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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커피를 제일 사랑하는 북유럽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의 제목을 보고 틀리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믿지 못한 사실이다.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떠올리자면, 영화의 늘 있는 장면처럼 아침부터 커피향이 부엌에 퍼지는 미국이나 노천카페가 즐비한 프랑스나 이태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미국에 사는 내내 미국이 커피를 제일 많이 마시고 커피산업을 지배하는 곳이라 생각했다. 동네 쇼핑몰마다 하나 건너씩 있는 가게가 스타벅스여서 그랬는지도…

커피 관련된 기사들을 접하다 보니, 일 인당 커피 소비량이 핀란드가 세계 1위, 스웨덴이 2위… 결국 스칸디나비아 지역이 커피의 엄청난 양을 마시고 있다는 걸 알았다. 상점에 드러나 보이는 제품들과 거리의 카페들, 커피를 들고 마시는 사람들이 미국보다 크게 차이 나고 두드려지지 않지만, 알고 보니 그럴만한 이유도 그리고 재미난 사실도 많았다.

“Fika (Coffee Break)”

북유럽을 통치했던 스웨덴에서 유래되는 오랜 전통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하루에 한두 번 정도 갖는 Fika이다. 뜻을 풀이하자면 Coffee Break, 즉 커피 마시며 쉬는 시간이다. 노동과 휴식을 적절히 조화롭게 하는 게 삶의 질이라 믿는 북유럽인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커피는 자연스레 Fika를 통해 북유럽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Fika를 즐기는 북유럽인들은 미국처럼 일회용 컵이나 머그잔에 들고 다니며 틈틈이 마시는 ‘식은 커피’가 아니라, 동료, 친구, 가족, 연인 등과 이야기를 나누며 맛을 음미하고 휴식을 얻는 매개체로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 Fika time에는 꼭 커피와 함께 다양한 베이커리, 페이스트리, 쿠키 또는 과일이 곁들여진다. 스웨덴어로 커피는 Kaffe인데, 고어는 Kaffi로, Fika는 19세기경 단어를 거꾸로 부르는 유행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Fika의 기록도 있다. 2007년 Kalma에서 무려 2,620명이 한자리에 앉아 함께 하는 Fika를 가졌다. 그러나 스웨덴 커피회사 Gevalia는 2년 뒤 전략적인 Fika 이벤트를 열어, Östersund에서 3,563명의 신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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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전통 Fika

“북유럽에서 인기 없는 스타벅스, 성공한 네스프레소”
이렇게 커피를 사랑하는 곳이라면, 스타벅스가 많을 거라 추측할지 모른다. 세계적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북유럽에도 물론 진출했다. 하지만, 스톡홀름 안팎으로 스타벅스를 찾을 수가 없어서 궁금한 나는 묻고 확인하고 정보로 조사했다. 현재까지 스웨덴에 딱 2군데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도 열광하는 초록색 로고가 박힌 일회용 컵을 북유럽에서는 보지 못한 것이다.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오히려 스웨덴 브랜드 Espresso House가 스타벅스처럼 어느 곳에서나 쉽게 나타난다. 스타벅스를 발 못 붙이게 한 Espresso House… 메뉴나 첫인상은 오히려 스타벅스를 모방한 느낌이었으나 커피의 맛은 뚜렷이 달랐다. 결코 진한 맛만 두드러지지 않고 그 이상의 깊이가 커피를 여유롭게 즐기는 북유럽 생활에 어울린다. 결국 기본적인 커피 맛으로 비즈니스의 승패가 갈린 것이다. 커피 맛을 잘 모르는 나는 주로 커피 맛만 살짝 살린 다른 음료를 시키는데, 미국과 달리 북유럽인들은 온통 Regular Coffee나 Espresso를 시키는 ‘정통파’들이다. 또한 혼자라도 일회용이 아닌 커피잔의 담아 마시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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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와 Espresso House

스타벅스가 외면당했지만, 북유럽을 상대로 커피사업에 큰 성공을 거둔 회사도 있다. 바로 네스프레소이다. 1990년대 말 스위스 회사 네슬레가 일회용 캡슐형 커피로 개발한 커피이다. 요즘 다양한 캡슐형 커피와 기계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가운데 네스프레소는 전문화 고급화 전략으로 제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세계 커피 마니아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스톡홀름 중심가에 있는 네스프레소 체험매장은 엄청난 매출을 올리며 북유럽인들의 커피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커피 메이커가 가장 아끼는 살림중 하나일 정도로 커피 한 잔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비싼 가격이지만, 네스프레소는 뛰어나고 다양한 커피 맛으로 북유럽에서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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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중심가의 Nespresso 매장

얼마 전 한 미국 잡지에 스웨덴 커피 장인이 실렸다. 스톡홀름 다음으로 큰 도시, 요테베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Matts Johansson이다. 그는 Da Matteo라는 작은 카페를 통해 정성스럽게 굽고 갈아 내린 커피를 제공하고 있고, 뛰어난 맛으로 ‘커피의 대부’로 불린다고 한다. 그의 세계적 명성은 브랜드 커피만큼 Craft Coffee라 불리는 수제 커피도 아끼는 북유럽인들의 폭넓은 커피 사랑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은 주유소 편의점, 작은 시골 마을에 가도 다양한 농도와 물, 우유를 조절하며 마실 수 고급 자동 커피 기계는 다 갖추고 있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그만큼 계층과 직업에 상관없이 맛 좋은 커피를 북유럽인들은 항상 즐긴다. 내가 첫 이삿짐을 옮길 때 도와주던 직원들도 점심 후 커피 휴식을 원했고, 아직 원두 기계를 갖추지 못 했던 내 상황에 아쉬워하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당황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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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테베리의 Da Matteo

요즘 자본주의 시스템을 응용하는 스웨덴 직장 분위기로 예전만큼 Fika를 챙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커피 맛을 따지고 평가하며 마니아로 차별화되고 싶은 튀는 관심이 아니라, 누구나 잠시의 커피 한 잔으로 휴식을 즐기며 음미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누구나 어디서든 다양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보편화된 커피 사랑으로, 북유럽은 여전히 세계에서 커피를 제일 즐기는 지역이 되고 있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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