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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언어는 부모와 소통할수 있는 언어가 첫번째이다.

한국을 97년에 떠났으니 벌써 외국에서 산지 17년째 들어섰다. 20대 유학생 모습이 첫출발이었으나, 학업후 남편과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면서 이제는 마치 우리 아이들을 위해 외국생활을 선택한 엄마의 모습으로 보이는게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딸 둘을 낳고 키우며 살다가 다시 북유럽에 왔다. 미국에서 사는동안 한국으로부터, 아니면 미국으로 이주해온 지인들로부터 우리아이들이 얼마나 미국교육을 잘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영어를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잘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영어를 자유로이 쓰는 8살짜리 큰아이가 부러움을 사는 대상이었고, 그러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유럽으로 간다하니, 언어혼란을 어찌 감당할까 하는 걱정을 한몸에 안은 ‘마음편한’ 엄마가 되었다.

미국오기 전부터 외국에서 자란 친척, 지인들을 많이 접한 나로서 결혼전 결심한건 딱하나… 아이들과 부모의 소통이 최우선이란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딸들은 한국말만 고집스럽게 쓰게했으며, 취학전까지 한글을 가르치고 한글책을 읽어주기에 매진했다. 당연히 큰딸은 Kinder에 들어가 한마디 못 알아듣는 답답한 아이었지만, 난 우리아이를 믿어주었고, 용기를 주었다. 선생님께도 오히려 내가 왜 한국말만 쓰는지 설명했고, 원어민인 선생님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구분하길 원한다고 협조를 구했다.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의 첫선생님은 내 교육관을 매우 흡족히 존중해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개월도 안되서 우리 아이는 영어로 은근슬쩍 모두 표현해 버리려는 상황이 되었다.

과도기였다. 왜 한국말을 계속 가르치며 두언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아이에게 이해시킬 단계가 왔다. 한단어 한단어 집에서는 한국어만 쓰게 하려는 과정이 힘들어서 나조차 섞어쓰고 싶은 유혹도 있던 시기였다. 무엇보다 숫자, 색상, 시간등의 표현이 영어로 지배되기 시작했고, 영어만 잘하면 된다는 주변상황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감사하게도 어느날 아이가 학교에서 이중언어를 다 구사한다는 인정을 받아서 한국의 전학생 친구를 대표로 돕게 되었다. 통역이라는 경험에 내딸은 뿌듯해 했고, 엄마가 말하는 뜻을 알아주었다.

그순간, 내가 너무 초심을 잃고, 나조차도 Bilingual의 교육방침으로만 집중하고 있음을 느꼈다. 다시 돌이켜 진정한 아이들의 언어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것은, “부모와 마음을 통할수 있는 언어가 우선” 이라는 것이다. 난 영어도 자신있지만, 내 뼛속에는 한국말이 흐른다. 내 아이들이 한국어로 나와 함께 얘기하고 많은 살아가는 경험을 나누어 주기를 원하고, 커갈수록 그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현재 그렇게 함께 해주는 딸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스웨덴어를 다시 학교에서 따로 배우고 있는 큰딸. 미국에서 혼자 영어를 “주어듣고 개척한” 용기가 있어서 새로운 언어를 즐거워 한다. 하나씩 깨어가는 배움을 좋아하고, 아빠 엄마가 같이 단어를 외워주니 온가족 스터디가 되었다. 물론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은 한국말로…

영어가 필수요, 아이들 장래를 위해 어떤 투자도 아끼지 않는게 한국의 영어교육이라고 늘 듣고 있다. 안타깝게도 영어를 위해 부모와 나누어야 할 언어를 관심조차 두지 않는 많은 한국아이들의 모습을 외국에서 보고있다. 커가면서 영어가 서투른 부모앞에서 잘난척도 한다. 한국어도 수많은 언어의 하나요, 영어도 그중 하나다. 우리 아이가 커서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떤 말을 또 도전해야 할지 모르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나도 내가 스웨덴어를 도전하게 될줄 몰랐으니까…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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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글을 읽고 큰 깨우침을 얻어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고싶네요.

    전 일본으로 유학을 넘어와 13년이지났습니다.
    그리고 취업을하고 결혼을하고… 곧 한 아이의 아빠가 될 예비아빠입니다.

    영어권이 아니긴하지만 저도 아이 언어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앞으로의 생활 터전이 한국이 아닌 다른곳이라는건 확정되어있고 아이에게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게 해야하나 참 많이도 찾아봤습니다.

    제가 더 고민을 하는 이유는 와이프가 한국사람인이긴하지만 중학교때 미국으로 건너가 영어 > 한국어 = 일본어순으로 언어를 사용하고있고
    괜한 욕심에 아이에게도 영어라는 모국어를 주는게 좋지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님의 글을 읽고… 큰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부모와 마음을 통할수 있는 언어가 우선”…..분명 아이를 위한 언어를 선택하고자 했을뿐인데… 저 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진심으로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 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가장 첫번째로 언어에 대한 교육적 고민을 안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한국이나 일본 등의 아시아권의 사람들은 영어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를 높게 생각하다보니, 언어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이해를 어릴적부터 부모가 심어주는 걸 간접적으로 많이 보고 저도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대부분의 국민들이 영어를 완벽할 정도로 구사하는 스웨덴에서 저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저의 마음이 더욱 단단해진 또다른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언어는 소통하기 위한 꼭 필요한 수단이고, 그런 단순하지만 스스로 갖고 있는 분명한 이유와 동기가 북유럽 사람들이 즐겁게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지요.
      jay님의 아내분께서는 이미 다국어를 능통하게 하시니 아마 아이는 자연스럽게 언어의 다양성과 호기심을 스스로 느끼게 될거에요. 아빠 엄마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 한국어를 항상 소중히 느끼는 만큼, 다른 문화와 언어에 대한 호기심과 열린 마음도 더 생긴다는 것을 저도 여전히 느끼며 키우고 있어요. jay님의 자녀분도 세상에 태어나서 다양하고 많은 언어와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걸 즐겁게 느끼며 건강히 자라길 기도합니다. 공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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