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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크리스마스 만남의 축배, Snaps와 Glögg

2013년도 저물어 가고, 북유럽도 연말을 보내며 만남과 쇼핑 등의 분주한 거리 분위기가 이어진다. 크리스마스 때가 다가오니, 친구들, 동료들과의 만남이 잦아지고, 크리스마스이브 전야를 함께 하는 가족들과 모두 한자리에 모이기 위해 휴가도 내고, 파티를 위한 여러 가지 준비로 바빠지고 있다. 이맘때면 한국도, 미국도 그리고 북유럽도 세계 모든 사람들은 즐거운 만남의 자리를 기념하며 축배를 든다. 한잔 술에 그동안 밀린 얘기와 정감 어린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세계 공통인듯하다.

Sn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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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은 유럽 전통대로 와인을 즐기며, 좀 더 편안한 만남에서는 맥주도 많이 마신다. 그렇지만, 북유럽만의 전통적으로 사랑받는 ‘한 잔’의 문화도 있다. 춥고 긴 겨울의 이곳은 러시아에서 전해 내려온 Vodka를 비롯, 스칸디나비아의 Brännvin 등의 아주 독한 증류 술을 즐겨 마신다. 곡물이나 감자로 만든 하얗고 맑은 증류 알코올인 이런 종류의 술을 북유럽에서는 “Snaps(스납스)”라고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이런 높은 도수의 강한 술이 담긴 글라스 한 잔을 칭하는 말이다.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북유럽인들의 만남과 식사의 자리에는 Snaps가 마련된다. 한국인들이 흔히 보드카 잔이라 부르는 작고 투명한 글라스가 Snaps Glass이며,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가 장식된 특별한 잔에 마신다. 술병 자체를 아주 차게 냉동시켜서 (도수가 높아서 얼지 않는다), 시원한 글라스에 따라 마신다. 북유럽 전통은 Snaps를 마시며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인데, 제일 유명한 노래는’Helan går’이다.

Glö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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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북유럽에서 마시는 문화의 전통으로는 “Glögg(글뢰그)”가 있다. 일명 영어로는 ‘Mulled Wine’이라고 표현한다. 즉, 와인에 설탕과 향신료를 첨가하여 만든 달콤한 음료이다.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는 것과 알코올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것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다. Snaps와 다른 점은 Glögg의 경우, 오로지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구할 수 있고, 이때만 북유럽인들은 꼭 챙겨 마신다. 또한  60-70° C 정도로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는 특징이 있다. 영국과 독일에서도 즐겨 마시지만, 북유럽인들이 크리스마스 때마다 아주 좋아하는 한 잔의 즐거움이다. 계피, 생강 등의 매운맛과 건포도, 아몬드 등을 살짝 곁들이는 맛이 북유럽 Glögg의 매력적인 맛이다. 대부분 손잡이가 있는 머그잔에 준비한다.

함께 하는 음식

유럽의 음식과 음료에는 서로 궁합이 맞아 오랜 역사 속에 꼭 함께 따라다니는 단짝 같은 조합이 있다. Snaps의 단짝은 스웨덴어로 “Strömming(스트뢰밍)”, 영어로 Herring, 한국말로 청어이다. 북유럽에서 많이 나는 청어는 아주 신선하고 맛이 좋다. 고기부터 알까지 다양한 절임 방법으로 북유럽인들은 매우 즐겨 먹는다. 북유럽 지역에서 유독 Pickle(절임, 장아찌) 형태의 요리 기법을 많이 보게 되는데, 아주 옛날 바이킹 시대부터의 전통이다. 뱃사람이었던 이들은 수확한 많은 양의 생선들의 오랜 저장과 운반을 위해서, 그리고 신선한 맛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훌륭한 Pickle의 방식을 이용하였던 것이다. 식초와 설탕, 소금을 이용한 절임 방법에 양파와 콘 페퍼, 월계수 잎 등으로 맛을 내는 방식이 기본이다. 하지만, 링고 베리, 쉐리, 머스터드, 크림, Dill 등의 다양한 맛의 청어 절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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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신선한 바다의 맛, 청어 절임을 더욱 맛있게 먹는 북유럽인들의 접대 방법이 있다. 내가 북유럽 와서 감동한 전식 메뉴 중의 하나이다. 접대하는 형식을 서양식으로 말하면 “Canapé(카나페)”라고 부를 수 있으며,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식사 전에 꼭 먹는 코스이다. 여러 가지 절인 Strömming(청어, 북유럽에서 Sill이라고 한다.)을 북유럽 특유의 얇고 바삭한 빵, Tunnbröd(영어로 Thin Bread), 그리고 치즈와 함께 곁들인다. 특히, 북유럽의 맛있는 식재료 중 하나인 감자를 삶아 꼭 같이 옆에 곁들이는 게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삶은 계란과 Sour Cream이 함께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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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와인, Glögg에는 Strömming이 함께 하지 않는다. 따뜻한 한 잔의 Glögg에, 스웨덴에서는 크리스마스 과자 Ginger Bread 나 Lucia’s Bread로 불리는 금색의 Lussekatt를, 덴마크에서는 동그란 모양의 덴마크 팬케이크로 알려진 Æbleskiver을, 노르웨이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 Riskrem(Rice Pudding)를 곁들여 함께 마신다. 또는 북유럽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정찬, Julbord에 함께 곁들여져서, 크리스마스이브의 식사를 더욱 따뜻하고 달콤한 분위기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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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건배’

즐거운 만찬 모임에 놓인 한 잔의 달콤한 술과 음료, 세계의 모든 이들은 “건배!”를 외치며 만남을 기뻐하게 된다. 건배하는 문화도 각 나라와 지역마다의 특색을 가지는데, 다른 지역에 적응하며 살아갈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예절 중에 하나이다. 특히, 오랜 역사의 유럽에서는 식사예절에 대한 자연스러운 교육과 지식이 스며드는 분위기이다. 북유럽의 “건배”라고 말하는 용어는 “Skål“이다. 바이킹 역사부터 이어진 말이라도 하는데, Good Health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하며, 발음은 “스콜”이라고 한다.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반드시 건배 시작의 선창은 그 모임을 주최한 사람, 즉, Host (호스트)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Host가 잔을 들기 전에는 먼저 잔을 들어서도 마셔서도 안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서로의 눈을 꼭 마주쳐야 하는 매너이다. Eye Contact을 북유럽인들은 건배 중에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은 그룹일 경우는 모든 사람과 눈을 한 번씩 마주쳐야 하며, 결혼식 피로연같이 큰 그룹일 경우는 양옆의 사람과 시선을 한 번씩 마주치고 난 후 마신다. 서로 서로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Skål“의 선창이 있으면 모두 함께 따라 외치고, 눈을 마주치고, 가볍게 한 모금씩 마신 후, 잔을 내려 놓기 전에 다시 한번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식사 중에 건배를 원하는 Announcement가 있으면 먹던 식기도구를 조용히 내려놓고 모두 함께 응해 준다. 미국과 달리 식사 중에 크게 떠들거나 자리를 떠났다가 앉았다 하는 것은 매우 실례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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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차이는 만남과 그 기쁨을 나누는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모르면 당황스럽고 낯설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점 또한 넓은 세상을 알아가고 더 많은 세상 사람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라고 느낀다.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모습에서 세상 어느 누구도 문화의 차이를 떠나 서로 마음을 나누는 교류를 더 소중히 느껴질 것이다. 일 년 내내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사람들을 한 사람씩 생각하는 이맘 때에, 마음만이 아니라 조금씩 시간을 내서 서로 만나는 소중한 추억이 더 아름다울 것 같은 연말이다. 한국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나누던 소주 한 잔, 따뜻한 미국 서부에서 친구와 나누던 시원한 맥주와 칵테일 한 잔, 그리고 북유럽에서 추운 겨울날 친구와 나누는 Snaps 한 잔, 모두 모두 아름다운 세상 모습이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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