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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웨덴, 새로운 비디오 게임 왕국이 되다.

중년 아줌마인 내게 게임 세상은 낯설다. 스마트폰의 작은 글자도 읽느라 쩔쩔매기 시작하는 나이에 그리 많은 어플도 저장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미 스마트폰의 중독자가 되었는지, 손안에서 놓지 못하는 불안한 증세가 생겼다. 틈틈이 손안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때는 과거 오락실의 추억도 떠오르는 게임이 소소한 재미가 된다. 요즘 내가 유일하게 시간 보내는 게임이 딱 하나 있는데, 사실 큰 딸이 추천해서 받아 주었다. 아이들은 나보다 게임 도사다. 태블릿 컴퓨터를 가지고 하는 게임들은 종횡무진이다. 오히려 시간 정해 놓고 철저히 조절을 시키느라 요즘은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그만큼 하루에도 엄청난 내용의 게임들이 새로 쏟아져 나온다. 보기에도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구성과 디자인이 사람을 빠지게 한다.

그렇게 수많은 게임들도 드라마나 영화처럼 뜨거운 인기몰이가 있다. 이유를 알고 보니 요즘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친구 여럿이 함께 한 게임에 뛰어 들어가 같이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인기가 오르면 다단계 구조처럼 게임을 하는 사용자의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 있을 때부터 게임을 모르는 엄마들과 몇 가지 게임은 “도대체 그게 무슨 게임이냐” 하면서 토론을 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Minecraft (마인크래프트) 란 게임이었다. 재작년 아이 학교의 핼러윈 행사 때 남자 애들이 온통 종이 상자 하나씩 머리에 쓰고 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부모들까지 알 정도의 게임이 스웨덴에 오니 버스나 지하철마다 스마트폰으로 Minecraft의 집 짓는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세계적인 인기에 놀라워했는데, 동시에 Minecraft가 스웨덴 게임 업체인 Mojang의 제품 임에 또 한번 놀랐다. 그뿐이 아니었다. 내가 유일하게 스마트폰 안에서 즐기는 게임인 Candy Crush Saga도 스웨덴 회사 King의 히트작이다. 이 밖에도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EA DICE, Paradox, Avalanche 등 수 없이 많은 게임 개발 업체가 스웨덴 태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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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웨덴에 익히 알고 있던 복지나 가구 디자인, 인테리어 이외의 생각지 못 했던 분야에서 숨어있던 ‘출생의 비밀’을 또 한번 발견하고 놀란 기분이다. 딸아이에게도 “네가 좋아하는 Minecraft 만든 아저씨들이 스톡홀름에 있는 거 알아?” 했더니 깜짝 놀란다. 게임이라 하면 미국 아니면 일본 등의 다른 전통적 강국을 모두가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스웨덴 게임 산업의 성장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플레이 스테이션, Wii 등의 전문 비디오 게임 시스템이 하락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등장과 함께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소위 인디 게임이 크게 떠오르면서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중소 게임업체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전통적으로 편견과 조건 없는 평등한 사회 분위기의 스웨덴에서 이런 작은 규모로 시작하는 게임 업체들은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고 편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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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사이에 스웨덴 게임 개발 분야는 400%에 달하는 엄청난 성장을 보이며, 스웨덴 경제 혁신의 큰 한몫을 차지하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거의 모두가 개인이나 몇몇 소수의 그룹에서 소자본만을 가지고 아이디어 하나로 엄청난 이익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스웨덴 게임 회사 King의 개발자로 일하던 Markus Persson는 혼자서 Minecraft를 개발하다가 2010년 절친, Jakob Porsér와 스톡홀름 남쪽에 Mojang 이란 회사를 설립한다. 현재는 29명 정도 규모의 회사가 된 Mojang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2012년 3월까지 8천만 불이었다. 아마 현재는 1억 불을 거뜬히 넘겼을 것이다. 현재까지 Minecraft가 전 세계에서 최고 판매의 어플을 기록하며 Mojang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젊은 팀원들은 스톡홀름 남쪽의 자유로운 사무실에서 개발에 여념이 없다. Minecraft만이 스웨덴 게임의 성장을 대표하지 않는다. 예전 비디오 게임 스타일의 Pinball 게임을 히트시키며 나타난 DICE도 Battlefield 시리즈를 연속 히트시키며, 2004년에는 비디오 게임의 전설이었던 EA를 인수하고, 스웨덴 최대의 게임 업체가 되었다. 또한 Facebook Social Game의 최고 히트작인 Candy Crush Saga를 개발한 King 또한 스웨덴을 대표하는 게임 업체이다. 이 밖에도 전 세계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스웨덴 게임 업체들은 다음과 같이 많다.

Amuze

Atod

Avalanche Studios

Daydream Software

EA DICE

Frictional Games

Ghost Games

GRIN

Illuminate Labs

Illwinter Game Design

Iridon Interactive

Jadestone Group

King[citation needed]

Legendo Entertainment

MachineGames

Massive Entertainment

MindArk

Mojang

Mythicscape

Paradox Interactive

Power Challenge AB

SimBin Studios

Southend Interactive

Starbreeze Studios

Star Vault

Tarsier Studios

Unique Development Studios

모두들 왜 스웨덴이 게임 산업의 고속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에 궁금해한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성공한 업체들의 스토리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우선 게임 산업의 환경이 바뀌면서, 예전의 웅장한 스케일의 복잡한 영웅 스토리 구성보다 스웨덴식의 단순하고 부담 없는 게임 구성과 스토리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낀다. Minecraft의 경우 레고를 가지고 노는 것 같은 단순한 블록 놀이에서 시작된 발상이다. 복잡한 스토리 구성에는 약하지만,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가 뛰어난 스웨덴 사람들의 사고가, 네트워크를 통해 여럿이 묶이는 ‘소셜’이란 요즘 게임 추세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항상 이곳에서 느껴왔던 나 혼자보다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함께 생각하는 북유럽식 사고가 묻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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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식 교육, 사고, 환경은 여러 가지 다른 측면에서도 게임 산업을 키우는 힘이 되고 있다. 우선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교육 환경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인터넷과 컴퓨터가 골고루 갖춰진 환경에 있게 하였으며, 특히 공학은 전통적으로 뿌리가 깊은 나라이다. 1990년대에는 스웨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컴퓨터 보급에 힘쓰기도 하였다, 그 결과 컴퓨터를 쉽고 친근하게 다루는 아이들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Minecraft의 창시자, Markus Persson의 경우 이미 만 8살 때 직접 코딩하여 첫 창작 비디오 게임을 개발했다.

교육 혜택을 중요시 여기지만, 학력이나 여러 개인의 조건에 따라 차별하지 않으며, 다양한 전문 분야를 중시하고, 평등하게 기회를 얻고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소자본을 가지고도 아이디어만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인디 게임 산업을 위해 준비된 환경이라 볼 수 있다. 이미 성공을 발판으로 커가고 있는 현재의 스웨덴 게임 업체들도 북유럽식 경영방식으로 더 큰 경쟁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상하 조직이 아닌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누구라도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말할 수 있고 실현해 볼 수 있는 환경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환경에 필요한 다른 요소들도 스웨덴은 갖추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LAN Party (하나의 랜 네트워크로 모두 연결하여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기는 큰 축제)인 Dreamhack의 본부도 스웨덴이다. 어디서나 좋은 조건의 통신망을 전국적으로 갖추고 있는 나라이다. 게임 산업에 대한 사회의 자발적인 참여와 활동도 많다. Swedish Games Industry에서는 2000년부터 매년 Swedish Game Awards를 개최하여 새로운 게임 아이디어를 계속 찾아내고 지원한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은 세계적인 히트작들의 출발이 되었다. 이 밖에도 많은 단체에서 잡지, 정보 공유, 아이디어 모집 등 여러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게임 개발자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게임과 인터랙티브 분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육성하는 대학도 많다. 그곳에서 배출된 인력들로 스웨덴이 세계 게임 개발의 Hub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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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사람들이 짐작하는 이유가 있다. 길고 어둡고 추운 북유럽의 겨울이 게임 개발자들에게 큰 시너지가 된다고 한다. 스웨덴의 대부분 게임 업체들이 겨울 시즌 동안 제일 효과적으로 제품 개발에 몰두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첫 히트작을 탄생시킨 스토리에도 대부분 겨울 동안 몰입했던 열정이 있었다. 미 플로리다에서 온 Mojang의 일원인 Lydia Winters도, 모두들 플로리다의 좋은 날씨가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하지만, 북유럽의 겨울이 오히려 스웨덴 사람들의 창작력을 끌어올린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눈부신 미국 남가주에서 스웨덴으로 올 때 내 마음도, 나를 배웅하던 사람들도 모두 북유럽의 겨울을 걱정했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날씨로 인해 오히려 북유럽인들이 순응하며 얻어낸 값진 결과들이 훨씬 더 많음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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