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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간의 신뢰는 내가 솔직해야 생긴다

Photo by Luke / NordikHus.com

고대의 철학자들은 사람의 본성에 대해 연구했다.  사실 그 외에는 연구할 과학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사람이 선하다는 이론을 펴고, 또 다른 이견도 태어났다.  나는 이들의 연구를 보면서 인간이 인간을 정의하고자 하는 욕심과 마치 신의 입장에서 인간을 평가하려는 오만을 본다.  인간과 그 본성은 모두 다르다.  한 틀에 넣어 생각하려는 그 시도조차 인간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오해의 소지가 많다.  조금만 넓게 봐주기 바란다.

한국의 역사는 강력하지 않았다.  몇 세대를 제외한 한국의 역사는 그저 그런 지방국으로 세계를 내다보는 시야는 물론, 먹고살기도 벅찬 나라였다.  그런데도 주위 여러 나라들의 침입마저 받았다.  몽고의 고려 침입은 몽고의 제국주의 발전과정의 하나로, 태종으로 이름 지어진 오고타이칸은 고려를 수차례 칩입 했다.  임진왜란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일제 강점기의 오오무라 마쓰지로의 군국주의, 도조 히데키의 수많은 침략들, 메이지와 요시히토, 히로히토로 이어지는 일본 왕들의 전체주의도 겪었다.  그보다 한국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같은 민족, 동포와의 전쟁도 치렀다.  이외에도 많은 칩입의 역사가 있으나 한국 역사를 뿌리부터 뒤흔든 침략만을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역사의 적”으로 표현되는 사람들이 다른 문화에서는 오히려 영웅으로 추앙받는 일이 있다.  사람의 입장은 이렇게 다르고, 생각하는 방법도 무척 다르다.

나는 엉덩이가 파란, 몽골리안 스팟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였으나 몽골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고, 일본은 스시를 좋아할 뿐 친일파도 독립운동가도 아니었던 선대를 가졌다.  그리고 스탈린과 김일성을 역사 속의 인물로만 기억할 뿐 그 어떤 피해나 주체사상의 일부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런 입장에서 조금만 더 나가본다면, 이들 오고타이칸,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조 히데키, 김일성은 절대 악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태어나면서 선으로 규정지어지고, 또는 악으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것은 신들의 이야기고, 사람은 원래 인간의 본성만을 가질 뿐 선과 악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 선과 악 또한 바뀜은 물론이다.  그래서 욕을 좀 먹자면, 이들 한국 역사의 역적들은 문화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오래전 어느 TV 뉴스에서 연쇄 살인마가 잡힌 보도가 나왔다.  인간의 상상으로 어떻게 그런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그 범인은 평범했고, 여자친구를 두고 있었으며, 이웃과는 심지어 사이가 좋은 편이었단 이야기가 나왔다.  여기서 일부의 사람들은 그가 본성에 숨겨진 “악”을 철저히 감추며 일부러 좋은 생활로 보이도록 계획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 범인은 원래 선과 악의 경계가 정해지지 않은 인간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누가, 어떻게 그런 악인으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답은 환경이다.  처음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순진한 범죄 예정자들 외에, 사기는 주위, 친지, 친구, 동료 등에게서도 많이 발생한다.  또 한 번 더 생각하면 이들이 지금 이 순간의 사기를 목적으로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한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의 심정, 환경, 경제적 압박, 도적적 해이, 순간적인 오판 등으로 선의 경계를 넘어 악으로 변했을 확률이 거의 다일 것이다.

위의 침략으로 직접적인 패해를 받은 사람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그 역적들이 어느 마을의 누구를 살해할 계획을 했을 수도 없고, 어느 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자고 전략을 세운 것도 아니다.  그 역적들은 자신의 욕심과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었고, 강한 지지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에 불과하다.  그 적국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로 인해 한국이 일본에 대해 역사적으로 품은 반일 감정은 충분히 이해는 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런 판단이 한국 내 다른 사람 간의 관계로까지 퍼진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조금 좁혀보자.  어느 지역에 살던 사람, 어느 학교를 나온 한 사람은 그 집단의 대표가 아니다.  어느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고, 같은 혈액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같은 사전 정보들은 인생을 좀 산, 성인의 경우에는 본인의 경험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주위의 무수한 간섭에 간접적으로 얻은 말도 안 되는 정보다.  그 거짓 정보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성적 수준에 따라서 증폭되고 번지고 사실로 바뀐다.  그래서 한국 사회의 어디 출신, 어느 학교, 어느 지역, 누구를 아는가에 대한 그 사람의 배경 정보는 한 사람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을 믿을만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바뀐 환경이 그를 지배할 것이니까, 진정으로 한 사람을 신뢰할 인물인지 판단하려면 그 사람의 살아온 과거와 현재의 심정 상태, 가족, 재무상태, 교제 관계, 계획 등을 수집하고, 더하여 여기에 큰 변화가 없기를 바라는 기도가 필요하다.  그걸 매일, 매일 반복하면 좀 나아질 수도 있다.  우리는 불가능을 원한다.  한 사람을 모르면서 그 사람을 알려고 한다.  그래서 은근히 나이며 직업이며 학교며 그 사람을 간 보고, 떠보고, 돌려 돌려 물어본다.  그래서 뭐?  그래서 알 수 있나?  그 사람과 일을 해도 될지 알 수 있을까?  그랬었다면 한국은 사기며, 배신이며 이런 말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결과는 반대다.

누구나 사람을 판단하여, 나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라고 결정하지 말라.  어느 한 점이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는 걸 내 판단 기준으로 삼는 어린아이가 되지 말라.  같은 의미로, 공과 사를 나누어 잘 판단한다는 좋은 말에 속지 말라.  공적 일을 원래 잘하는 사람이면, 사적인 일도 충분히 잘한다.  또 사적으로 존중을 할만한 사람이라면, 공적인 일은 더욱 잘할 것이다.  누구나 다르다.  이것이 기본이다.  그래서 같은 일을 하고, 오랜 교제를 하고, 서로 잘 아는 사람이라도 마치 다 이해해 줄 것처럼 사람을 막대하지 말라.  그 사람은 같은 길을 일정 기간 동안 같이 걸어가는 사람일 뿐 나의 인생에 서로 유기체적으로 엮인 사람이 아니다.  비록 부모, 부부, 친척일수록 더하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대하고, 그 사람의 매 순간순간을 존중하라.  이것이 북유럽의 솔직함이다.

북유럽의 대인관계는 솔직함이다.  한 사람이 너무 좋다고, 기뻐할 일도 아니고, 또 반대라고 싫어할 일도 아니다.  그 사람은 나와 그저 다르게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에게 너무 나의 인생을 일치 시킬 일은 더욱 없다.  그것이 개인주의다.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다른 사람을 인정해 주는 것.  그들과 같이 인생을 생각하고 그 인생의 계획은 같이 세우는 것.  누구나 좋을 수도 또 안 좋을 수도 있고, 그것이 당연한 인생이란 걸 북유럽에서는 알고 있다.  이점에서 한국의 문화는 “오지랖”이 많다.  자신은 털끝도 못 보면서 남 얘기 좋아하고, 그 사람 인생 판단도 내리고, 아이들 앞날에, 나라의 정치에, 세계 기아 걱정까지 하며 온갖 시름을 품은 신들의 역할을 자처한다.  그런데 결과는?  그 “정”으로 뭉친 반만년의 역사에서 뭘 물려줄 수 있는가, 뭘 이어받았는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  답은 뻔하면서도 그저 생긴 대로 살자고 밀어붙이는 그 뻔뻔함도 유산 중 하나다.

아름다운 연예인들 중, 참 어떤 사람은 외모는 좀 떨어지지만 입만 열면 괜찮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너무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입을 다물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좀 그만 떠들었으면 좋겠다.  입 닫고 좀 생각하고, 남에게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게임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솔직함이 신뢰의 기본이고,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남에게 신뢰를 따지고, 판단하는 습관부터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어떤 좋은 사람이라도 나와 반드시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어떤 나와 안 맞는 사람이라도 나의 길에 그 사람과 같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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