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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행복지수, 이민자들도 행복할까

Photo by Helena Wahlman / imagebank.sweden.se

2018년 세계 행복지수가 발표됐다.  매년 실시하는 연구 프로젝트로 세계 사람들의 문화와 삶의 변화를 기억하기 위한 연구과제다.  금년의 변화는 매년 탑의 순위에 있던 덴마크가 3위로 내려가고 그 자리에 핀란드가 올랐다.  북유럽 국가들이 쭉 열거되는 상위 랭크에 사실 별 의미는 없다.  매년 조사 표본의 규모와 시기, 날씨, 심지어 그날의 뉴스에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 큰 테두리 안에서 생각하시기 바란다.  또 다른 변화는 남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200%를 기록하며 행복지수가 크게 곤두박질한 것이다.  이유는 물론 국가 부도로 이어지는 경제난과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보장이 어렵다는 상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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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작년과 비슷하게 50위권을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타이완과 싱가포르가 상위권이고, 남미 국가로는 코스타리카가 상위에 있다.  코스타리카에 대해서는 언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의 낙천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한 마음에 있다.  경제규모나 환경과 행복은 사실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참 아이러니한 면이 있다.  밖에서 보이는 우리들의 삶, 여유, 국력, 화려한 상품들… 그러면서 역사와 언어를 가진 문화국가라는 정통성, 자유와 인권을 존중한다는 사회적 시스템, 드높은 교육열,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적 장기 프로젝트… 행복 지수의 하위권 국가들이 보기에는 하나하나가 너무 부럽고 따라가고픈 나라들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중간에 머문다는 건 큰 모순이다.  나는 이 점을 문화적 경직이라고 생각한다.  단단하게 굳어서 움직이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나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 속에 경직이란 바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독립국으로 왕조국가였다.  동방의 작은 나라고, 세계를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외톨이였지만 나름대로의 문화와 정통성을 자랑하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로 일본이 서양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그랬다.  서양에 의해 일본의 빗장이 열린 것처럼, 한국의 빗장도 일본에 의해 열렸고, 일본이 서양의 문물에 감탄하던 역사를 한국은 똑같이 나눴다.  지도자의 영향력, 사람들을 이끄는 힘은 마치 한줄기 빛처럼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같은 피를 나눈 민족이라는 공동체, 전체주의의 선을 넘나드는 정부가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을 다스렸던 것처럼 선진 문물을 발전시키는 당시에도 크게 작용했다.  그래서 마치 공부 잘하는 학생이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먹고살기 위해, 좀 더 배우기 위해 참아왔던 사람들의 인내가 그 순간이 지났음에도 과거의 사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의 다양성은 우물 안에서다.  일본의 다양성은 그들 생각 안에서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이민이 까다로운 나라다.  행복지수 리포트의 한 주제를 보면, 이민이 까다로운 나라와 비교적 쉬운 나라들의 행복지수를 비교하고 있다.  비록 눈에 확 띄는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행복의 개념과 출발 자체가 다른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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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들 두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행복지수도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회, 문화적 관용도, 다양성의 사고, 이해와 포용이 사람들의 행복에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다른 이민자를 받고, 문화를 이해하고, 다시 우리가 되는 그 단계를 알고 겪는 문화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훨씬 건강해질 수 있으며, 그 나라에서 출생한 사람들조차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어제 한 대학교에서 프로젝을 진행하는 팀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연구 프로젝트인데, 내가 노르딕후스를 시작한 이후로 이런 질문과 인터뷰는 아주 흔한 일이다.  겹치는 대학도 많았다.  그들의 주제는 노년의 삶과 여가생활이었다.  한국의 노년이 왜 다양한 여가 생활이 없는가에 대한 내 대답은 “몰라서”였다.  한국의 노년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가가 무언지 잘 모른다.  밥 먹고, 야외에 드라이브하고, 운동하고, 친구들과 만나고 하는 일상적인 것으로 여가를 생각한다.  북유럽의 여가는 일을 안 하는 단순한 정의뿐 아니라 때로는 일도 할 수 있다는 개념도 포함한다.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짧게 이야기하면 자발적인 행동으로 나오는 일은 여가의 일부분이 된다는 당연한 말이고, 일과 여가가 무를 칼로 자르듯 구분할 수 없는 삶이 북유럽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예를 보고, 생각해 보면 한국의 문화는 행복에 대한 정의가 없는 것 같다.  이는 여가가 무엇인가에 먹고 마시는 걸 상상하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한 의견은 한국의 문화 속에 없었던 단어고, 그 누구 하나 생각할 수 없는 삶을 스스로 살아온 것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다.  한두 세대로 행복을 알 수 있다면 좋겠다.  지금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행복과, 여가와, 다양한 사고를 알려줬으면 좋겠다.  비록 그렇게 진행이 돼도 다시 세대를 이어가기에는 수 세대가 걸린다는 고민이 있다.  효과가 모두 나오는 것이 아닌 이유다.  세대를 걸려 진행하는 프로젝트, 역사 이래 한국이 해 본적 없는 초 장기 프로젝트가 요즘같이 빠르고, 첨단을 떠들어대는 이 시기에 필요할 줄 짐작도 할 수 없었다.  한국의 행복지수는, 그래서 다시 한번 문화를 아름답게 만드는 그 일은 우리들 스스로가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는데 있다.

 

Reference
Helliwell, J., Layard, R., & Sachs, J. (2018)
World Happiness Report 2018, New York

Full text and supporting documentation can be downloaded from the website:
http://worldhappiness.report/
#happiness2018
ISBN 978-0-9968513-6-7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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