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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안에서 잠자는 핀란드 아기들

Photo from www.kela.fi

Finnish Baby Box (핀란드 아기 상자)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핀란드 생활의 독특한 모습 중 하나가 되어 널리 알려진 말인데, 핀란드 아기들의 침대가 되어주는 상자이기 때문이다.  버림받은 가슴 아픈 사연의 아기 모습이 아니라, 핀란드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집집마다 보편화되어 있는 육아의 모습 중 하나이다.

세상에 태어날 아기를 위해 부모들과 주변의 가족들, 지인들은 많은 선물을 안기며 새 생명을 탄생을 기뻐하고 축복해준다.  미국에서 두 딸을 출산한 나에게도 미국식 풍요로운 Baby Shower 문화가 익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핀란드식 육아는 매우 낯설게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여러 해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에게 주어야 하는 거, 필요한 것은 물질적은 혜택과 풍요가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오히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고 안전한 부모들의 보살핌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다.

핀란드식 아기 상자는 사실 그들의 절약정신이 유별나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Finnish Baby Box의 이유 있는 안전성과 합리적인 기능성이 요즘 다른 나라에까지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려한 고급 아기 침대, Baby Crib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아무리 보호대를 두르고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별도로 구입해서 부착을 해도 안전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기본 형태 자체가 불안해서 여러 가지 보호대를 다시 구비해야 한다는 사실이 결국 아기를 위한 물건이 아닌 어른들의 겉치래를 위한 물건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동양문화식으로 아이를 끌어안고 자는 육아 방법에도 안전은 보장되지 못한다.  같이 있는 보호자에 의해 오히려 질식사를 당하는 안타까운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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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핀란드에서는 어떻게 아기들을 상자에 재우기 시작했을까.  사실 1900년대 초반에 핀란드는 너무 가난했고 아기들은 여러 가지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었다. 영아 사망률이 1천 명당 65명 정도로 매우 높았다. 1938년 출산 장려와 육아지원을 위한 국가적 지원과 함께 아기들의 안전한 취침을 고려한 상자에 다양한 출산준비용품을 담아서 저소득층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상자 안에는 도톰한 매트리스가 깔려 있어서 태어난 아기들을 그곳에 재우기 딱 안성맞춤이었다.  1949년부터 이러한 혜택은 모든 출산을 앞둔 국민에게 지원되었다.  커다란 아기 상자 안에는 아기를 위한 다양한 물품이 꼼꼼히 마련되어 있고, 이제는 아기 상자를 받는 것은 핀란드 예비 부모들의 가장 즐거운 이벤트가 되었다. 유로 140달러의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방법보다 대부분의 핀란드 예비 부모들은 Finnish Baby Box가 직접 집으로 배달되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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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안에서 자는 핀란드 아기 (Photo from bbc.com)

Finnish Baby Box (http://www.kela.fi/web/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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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영아 사망률 변화

 

다른 나라에서는 아기의 안전성과, 필요한 물품만을 딱 골라서 담아 놓은 핀란드 정부의 Finnish Baby Box에 대한 관심에 호응하여 판매하는 회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안의 내용보다도 갓 태어난 영아의 안전과 엄마의 편리하고 합리적인 육아를 위해 상자에서 키우는 핀란드식 육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도 예전에 애매한 높이와 깊이, 상상보다 더 빨리 자라고 움직이는 내 아이에게 창살로 둘러진 아기침대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것은 순식간임을 경험하였다.  Finnish Baby Box는 태어나서부터 가족 모두 안전하고, 그리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게 해주며, 또한 손쉽게 아기를 품으로 데려와서 젖을 물릴 수 있는 아기와의 교류를 활발히 해준다고 한다.

눈발이 날리는 겨울에도 아기를 데리고 동네를 돌던 북유럽 아빠 엄마가 생각난다.  한 통으로 연결된 우주복 같은 방한복을 입은 아기들을 눈밭 위에 뒹굴리며 함께 뛰던 부모들도 떠오른다.  그런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우리 가족도 늘 눈 위에서 그냥 뛰고 함께 놀았다.  내가 갖고 있는 복잡한 세상 기준들로 태어나지도 않은 뱃속의 아기를 대단한 준비로 분주하게 기다리는 부모들이 많다. 핀란드의 뱃속 아가들은 누워서  잘 예쁜 그림의 종이상자를 아빠 엄마와 함께 기다리며 세상 구경을 준비한다.

2015 핀란드 아기 상자 내용: http://www.kela.fi/web/en/maternitypackage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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