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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웨덴 학교의 Field Trip (Friluftsdag, 현장학습)

겨울이 길고 추운 북유럽에서는 학교생활이 실내로 제한될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학교는 미국과 비교해도 더욱 활발히 학교 밖의 공기를 쐬고 학과목 이외의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거의 매주 있는 도서관, 주변 공원 나들이뿐 아니라 더 먼 거리에 도시락을 싸서 가는 즐거운 나들이도 많다. 그룹을 지어 학교 선생님을 따라 움직이는 스웨덴 학생들을 모습을 동네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눈에 잘 보이는 야광조끼에 서로 줄로 묶은 조그만 유아 그룹부터 운동장비 둘러메고 우르르 버스 타는 고학년 학생들, 움직임이 불편해 보이지만 선생님과 나들이가 즐거워 신나하는 장애 학생들까지 아이들의 소풍과 견학은 계절, 장소와 관계없이 스웨덴의 흔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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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없고 늘 태양이 눈부신 미국 남가주만 해도 학교 밖을 나서는 일은 큰 행사였다. 인구증가로 내가 거주했던 오렌지 카운티의 한 도시도 학년당 학생 수가 백 명은 훌쩍 넘으니 한 학년이 단체로 이동하는 Field Trip (학교를 벗어난 현장체험학습)은 조심스럽고 그에 대한 안내와 주의사항도 철저했다. 함께 참가해줄 부모의 참여 봉사도 필요했고, 아이들의 복장, 소지품에 대한 주의도 필요했다. 항상 시 교육청에 부모의 동의서를 미리 서명해서 제출해야 내 아이는 참가할 수 있다. 대부분 개인적 지참물은 허락되지 않으며, 도시락은 먹고 바로 그 자리에서 버릴 수 있는 용기, 즉 미국에서 말하는 Lunch Bag (샌드위치 사이즈의 갈색 종이봉투)에 일회용품으로 준비하여 학생 이름과 담임 선생님을 표기한다. 일회용 생수 한병도 이름을 써서 제출한다. 모두 학급별로 모아 선생님이 관리하고 점심시간에 나눠주는 시스템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도시락을 나눠 먹으면 안된다. 서양인들에게는 다양한 음식 알레르기가 많아서 아이들 교육에 주의해야 하는 한 부분이다. 프로그램은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여러 내용이 늘 준비되어 아이는 항상 즐거워했다.

북유럽에 오니 아이의 Field Day (스웨덴어로 Friluftsdag)은 미국에 비해 준비는 복잡하지 않았다. 부모 동의서나 복잡한 주의사항보다는 학교의 지속적인 통신문으로 숙지하는 정도이다. 짧은 거리지만 자주 교문 밖을 나서다 보니 좀 더 긴 거리와 긴 시간이 필요한 프로그램도 큰 차이는 없는듯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이다. 학교 단체 탑승은 선생님 인솔하에 무료이다. 내가 버스를 탈 때도 이동하는 학교 단체를 많이 만나는데, 이동하는 한 학년의 규모가 작다 보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의 학교도 한 학년당 학급은 하나, 학급당 인원도 25명 선이니 담임과 보조 선생님 두 분과 함께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조건이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부모의 걱정도 덜게 된다. 사실 미국에서는 이동하는 노란 School Bus에 좌석벨트라도 잘하고 갈까 걱정이 되었던 이유도 어찌 보면 선생님들이 맡은 아이들과 전체 학년 그룹이 너무 크다는 조건 때문인 것 같다. 또 다른 점은 도시락을 각자 개인 가방에 준비하고 지참하며 일회용기는 되도록 쓰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다. 단 과자나 캔디 그리고 주스나 탄산음료의 지참을 금지하는 것, 서로 친구의 음식을 나눠먹지 않는 모습은 미국과 같아서 쉽게 주의사항이 이해되었지만, 일회용기가 아닌 개인별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은 새로왔다. 부모의 봉사나 도움도 요구하지 않으며 다만 부모가 함께 가고 싶다면 선생님과 의논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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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나를 제일 당황하게 만든 것은 미국에서 있었던 Rain Check (우천 시 취소/연기)가 웬만한 기후조건에는 없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눈발이 날리거나 비가 내려도 아이들은 밖으로 나간다. 지난번 시내 견학이 예정된 날의 일기예보가 안 좋아서 선생님께 걱정스럽게 물었더니… 선생님은 취소라는 언급 없이 조금 걱정인데 날씨 좋아지길 같이 희망해 보자는 대답을 주었다. 그날 오락가락하는 비바람 속에 아이들은 씩씩하고 즐겁게 갔다 왔다. 비 오는 날 우산 쓰는 사람들도 보기 힘들 정도로 스웨덴 사람들은 날씨를 이유로 아이들의 외출을 제한하지 않는다. 유모차에도 비닐 장막을 뒤집어 씌우고 엄마는 아이와 어떤 기후에도 부담 없이 외출한다. “안 좋은 날씨란 없다. 다만 안 좋은 옷차림이 있다.”라는 스웨덴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고 하니, 진정으로 어릴 적부터 북유럽 사람들은 자연과 동화되어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지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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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으로 소풍과 견학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로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갖게 한다. 철저한 준비와 관리를 보여준 미국의 Field Trip이 인상적이었다면, 북유럽의 Friluftsdag은 자주 마련되는 일상적인 모든 아이들의 모습이며, 그런 만큼 평범하고 차분하게 느껴진다. 특별한 날씨나 거리의 조건, 준비된 차량과 보충 인력도 없으며, 큰 규모로 움직이며 학교를 떠들썩하게 하지도 않는다. 가까운 동네 숲 속부터 스톡홀름 시내의 박물관까지 어디든 함께 이동하는 모습은 모든 학교가 같은 교육 시스템과 조건에서 진행하고 있다.

어디든 학교이외의 바깥세상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경험을 딸아이는 학교생활에서 가장 좋아한다. 어릴 적 소풍 전날 잠 못 이루던 옛 기억을 떠올리니 더욱 그런 내 아이의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어디로 내보기조차 두려워하는 세상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공부도 제일 많이 하는 한국 아이들에게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작은 규모라도, 가까운 거리라도 교실을 벗어나 친구들과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추억을 쌓아가는 기쁨은 반드시 지켜주어야 하는 학교교육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꽃을 보러 숲을 가고, 새를 공부하러 자연학습장을 가고, 음악선생님들의 연주를 들으러 공연장을 가는 딸아이의 자유로운 학교 공부가 더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어 간다는 믿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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