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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디자인과 예술 이야기 프로젝트, 에필로그

Photo by Kim Wyon / VisitDenmark.dk

목차며 프롤로그를 올렸을 때가 작년 11월이었으니 벌써 9개월이 지났다.  출판사의 출판 계획이 꽉 차있었던 터라 일부러 나에게 시간을 오래 주었는데, 이것은 결국 더 오랜 시간 글을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것저것 쓸데없는 일들을 하며 몇 달을 보내고, 메모지를 꽉 채운 자료를 바탕으로 어깨에 자신감이 붙었다.  술술 써질 것 같았던 마음은 번번이 만나는 나의 무지 앞에 꼬리를 내리는 바둑이가 돼야 했다.  상황이나 사람에 의한 사건들은 겉으로 단순해 보여도 꽤 깊이있는 속 마음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툭 떨어진 것 같아도 수많은 고민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들과 연결되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곤 한다.  나는 이 사고의 Layer, 겹의 단면을 보고 싶었다.  그들의 역사를 알고 그 시대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사고를 같이 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주 작은 단편의 모습도 때론 상당한 시간을 요구했다.  내 짧은 사고도 시간을 늘어뜨린 요인 중 하나다.  많이 행복했고 많이 공부했다.  그리고 많은 상상의 여행을 했다.  그 여행에 모두 초대하고 싶다.

 

에필로그, Epilogue

북유럽의 예술과 디자인에 대해 다시 공부하면서 약 세 계절 전의 호기에 찬 내 모습이 떠오른다.  반평생을 다양한 디자인을 했다고 생각했고, 강의며 북유럽 커뮤니티 노르딕후스의 모임을 통해서도 줄곧 이야기하던 익숙함이 있었다.  또 북유럽에서 살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여러 경험들을 맘대로 떠들 수 있겠구나라고 오히려 자만했다.  호기심 많은 성격 탓에 북유럽에서 살면서 디자이너인 것에 감사했고 내가 비로소 살아있는 존재라는 존엄을 느꼈다.  그로 인해 깨닫는 사소한 일상같이 북유럽의 비교적 간단한 역사에 숨어있는 예술의 심지는 몇 가지 간단한 가치로 충분히 소개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용 줄임)

우리가 찾는 더욱더 좋은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드시 그 대가가 존재하고, 사실 갖고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들이 허다하다.  북유럽의 예술과 디자인은 인간을 바탕으로 존재하고 발전되왔다.  결국 인간을 위한 모든 활동 중의 하나로 예술을 보아야 하며, 그 예술과 디자인에 더욱더 좋고 훌륭한 것은 없다.  인간이 만족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면 더 이상 좋을 것이 없는 것과 같다.  이 사실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이상적이다.  지금같이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다른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북유럽의 가치들이 그저 평범한 것임으로 북유럽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면 된다는 지극히 북유럽 다운 생각이 한때 북유럽을 급격히 멈추게 했던 일도 있었다.

북유럽의 생각은 겉으로 보이는 단순함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같은 단순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희생을 요구받았을까 걱정도 된다.  나의 경험은, 그리고 짧은 나의 지식은 북유럽을 3차원으로 돌려 볼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그저 나의 이야기로, 그래서 북유럽의 겉모습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내용 줄임)

북유럽의 예술과 디자인은 유행이 아니다.  그들의 삶이다.  오히려 다른 세계에서 북유럽을 유행의 아이콘으로 만들었고 또 한때 잊혔었다.  시대적 강렬함이 북유럽에는 없다.  내 눈을 찌르는 충격이 없다.  환호를 지르게 하는 아름다움은 그저 자극일 뿐이다.  세계는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북유럽의 가치들은 이제 세 번째의 라운드에 접어들어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20세기 초, 세계 대전후, 그리고 21세기이다.  시간 흐름이 더 해 갈수록 북유럽에 대한 깊이도 더해간다.  21세기의 북유럽 유행은 단순 시각적 추세를 넘어 사상과 자연, 생활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나의 작은 바램으로, 이 책으로 북유럽의 순수한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다.  예술과 디자인은 인간의 가장 깊은 사고를 통한 결과이다.  더 이상의 북유럽다움도 없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다면 그건 모두 나의 얕은 소견임을 인정한다.  북유럽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며 무엇보다 행복했던 사람은 바로 나였다.  책을 마치며, 그동안 오역을 도와준 아내 안젤라, 그리고 출판사 선생님들, 응원해준 노르딕후스와 스칸디나비아의 루크와 안젤라 이웃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2016 여름, 서울에서
루크
NordikHus.com
nordikhuset@gmail.com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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