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Edu & Society / 사회 / 북유럽 문화와 투명성의 관계, 그리고 개인의 삶

북유럽 문화와 투명성의 관계, 그리고 개인의 삶

Photo by VisitDenmark.dk

북유럽에는 와우~하는 탄성을 내지르게 되는 부러운 점들이 참 많다.  쉽게 눈에 띄는 디자인이나 자연도 그렇지만, 한국 사람들이 동경하는 것들 중 하나는 그들의 사회적 시스템일 것이다.  북유럽 복지라고 흔히 부르는 여러 가지 복지정책이 그중에 꼽힌다.  교육, 의료, 연금, 생활 보장 등에 쓰이는 복지 정책들은 물론 세금을 바탕으로 한다.  적어도 수년에서 길면 평생 동안 수입의 반에 육박하는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하고 얻는 것들이다.  그 세금들에 관해 불만과 의심 없이 전 국민이 따르는 것도 신통하고, 그동안 그 무지막지한 세금을 낭비 없이 잘 사용한 것도 놀랄 일이다.  한국의 눈으로 보면 그렇다.  그 이유는 북유럽의 국민들이 세금과 운영주체인 정부에 보내는 신뢰가 있고, 그 신뢰에 보답하듯 투명한 정부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가 있기에 가능하다.  투명성이란 내용이 다 보이도록 공개하는 일이며, 그 판단은 보는 사람이 한다.

여기서 북유럽 국가들의 투명성 지수 같은 것들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일 정도로, 북유럽 5개국은 투명하다.  정부의 정책과 자금 운용 내역은 물론이고, 공무원들의 출장비도 알 수 있다.  국회의원들이 출장비를 절약하기 위해 야간열차나 저가 비행기를 이용한 흔적들과 길거리에서 아침으로 먹은 크루아상과 커피값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북유럽의 영자 신문 더 로칼에 실린 북유럽 세금정책에 관한 기사를 보면 투명성과 그로 인한 신뢰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오늘의 북유럽의 풍요를 만든 것은 세금정책과 사람들의 신뢰라고 단정한다.  정부와 세금정책이 투명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은 신뢰를 갖는다.  이 이야기는 정치가나 공무원의 투명성에 관해서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기업과 사회 전반에 걸친 투명성이 당연시되고 자신들의 수익이나 영향력보다, 사회와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정당한 방법으로 성장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전통, 사업 초기의 마음가짐, 사명감으로 길을 걷고 있는가에 더 비중을 둔다.  한마디로 북유럽 전체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힘은 투명성과 그에 따른 신뢰의 힘이다.  그것도 약 100여 년이 지나도록 말이다.

나는 한국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무척 모순된 사고를 발견하곤 한다.  정부 같은 조직과 사람들과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불신이 자리 잡은 여러 가지 사고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일에 계약을 우선하고, 그 계약을 보증하며 법의 힘을 빌려 매사 일처리를 하는 미국식도 아니다.  각박하고 사람 사는 냄새 없으니 적당히 하자고 하다가도 막상 상대는 못 믿는 눈치다.  상대가 다른 상대를 신뢰하는가의 문제는 그 당사자들이 알고 있다.  “너부터 날 믿어라”  “정부가 먼저 국민을 믿고…”  이 문제는 누가 먼저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쿨하게 자신을 내어놓는 유치원생들의 대화가 더욱 멋져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 한국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 그리고 작게는 사회와 가정의 걱정들은 투명성이란 단어로 거의 모두 해결된다.  사랑을 못한 사람은 어떻게 상대를 사랑하는지 서투르다.  그저 관심을 갖고 매시간 떨어져 있지 않는 것을 사랑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자라고 성숙해지면서 다른 사람을 믿는 교육이 없던 사람들은 남을 믿지 못한다.  그렇다고 뭐 크게 잃어버릴 것도 없으면서 매사에 눈치 보고 힘 겨루고 능청스럽게 빠져나가는 요령을 답습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투명해지는 것, 국회 그리고 기업이 사리사욕에 얽매이지 않고 투명한 마음을 갖는 것은 멀리 있지 않다.  그 조직을 이루는 개인이 바뀌는 것이다.  투명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묻는다면 솔직해지면 된다.  말에 어떤 농간이나 속임수도 없이 솔직한 대화를 하면 된다.

행복하게도 아직 나는 노부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부 나이 많은 친척들도 있다.  내 가족이지만 나는 부부간에, 형제간에, 심지어 자식과 부모 간에도 솔직한 대화를 하는 일상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아마 다른 가정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거나 모르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가까운 부부간에도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루를 이야기해본 적이 있는가.  비평하고 험담으로 화풀이를 하는 대화가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부부간에 또는 형제간에 언제 이야기해 보았는가.  생각해보면 자신의 솔직함에는 순수함이 묻어난다.  그것으로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사업상의 기밀이 누설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솔직함은 더 이상 해선 안되는 것인가.  여기서의 솔직함이란 안 해야 할 이야기를 다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할 소리를 하라는 소리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닌 것 같이 빙빙 돌려 상대를 현혹 시키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열라는 소리다.  그 이야기를 오해하는 상대는 불행히도 독자들의 상대로서 가치가 없다.

한국식의 사고를, 그 대화를 북유럽에서 이어보라.  두 번의 기회는 다시없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믿음 없이 어떤 관계도 지속되지 않는다.  나는 오늘날의 커다란 비리나 모순의 문제들은 모두 자초한 일이라 생각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닐뿐더러 모두 우리들의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좀 있다면 아주 천천히, 지난 사건 사고를 투명성과 신뢰의 관계에서 바라보면 절대 문제가 일어날 수 없는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은 정부와 기업, 국회의 상상도 안되는 비리를 보면서 참담하고 눈물이 날 정도의 측은함을 느꼈다.  그것들의 끝이 너무나 확연한데도 앞으로 달려가는 불나방들 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험으로 이미 그 끝을 수없이 보았고 또 잊어버렸다.  내가 아니기에 나는 관계된 것이 없다는 “사이다”를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럴까.  우리는 그 자리, 그 상황에 없었기에 다행히 끝을 맞지 않았을 뿐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마음 한편에서 부러워할 수도 있다.

하루하루 스치는 사람들은 모두 장사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마저 경계하며 의심해야 하는가.  가족마저 의심하고 솔직해지지 못하는 환경에서 무슨 교육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다시 생각하지만, 한국은 너무 빨리 달려왔다.  눈에 띄는 모든 사람은 경쟁자로 보일 만큼 큰 것을 잃었다.  투명성과 그것을 실천하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문화는 모두 선진국이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랭크된 지표에 의하면 개발국들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투명하게 신뢰를 주는 곳보다 서로 의심하며 경계를 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니.  경계하고 불신한 만큼 더 좋은 대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사회적 신뢰의 힘은 무섭다.  계약서 한 장 필요치 않는 북유럽의 구두 계약이 얼마나 편리하고 시간과 노력을 단축시키는지 모른다.  정책 대결에서, 기업의 협업에서, 조직 간의 대화에서 신뢰가 바탕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상상할 수도 없다.  북유럽은 항상 부러운 나라이다.  배울 점이 많고 왜 그런지 알고 나면 다시 고개가 숙여지는 적이 많다.  그들의 멋진 디자인이나 자연, 산업 등을 떠나서 솔직한 문화적 가치는 참 부럽고 또 부러운 가치이다.  알고 보면 너무나 쉬운 가치인데, 그 솔직함이란 단어가 아직 한국에서는 멀다.  그 솔직함이 투명하고 깨끗한 시스템을 이룰 때 독자들이 고민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결된다.  누구나 아는 솔직함이란 것이 참 힘든 일인가 다시 느낀다.

 

by Luke

 

You may also like
부정부패한 북유럽 사회
덴마크 : 스웨덴 = 대한민국 : ?
정상과 비정상의 사회
북유럽의 눈으로 본 남북한의 갈등과 통일 방안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