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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디자인과 예술 이야기 프로젝트, 미니멀리즘, “370여년 간 도구의 기본을 지켜 온 피스카스”

Photo by fiskars.com

묵묵히 외길을 걷는다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회사 같은 조직에서도 드물게 있는 일이다.  그것도 몇 세대를 거듭하는 오랜 기간이라면 더욱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이다.  역사 속에 호흡을 맞춰야 하는 긴 흐름 속에 전쟁이나 경제 공황, 나라가 바뀌는 사건도 있을 수 있다.  얼마나 그 회사가 대단한 정신을 가졌기에 그 혼란 속에서도 그 가치를 지킬 수 있었을까.  법이나 인권 같은 기본적 보호막도 존재하지 않았을 시기, 그들을 계속 지키게 만든 생각이 놀라웠다.  핀란드는 독립한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Fiskars, 피스카스라는 회사가 생긴 1649년에는 스웨덴의 일부였다.  그 시절 핀란드의 Fiskars Bruk, 피스카스 브룩 마을은 철광으로 유명한 지역이었으며 자연스럽게 제련소가 생기고, 대장간으로 발전했다.  피스카스 마을의 이름을 딴 피스카스는 네델란드 출신 Peter Thorwöste, 피터 또르외스테가 설립하였으며, 초기 주요 생산품은 못, 수레바퀴용 부품, 가축용 발굽이었다.  철은 북유럽에서 흔한 광물로서 생산량이나 제련 기술이 오래전부터 뛰어났고, 그 철로 만든 제품들도 인기가 있었다.  피스카스는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과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농기구나 공구 같은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게 되었다.  (내용 줄임)

미니멀리즘이란 예술적인 가치가 그 이름을 갖기도 전에 이미 북유럽의 사람들의 생활은 미니멀리즘에 가깝게 진화했다.  필요가 없으면 공짜라도 갖지 않으며, 자신의 필요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고르는 습관은 오늘날에도 남아있다.  특히 핀란드는 오랜 외세 지배 역사를 거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기술이나 시설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기술에 북유럽 가치를 심어 핀란드 나름대로의 가치를 이루었으며, 피스카스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근대에 들어오며 피스카스는 그들의 디자인 철학을 비로소 정리한다.  자연, 사용자, 그리고 손이다.  어쩌면 자연의 모든 것을 역행할 수도 있는 공구 회사에서 자연과 인간이라는 철학이 탄생한 것도 놀랍지만 피스카스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공구를 잡는 손이었다.  공구 본연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 그리고 그것을 잡는 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 외의 여러 가지 목적은 단지 중요한 한 가지를 위한 부가적인 것으로 생각했으며, 피스카스의 설립 이유 중 하나인 철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엄청난 양의 철광석을 가진 나라임에도 소중하고 낭비 없이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  현대에 들어온 피스카스는 여러 번의 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그리고 경제 대공황을 겪으면서 회사의 생산방식을 바꾼다.  핀란드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던 회사였음에도 피스카스는 그 크기나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회사를 필요 이상으로 키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상당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한국 내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그것이 필요 있을까?”라는 물음은 이미 가지고 있었거나 경험으로 그 상황을 알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용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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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카스가 가치를 두었던 디자인으로 그들의 상품이 개선되었다.  그중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제품 중 하나는 가정용 가위였다.  1967년 상품인 오렌지색 손잡이 가위는 피스카스를 세계적 회사로 키운 핵심 상품이다.  피스카스는 그러나 1830년대부터 이미 재봉용 가위를 생산하고 있었다.  100여 년이 넘는 생산 경험을 통해서 사용자에게 가장 쓰기 편한 가위를 개발했고, 소재나 디자인의 발전으로 인해 그 정점을 찾은 시기가 1967년이었을 뿐이다.  날의 소재가 바뀌었고 날의 각도가 60도로 정해졌다.  두 날을 연결하는 리벳이 오랜 시험끝에 평평한 리벳으로 교체되었다.  손이 직접 닿아야 하는 손잡이는 손의 자연스러운 모양을 따라 성형되었고, 보다 가볍고 생산이 쉬운 플라스틱으로 교체되었다.  피스카스 가위의 아이콘 같은 오렌지 색깔은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니었다.  (내용 줄임)

피스카스는 더 발전하여 주방과 가정용 공구와 제품에도 참여했다.  그중 주요한 브랜드들은 Iittala, 이딸라 (주방용품, 도자기), Gerber, 거버 (나이프, 휴대용 공구), Arabia, 아라비아 (도자기), Hackman, 해크맨 (주방용품), Royal Copenhagen, 로얄 코펜하겐 (도자기), Waterford, 워터폴드 (크리스탈) 등이 있다.

지난해 피스카스의 순수익은 1억 유로로 알려진다.  그리고 전 세계에 4,300명의 인력과 판매망을 가지고 있다.  피스카스의 가치는 사실 이 숫자 몇 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몇 백 년간 회사를 유지하면서도 회사를 확장할 뚜렷한 이유가 없었듯이, 현재의 이유가 또 사라진다면 과거의 작은 회사로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퇴보인가 아니면 발전인가에 대한 의견은 다양할 수 있지만 그들이 그들만의 가치를 지키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그것이 생각에서의 미니멀리즘이고  그 가치를 지키고 있는 한 피스카스는 아울러 존재할 것이다.  오늘날의 피스카스 마을의 옛 공장 터는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온 마을은 아름다운 관광지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써오던 피스카스 가위를 보면서, 370년이 넘는 생각의 여행을 한다.  수없이 들여다보고 다시 그려보고 했을 여러 공구들의 아주 작은 한 부분 한 부분들이 놓칠 수 없는 역사로 다가온다.  시각적, 상품적인 단순함에서 나아가 기업과 생각, 생활 양식에까지 미니멀리즘이 녹아있는 문화를 사랑한다.  아주 단순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참고 사이트
피스카스  공식 사이트 : http://www.fiskars.co.uk/
피스카스 그룹 공식 사이트 : http://www.fiskarsgroup.com/
위키피디아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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