개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기사 링크: http://m.news.naver.com/rankingRead.nhn?oid=022&aid=0002649482&sid1=102&ntype=RANKING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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