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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웨덴의 선택, 인종 화합 정책은 끝나는가

일요일, 스톡홀름에서 투표하는 사람들.  Photo by Hanna Franzen / AP

 

미국을 여행해본 경험이 있다면, 슬럼이란 단어를 기억할 것이다.  과거 도시의 극빈자들이 모여들어 살던 지역으로 낙후되고 사람들이 가기 꺼리는 지역을 말한다.  불리는 이름은 다르지만 미국에는 이런 지역이 각 도시마다 존재한다.  지금은 좀 나아진 뉴욕의 브롱스, 시카고의 시카고 리버로 나뉘는 남쪽 지역, LA의 남쪽 센트럴 지역, 필라델피아와 디트로이트의 일부 지역 등이다.  그러고 보면 미국 내 어느 도시나 낙후되고 위험한 지역은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요즘에는 캐나다의 도시들도 위험한 지역이 생기고 있고, 중남미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슬럼을 한두 개씩 끼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민 국가인 미국에서 이런 낙후된 지역을 보는 시각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민자나 범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이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 지역의 위험성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나도 늦은 시간 고속도로 공사의 이유로 우회 도로를 이용해야 할 일이 있었을 때에도 모든 차들이 그룹을 지어 신호도 무시하고 내달렸던 기억이 있으며, 통과해 지나가 달라는 말에도 택시기사는 우회 도로를 권한 경험이 많이 있다.  미국의 인종 정책은 눈에 보이는 Integration, 화합 정책과 눈에 안 보이는 Segregation, 분리 정책으로 나뉜다.  미국 대도시의 부유층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눈에 안 보이는 담장이 있으며, 이 담장 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성공의 한 잣대다.  물론 사회적으로 이들 빈민 지역의 범죄율이나 사회적 문제를 전체 도시의 문제로 연결할 수 없다는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그런데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들은 이들 지역민을 정치적 도구로 쓰는데 익숙하고 또 상당히 효과적이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북유럽 스웨덴은 대표적인 Integration, 화합 정책 운용 국가다.  스웨덴 사회 시스템이 사회주의적인 성격이 있어서 그랬겠지만, 비록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스웨덴 문화에서 차별이란 참 찾기 힘든 단어였다.  아무리 좋은 부촌에서도 저소득층용 임대 주택을 지어야 하는 규정이 있고, 그렇기에 스웨덴에 정착한 난민들을 위한 주택 임대에서도 각 지역에 균등하게 살도록 조치를 했었다.  국경도시의 일부나 슬럼지역을 제외하곤 범죄의 뉴스가 참 없는 곳이 스웨덴이다.  어느 마을에 바람에 쓰러진 간판이 뉴스로 나올 정도로 한가한 문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경부터 이어져 온 스웨덴의 난민 포용 정책에 스웨덴 사람들은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스웨덴 식으로 교묘하게 짜 맞춘 듯 정치판을 구성했다.

지난 일요일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 Social Democrat, 사회 민주당과 Green party, 녹색당, Left Party, 좌파 연합과의 득표는 40.6%에 그쳤다.  우파인 Moderates, 중도당, Christian Democrats, 기독 민주당, Centre party, 중앙당, Liberals, 진보당은 40.3%로 좌우 정당 모두 거의 같은 비율로 득표했다.  반면 극우 정당인 Sweden Democrats, 스웨덴 민주당은 17.8%로 12.9%였던 4년 전 선거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로써 총 349석의 국회 의석 중 여당연합에서 144석을, 야당인 우파연합에서 142석을 차지했으며, 민주당에서 63석을 차지하여, 그야말로 캐스팅 보트를 위한 최선의 구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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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요테베리에서 열린 스웨덴 민주당 대표 Jimmie Åkesson의 유세 현장.  Photo by Nora Lorek / For The Washington Post

 

사회 민주당의 Stefan Löfven, 스테판 뢰프벤 총리는 다른 연합들이 민주당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이민과 다른 정책들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민주당의 대표 Jimmie Åkesson, 지미 오케손은 “우리의 목표인 20%에 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당이 승리한 것은 확실하다.”라고 말하며 우파연합을 향해 의견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오케손은 스웨덴의 이민 정책 철폐와 유럽연합의 탈퇴를 주장하며 전국을 돈 유세 연설에서 스웨덴 모델이 이민 정책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에게 동조를 보내지 않는다면 또 다른 4년을 현 정부에게 맞기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폈다.

나는 오케손의 주장을 100%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스웨덴에서 대규모의 난민 유입이 시작된 2015년 16만 8천 명이 입국했지만, 그 이듬해의 스웨덴 살인범죄 집계를 보면 110명으로 지난 10년에 비해 약 3명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스톡홀름의 시민들은 자신들의 도시에서 차량이 방화되는 것을 TV로 보기 원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사회적 낙오자가 그 사회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넓게 보면 북유럽에서 일반적인 평등교육과 낙오자를 없애는 교육 이념은 어찌 보면 미래의 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것과 같다.  분리 정책을 통해 낙오자를 선별하고, 지역으로 구분하여 안전한 지역에 치안을 우선 확립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보일 수는 있어도, 미래를 보면 그런 정책들이 더 큰 사회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스웨덴은 화합 정책으로 인종과 문화를 스웨덴에서 다시 융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사회문제에는 이민자, 특히 적응을 못한 난민 출신들의 뉴스가 끊이지 않았으며, 시민들은 스톡홀름 차량 돌진 사고와 여러 성폭행 사건, 살인, 방화, 대규모 집회 등으로 스웨덴 전통 사회 가치를 부정하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난민 수용 초기에 보여준 스웨덴 사회로부터의 환대, 지원, 인내에 대한 대답을 자신들의 문화를 부정하는 범죄로 받은 것에 대해 일부 스웨덴 국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혼란을 아주 잘 이용하는 집단은 정치권이다.  미국이 실업률과 경제 발전 둔화에 시달릴 때 이민자들을 향해 화살을 돌린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시각이다.

미국은 주변국 멕시코를 향해 불법을 일삼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국경선에 대규모 장벽을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그 자금도 멕시코가 부담하도록 하는 극우성 정책을 폈다.  아울러 북미 무역 협정, 태평양 무역 협정 등을 모두 파기할 수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을 향한 무차별적 관세 압박으로 미국 내 생산을 늘이고 그로 인해 실업률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국내의 문제를 가만히 놔두고 아주 소수의 해외를 향해 비난과 화살을 돌린 전략적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 정치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의 유권자들은 오히려 찬동을 보였고, 극우로의 움직임마저 나타났다.  우선 큰 물결을 돌리고 자세한 것을 잡겠다는 빅픽쳐였는지는 몰라도, 트럼프의 세계 경영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듯 지난 잘못에 대해 약한 집단을 타깃으로 삼아 돌파하려는 전략이 이번 스웨덴 총선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나 유럽 각국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우파 선회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이것에 빌미를 준 것은 기존의 문화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의견을 편 일부에 있다.  멕시코 정부는 그동안 미국을 향하는 불법 이민자를 알면서도 자국에 큰 수입이 된다는 이유로 묵인했으며, 세계는 그동안 최대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미국을 시장의 하나쯤으로 여기는 수출입 불평등을 당연시해왔다.  이는 상대가 호의를 보일 때 나 또한 상대를 생각해 주어야 하는 평등의 마음을 저버린 것이다.  스웨덴에서 그동안 난민들의 골치 아픈 뉴스들을 볼 때마다 인내하고 참아온 일부 스웨덴 국민들은 지금까지 오래 참았다는 반응이다.  다른 문화 속에서 상대에 대한 호의나 배려가 최소한의 예의임을 모르고 있다면, 그건 마치 길거리의 강도와 다를 것이 없다.  일반적인 스웨덴의 시민 반응은 “이번엔 좀 심했다”, “설마 극우 정당인 민주당이 승리할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선거는 정당하고 공정하다.  아무리 결과에 놀라는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앞으로 4년간 스웨덴 국회는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질적으로 스웨덴의 국회 내에서 또 어떤 움직임이 나타나고 국민들의 의식이 바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총선으로 이민 정책의 보수화는 막을 수 없을듯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스웨덴 사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난민을 상대로 한 정책에 한해서다.  오히려 합법적 취업, 사업 등의 발전 가능한 계획들은 속도를 더욱 낼 수 있을 것 같다.

 

by Luke

 

참고

The Washington Post
Swedes give boost to far-right anti-immigration party, even as it falls short of goals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europe/swedes-give-boost-to-far-right-anti-immigration-party-even-as-it-falls-short-of-goals/2018/09/09/ec14c7d0-b2d3-11e8-8b53-50116768e499_story.html?utm_term=.0796bc7fdea4

In liberal Sweden, a party with neo-Nazi origins could become one of the country’s biggest after Sunday’s elections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europe/in-liberal-sweden-a-far-right-party-with-neo-nazi-origins-could-become-the-countrys-biggest-after-sundays-election/2018/09/06/7f188434-ab97-11e8-9a7d-cd30504ff902_story.html?utm_term=.db224261652b

REUTERS
Sweden Liberals seek Alliance government, won’t work with nationalists
https://uk.reuters.com/article/uk-sweden-election-liberals/sweden-liberals-seek-alliance-government-wont-work-with-nationalists-idUKKCN1LP0TS

Swedish centre-left in slim lead, Sweden Dems gain
https://uk.reuters.com/article/uk-sweden-election-early-results/swedish-centre-left-in-slim-lead-sweden-dems-gain-idUKKCN1LP0S8

The Local se
Sweden has let the immigration issue hijack the political agenda
https://www.thelocal.se/20180907/the-swedish-establishment-has-allowed-the-political-agenda-to-be-hijacked-by-the-immigration-issue

euronews
Malmo on the front line of Sweden’s election
http://www.euronews.com/2018/09/06/malmo-on-the-front-line-of-sweden-s-election

Aftonbladet
Åkesson: Muslimerna är vårt största utländska hot
https://www.aftonbladet.se/debatt/a/VRx8zd/akesson-muslimerna-ar-vart-storsta-utlandska-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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