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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코로나 사태 대처가 전혀 다른 이유

Photo : Magnus Sandberg /Aftonbladet / 왼쪽부터 Mikael Damberg 스웨덴 가정부 장관, Stefan Löfven 총리, Lena Hallengren 보건사회부 장관, Johan Carlson 공공보건 처장.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스웨덴에서는… 집단이란 걸 시작했었다.  Herd라고 부르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 아주, 아주, 아주 나쁘게 됐다.  그것 때문에 그런 거라고.”  아이들의 쉽고 빠른, 그러면서 놀림감에 대고 하는 말처럼 들렸다.  나는 지난 한두 달간 스웨덴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겪은 코로나의 피해로 고민했다.  그러면서 왜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들 다하는걸” 안 하는지 궁금해했고, 스스로 이해했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면서 모든 민낯이 다 드러나는 상황에 스웨덴을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란 것도 알았다.  나는 방역통제를 강력하게 실시한 중국이나 집단 감염으로 방향을 튼 스웨덴 중 어느 쪽이 더 옳은 결정을 했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일반적으로 병의 근원을 막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방역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왜 스웨덴은 다른 길을 택했나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물론 내 전 글에서 확산세를 멈출 방법이 없고, 한정된 의료 자원을 정말 필요한 곳에 써야 하는 이유, 그리고 이 바이러스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은 이유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더 깊이 알고 싶은 것이다.

2월 중순부터 유럽에서의 확진자는 급증 추세를 보였다.  이전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의 상황이 전 유럽으로 확산된 것 같았다.  2월 29일 유럽 대륙과 고속도로로 연결된 덴마크, 스웨덴과는 다르게 좀 떨어진 노르웨이에서도 여행으로 감염된 확진자가 발생했다.  3월 10일을 전후로 북유럽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확진자는 3월 12일 스웨덴에서 1,000여 명에 달했고,  집단면역이라는 실험적 정책이 나왔다.  코로나가 유럽으로 확산되던 2월 중순부터 첫 사망자가 나온 3월 10일까지, 바로 이 시점이 스웨덴의 총리실, 보건사회부, 공공보건 센터 및 의료 관련 대학의 전문가들이 대책 연구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스톡홀름 지역 대변인 Erik Berglund는 일간지 Dagens Nyheter를 빌어 증상이 있는 환자의 치료에 우선하고, 확진 가능성을 위해 추적 조사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것에 대한 이유로 언론에 공개한 것은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진행할 의료 자원이 없으며, 건강한 사람은 스스로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였다.  이 말을 그냥 들은 전 세계인은 경악했다.  나를 포함한 방역 주의자들은 욕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그 근거가 있었다.

블룸버그에서 밝힌 스웨덴의 내부 조치는 두 가지, 그중 하나는 Wait and See, 기다리며 지켜보자였다.  답답하지만 판단을 위한 정보를 분석한다는 것이 더 옳은 설명일 것이다.  그 분석 대상국은 대한민국과 대만, 싱가폴, 독일, 오스트리아였다.  중국은 제외됐다.  위기에 움직이지 않는 것, 그러면서 상황을 정확히 읽는 것이다.  꼬리에 불이 붙어 뛰어다니는 강아지들보다 멈춰서 생각하자는 주의다.  내가 평생 한 방식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자신들과 자원에 대한 효율성이다.  넉넉하지 않은 의료 자원, 그리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지키자는 쪽이었다.  강력한 신뢰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했던가.  그걸 지켜야 했다.  현 내각은 사회 민주당이다.

그래서 나온 결정의 베이스는 다음과 같다.

1. 현 상태로 볼 때 아무리 강력한 규제를 해도 막기는 늦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예를 들어)
2. 이 사태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그러므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3. 우리의 자원은 한정적이다. (의료진과 의료 장비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쓸 수 없음)
4.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치사율이 높지 않다. (한국의 의료진을 따라 할 수 있다면)
5. 봉쇄는 단기적 방법이다. 몇 개월간 지속시킬 수 없다. (자유나 인권의 문제도 있지만, 경제가 버티지 못함)
6. 봉쇄를 다시 푸는 시기를 명확히 할 수 없다. (이후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안 나온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7. 봉쇄는 경제를 포기하고 실시하는 마지막 방법이다. (마이너스 성장과 그것에 대한 회복으로 수년이 필요)
8. Soft 방역과 치료에 집중한다. (사회 충격을 줄임)
9. 대 국민 방역 요령을 강화하여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회 비상 대응 매뉴얼)

그래서 50인 이상의 모임 장소를 제한하고, 대규모 행사를 취소시켰으며, 대기업의 직원들은 자택근무로 유도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대중시설, 학교, 교회, 식당, 소모임 등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운영하는 상태다.  지금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스웨덴의 확진자는 폭발했고, 사망자도 1,000명에 가깝다.  터져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Stefan Löfven 총리는 확산세가 마지막으로 갈수록 가장 높다고 말하면서 개인위생에 신경 써줄 것을 당부했다.  원래 4월 18일로 끝날 예정이었던 대규모 군중 모임 제한, 대중교통과 시설 제한, 의약품 유통 특별 관리 등은 6월로 연기됐다.  4월 말까지 스웨덴 내 확진자는 국민의 25%, 2백5십만 명을 예상한다.

스웨덴의 보건사회부 장관 Lena Hallengren이 Global News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스웨덴 정부는 지금까지 집단 면역이라는 정책을 말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자원과 경제에 가장 충격이 적은 방법으로 코로나 사태를 헤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 말에는 어느 정도 희생과 고통이 있을 것이라는 말과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어느 정부에서도 희생을 감수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정치적인 이유다.  이 사실은 이미 사회적 사고 수준이 높다는 바탕에서 또 서로 믿는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스웨덴의 정책 조사에서 “Well-Balanced”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것이 정부가 이 사태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방역과 무엇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는 말이다.  무엇과의 균형일까.  실제 스웨덴 국민들의 삶?  경제?  현재, 아니 코로나 이전의 정상 사회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균형?  난 모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삶과 일, 움직임, 활동 같은 자유와 방역 조치로 인한 고통과의 균형.

유행성 바이러스 학자인 Anders Tegnell은 같은 지면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의 조치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없다고 말한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에 알 수 없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긍정적인 점은 백신의 개발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라 했다.  지금 일부에서 봉쇄 조치를 풀 고민들이 나오는 가운데,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는 언제 이 봉쇄를 푸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Lars Østergaard, 덴마크 알후스 대학 병원 감염 질병과 교수는 “지금 누가 옳았는지 알 순 없지요.  그런데 막는다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안 걸린다고 할 수도 없어요.  어제보다 오늘이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희망이죠.”라며 스웨덴의 조치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충격으로 보면 봉쇄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이미 심각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글의 목적은 누가 더 옳은 선택을 했는가에 맞춰져 있지 않았다.  왜 일반적인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선입관이 작용했다고 본다) 상식과는 다르게 스웨덴은 다른 선택을 한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스웨덴 정부에서 밝힌 사실에 대해 한 가지가 생각난다.  “각 나라는 자신들에 맞는 상황이 있고 그것은 사회의 상식과 문화와 마찬가지로 다 다르다.”  이 말은, 스웨덴의 다른 선택은 충분히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에 근거해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하루빨리 백신이 나와주길 바라지만, 혹시 누군가의 예측처럼 이번 사태가 장시간의 고통을 더 요구하고 다시 우리가 살았던 그 사회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웨덴은 오히려 자신들의 사회를 지켰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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