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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디자인과 예술 이야기 프로젝트, 신뢰, “수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로얄 코펜하겐이 지켜온 가치”

Photo of A laid table at the end of the 19th century with Blue Fluted Full Lace.1888 / By Royal Copenhagen

우리가 살면서 기억해야 할 특별한 날들이 있다.  음식으로 그날들을 기억하려고 나는 전문 요리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다 보니 그릇이며 테이블 세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디자이너로서 또 미니멀리스트로서 내 관심에는 언제나 단순한 것들을 찾게 되지만, 전통과 결합된 디자인에는 언제나 학문적 궁금함을 가지고 있다.  서양의 식기들은 복잡하다.  재료나 생김새도 무척 다양하고 풍이나 계절, 음식 종류에 따라 여러 종류의 식기들을 갖추고 있는 집이 많다.  전통 주부의 꿈 하나가 여러 풍과 스타일의 식기들을 위한 China Cabinet, 그릇장을 꽉 채우는 것이던 시절이 있었다.  식 문화야말로 한 문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이다.  문화는 발전하고 단절되지 않는다라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잊은 여러 문화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한국의 도자기는 중국에서 영향을 받았으나 한국의 단순한 선과 색감, 때로는 재료를 섞어 이어지는 공법으로 한 시대를 넘어선 아름다움을 일구어 내었다.  일본에 전해지고, 많은 도공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술을 전해주었다.  중국이나 일본의 도자기는 어떨까.  나는 같은 대혼란과 많은 전쟁을 겪고도, 아직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고집을 보았다.  그렇기에 더 전통에 아름다움이 이어지는 감동을 받았다.

rc01 Photo by Royal Copenhagen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이란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흔히 알려진 상표다.  1775년의 설립 이후로 꾸준하게 전 세계 부엌을 채우던 도자기 생산회사이다.  이들에게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전해준 사람들은 17세기경 명나라와 청나라 사람들이다.  당시 유럽 사람들의 눈에는 도자기의 제조 기술도 놀라웠을뿐더러 투명할 만큼 하얀 색상에 색깔을 입힌 도자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혁명이었다.  18세기에 들어오며 그간의 축적된 기술로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하던 도자기를 생산하는 꿈을 꾼 사람은 화학자였던 Frantz Heinrich Müller, 프란쯔 하인리히 뮐러였다.  덴마크의 King Christian VII, 크리스티안 7세와 왕실의 협력으로 자금 지원 함께 50년간의 독점 생산을 약속받았다.  그는 우체국을 개조한 공방을 만들고 Flora Danica, 플로라 다니카를 생산한다.  이 제품에 이어 붙는 “Blue Fluted”, 청색 세로줄 무늬 장식 이름은 현재에도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시리즈로서 푸른색의 줄무늬와 장식을 더한 제품 시리즈이다.  (내용 줄임)

로얄 코펜하겐을 대표하는 디자인적인 요소 중 하나는 청색 무늬와 로코코 스타일이다.  “Blue Fluted”라고 이름이 붙은 청색 무늬 장식 시리즈들은 오랜 세월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받는 제품들이다.  화려한 색깔 중 왜 하필 청색인가는 제조비용의 문제가 있었다.  다른 여러 색깔의 도자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굽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청색의 경우에는 색감이 잘 살아났을 뿐 아니라 두 번만 구우면 되었다.  여기에 그들의 수공예 기술, 특히 시대적 특징인 정교함과 친숙함이 가미되었다.  과거 바로크 시대의 조각들은 재료들도 그랬지만 덩어리의 무게감이 있었다.  조각을 옮겨서 다시 설치할 수도 없었고, 가구들의 경우도 그랬다.  그러나 로코코의 디자인에서는 그 무게감이 주는 권위가 점점 없어지는 추세였고, 조각의 분야에서는 새로운 재료를 찾았다.  그것이 Porcelain, 자기이다.  로얄 코펜하겐은 당시 식기 제품뿐 아니라 장식용 조각들도 생산했다.  일반인의 경우에서 보면, 아름답고 우아한 조각을 집에 장식용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을 의미했고 장식용 조각에서 발전하여 화병, 주전자, 장식용 접시 등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냈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청색 무늬는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작이 되었고 No 1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 이후 240여 년간 사랑을 받고 있다.  (내용 줄임)

스칸디나비아에서는 Fuctionalism, 기능주의로 불렸다.  이 기능주의는 후일 Postmodernism,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불리는 Avant Garde, 아방 가르뜨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이 시기에도 로얄 코펜하겐은 시대를 즐기며 성장했다.  산업혁명 시대의 생산력을 증명하듯 청색 무늬 시리즈는 수많은 파생품을 만들어냈다.  모든 고객들은 모두 다른 형태의 청색 무늬 시리즈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를 생산했다.  하나의 컵에도 72개의 다른 버젼이 있었고, 169가지의 소스용 병이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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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Royal Copenhagen

로얄 코펜하겐은 문화의 혁명기에 태어나 변화를 겪었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그동안 이어지던 생활습관마저 큰 변화를 맞았다.  가만히 있기에는 그동안의 상식, 그런 일은 없을 것이란 믿음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수많은 식기 시리즈들, 많은 스타일의 생산품 중에서도 로얄 코펜하겐은 변치 않는 청색 무늬 장식의 시리즈와 품질을 유지했다.  로얄 코펜하겐은 아직도 몇 가지 그들만의 제조 전통을 고수한다.  디자인의 스케치에서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품질을 보증하는 철저한 공정이다.  제작자의 직인과 덴마크 왕가의 문양을 찍는 것으로 모든 공정은 끝이 난다.  브랜드를 만들고 240여 년간 쭉 지켜온 전통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변화를 맞았어도 로얄 코펜하겐의 바뀌지 않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대를 이어 한 상품에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내가 로얄 코펜하겐이란 브랜드의 예를 들며 사람들과의 신뢰를 말하지만 이 같은 브랜드들은 북유럽에서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의 지나온 길을 본다면 무척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저 매일 하는 일처럼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킨 기업들, 대량생산으로 낮춰진 가격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 왔다가 사라지는 유행의 흐름을 읽지도 못하고 대충 넘어가도 될 공정하나 때문에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많다.  그러다가 다른 나라의 투자에 회사마저 존폐의 위협을 겪는 기업들도 많다.  북유럽 사람들이 순진하다시피 외부에 눈을 돌리지 않은 건 아니다.  그들도 유럽이며 미국의 자유 시장 경제를 알고 있다.  다만 길지 않았던 국가의 발전과정에서 국가의 복지 시스템으로 인해 기업의 생존에 대해 다소 나태하게 대처한 것들도 사실이지만, 북유럽 사람들의 사고에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던가 모든 시장을 제패하는이라는 사고가 아예 없다.  좋은 상품으로 보답하고, 기업을 일구거나 노동을 하며 얻는 즐거움으로 만족을 하다 보니 많은 따라쟁이들이 생겼고 그들 간의 기술 격차는 점점 좁혀지게 된 점,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오래 간직하기보다는 그저 한번 소비하고 마는 유행이 생긴 점들로 인해 북유럽 제품들이 예전 같은 절대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경향은 일부 제조업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업이나 그 외의 산업에서도 북유럽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스스로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세계에 알리고 경쟁하고, 큰 프로젝을 따오는 마케팅에서 많은 부족함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북유럽 사람들은 과거 그들이 그렇게 살았듯이 여러 나라들과의 협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자본주의 시스템과 마케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시 눈을 뜨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은 세계의 문화에서 다시 북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에서도 국민 복지라는 정책을 시험하고 있으며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주는데 복지정책이 일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무한 경쟁이나 자본에 의한 영향력 같은 당연한 사고에서, 함께 나누고 그러기 위해 일부 권리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이 지켜온 고집스러운 전통은 마치 결말을 미리 알았던 것처럼 변하지 않았다.  그들이 받았던 신뢰와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지금도 발전된 청색 무늬 시리즈와 다양한 제품들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의 식기를 택하는 것은 단순히 그릇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덴마크의 역사와 디자인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참고사이트
위키피디아
로얄 코펜하겐 글로벌 공식 사이트 : https://www.royalcopenhagen.com/home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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