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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아동 보호법 (Law against Corporal Punishment to Children), 미국의 아동 보호법 (Law against Child Abuse and Neglect)

요즘 고국 대한민국의 소식 중 가장 가슴 아프게 접한 뉴스는 아동 학대로 인한 살인 사건들이었다. 울산에서는 갈비뼈가 다 부서질 정도로, 칠곡에서는 내장이 다 터질 정도로 어린아이에게 폭행이 가해졌고, 심지어 칠곡의 살인 사건은 새엄마가 자신의 범죄를 큰아이에게 거짓 진술하게 하는 정신적 학대까지 무차별로 가한 사건이었다. 두 어린 딸을 키우는 내게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고 치가 떨릴 정도로 비극적인 고국의 뉴스였다. 보도에서는 칠곡의 범죄는 상해치사라 언급했지만 모두 “살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지속적인 부모의 학대와 폭력에 아이는 오랜 시간 방치되었고, 격리되지 못한채 결국 꽃처럼 필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가해자는 부모지만, 두 번째는 아이가 그 어디의 도움에도 의지하고 보호받지 못한 학교, 사회, 국가의 범죄라고 생각된다.

한국을 떠나 미국과 스웨덴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해가 힘든 상황이다. 우선 미국에서 아동 방치, 학대에 대해서는 철저히 사회의 감시와 규제를 받는다. 학교나 소아과, 응급실 등에서는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문제점을 관심있게 관찰하며 문제가 발견되는 즉시 해당 사회기관에 신고하게 된다. 부모와 아이는 그 후 ‘지속적인’ 사회적 보호, 감시, 치료 등의 프로그램에 들어가고, 폭력의 심각성에 따라 범죄로 분류되어 형사처분으로 이어진다. 심각한 폭력 이외에 자동차 안에 혼자 아이를 놔두거나, 집에 13세 미만의 아이를 혼자 있게 하면 바로 신고 대상이다. 아이를 잘 떼어 놓는 한국인들이 반드시 주의할 점이기도 하다. 잠깐 잠든 아이를 차 안에 두고 상점 등에 뛰어 들어갔다가 미국 경찰에게 잡힌 교포들의 이야기도 많이 접했었다. 큰 딸아이가 넘어져 턱밑을 몇 바늘 꽤 매러 응급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여러 명의 의료진에게 다친 상황을 조사받았고(매우 꼼꼼한 질의응답을 통해 조사임을 느낄 수 있었다), 딸아이의 다른 신체 부위도 함께 체크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친한 이웃의 아이가 뜨거운 물에 화상을 당한 사고가 있었는데, 그때는 부모와 형제를 따로 조사 상담하고 사고 났던 집안 환경을 직접 사회 기관에서 나와 조사하는 모습에 나도 놀랐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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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미국의 아동 학대와 방치에 대한 보호와 규제를 통해 아이를 키우는 마음과 자세에 많은 것을 느끼고 살아왔는데, 북유럽에 오니 그렇게 철저하게 느껴졌던 미국마저 북유럽의 아동 보호 정책을 배우고 새롭게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음을 알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모든 아이의 신체적 체벌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지키고 있는 스웨덴은 미국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004년 텍사스에서 판사인 아빠가 10대 딸을 허리띠로 때리며 벌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미국의 큰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산발적으로 가해지는 부모의 신체적 체벌이 학대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와 함께 스웨덴처럼 모든 아이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체벌(Corporal Punishment)를 전면적으로 금지 시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스웨덴의 아동 보호법의 역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미국에서 금지되어 있는 방치와 학대는 물론 모든 신체적 체벌, 즉 때리거나 밀치거나 꼬집거나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의 그 어떤 행위도 할 수 없는 법이다. 1979년부터 시행되어 벌써 35년이 되었지만, 이미 1920년대 아이들의 보호와 권리에 대한 개념이 정의되었고, 1958년부터 학교에서의 체벌이 금지되었으며, 1966년부터 가정과 학교에서의 아동학대가 금지되었다. 그 이후로도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을 가정에서도 신체적 체벌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제시되었고, 법 제정에 앞서 사회적인 인식과 참여를 이끌어 냈다. (법 제정에 앞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동의가 앞서야 한다는 개념이다.) 드디어 1979년 세계 최초로 스웨덴은 모든 아이들에게 어떤 신체적 체벌을 비롯 굴욕적인 환경과 공격에서 보호될 권리가 있음을 법적으로 규정하게 된다. 이 법의 시행은 유럽과 그 밖의 많은 국가들의 아동 체벌 금지법을 이끌어 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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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유럽 국가들과 달리 아직 미국은 연방이나 각 주법에서 아동 학대와 방치로 내용이 제한되어 있어, 아동 보호법의 적용이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모의 체벌에 대한 해석과 적용에서 “학대(Abuse)”인지 아닌지 판단의 기준선을 그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자란 나에게도 “맴매”라는 개념, “사랑의 회초리”등의 개념이 머릿속에 남아있어 북유럽의 아동 보호법은 너무 비현실적인 내용을 강요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취재했던 관련 기사들과 30년이 넘게 문제없이 시행되고 있는 스웨덴에서의 결과들을 훑어보며 새롭게 아동의 권리와 그 보호법의 개념을 인지하게 되었다.

우선 스웨덴의 아동 보호법은 처벌만이 따르는 법이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 아동에게 국가적 지원과 해결책을 받게 하는 법이다. 즉,  사전에 예방하고 위법사항이 생겼을 경우 그에 대한 재발을 막고 원인도 해결하는 국가적 시스템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폭력으로 자란 아이는 결국 미래에 폭력을 사용하는 가해자가 된다는 문제 인식을 가지고, 사회 전체의 안정을 위해 미래를 주도할 아이들의 교육과 환경을 가장 중요한 복지의 줄기로 여기고 있다. 양측 모두의 정신적 치료뿐 아니라 환경적 문제점을 국가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준다. 예방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도 안정되어 있다. 이곳 학교 시스템의 차이점을 예전에 말했던 것처럼, 소규모 학급을 통해 학생과 개별적 대화를 자주 하며, 부모가 아이와 함께 선생님 면담을 자주 하는 것도 좋은 필터링이 된다고 느꼈다. 또한 아이를 취학 전부터 정부 지원으로 맡길 수 있는 탁아시설이나 방과 후 여러 가지 예체능 교육과 클럽 활동 등의 사회 복지도 부모에게는 사회생활의 안정과 정신적 건강을 주고, 아이도 선생님을 통해 계속 관찰되고 환경을 개선해 줄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법 시행 후 35년이 흐른 지금 거의 95%의 스웨덴 부모가 아이에게 신체적으로 가하는 어떤 행동도 인정될 수 없다고 동의하고, 나머지 5% 정도의 가정만이 신체적 체벌에 자녀가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놀라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정부는 이민 가정의 체벌 문화, 폭력적인 게임이나 콘텐츠의 노출로 인한 악영향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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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웨덴의 법과 정책에 반대하고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들은 아이들이 신고할까 부모는 무서워하고, 아이들은 제멋대로 자신들이 맘대로 할 수 있는 만큼 뛰쳐나가게 만들어 결국 사회적 문제와 범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 아동 보호 단체인 “Save the Children”은 오히려 스웨덴의 청소년 범죄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스웨덴 부모들도 아이를 때리지 않는 것이 버릇없는 아이로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도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어릴 적부터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갖게 하는 내면 교육을 중요시한다. 부모의 신체적 체벌이 대부분 부모의 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로 비롯된 결과인 경우가 많으며, 체벌과 함께 아이에게 언어적 정신적 폭력도 가해진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비극적 뉴스 끝에 “아동학대 특례법” 이 곧 시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하였다. 뉴스의 댓글들에는 가해자 부모들을 사형시켜야 한다, 형량이 약하다 등 모두들 성난 마음을 온통 처벌에 쏟고 있었다. 난 오히려 아이가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지금, 사건 전에 몇 번씩 학대 신고와 육체적 피해 흔적이 밖으로 드러났음에도 아무도 보호해 주지 못하고 그 가정을 방치해 두었었다는 과거 이야기에 가슴이 더욱 아프고 허무했다. 아동 학대를 오랜 시간 동안 금지해 오고 있는 미국마저도 친부모로부터 피해 받고 있는 아이를 찾아내고 규정짓기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인지하고 있다. 그러기에 아무런 사회적 변화 없이 법과 처벌이라는 단순한 해법만으로 과연 한국의 아이들이 어른들의 폭력에서 보호될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이 든다.

 

전세계 아동 체벌에 대한 각국가별 상황 (End Corporal Punishment 자료)

http://www.endcorporalpunishment.org/pages/pdfs/GlobalProgress.pdf

 

참고:

한국 미국 유럽, 북유럽 학교 교육 이야기

북유럽 이야기, 트렌드인 캘리맘과 스칸디맘?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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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han

    한국은법과처벌도미미합니다 저도피해자로서하는말이지만 경찰신고시 가해자들은때린적없다하면경찰들은대부분돌이갑니다 가정폭력인데도 피해자가 가해자가거짓말을하고잇다해도 대다수경찰들은부모의말을믿기때문에 격리조치나 처벌없이 뻔뻔하게살아가고 다시만나자고합니다.

    1. 아직 법의 디테일이 많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지 고작 60여년이 되었을뿐 이니까요. 대한민국이 현재의 모습으로 이루어진것도 80년대 후반입니다. 수백년이 지난 선진국들과는 비교할수 없지요. 국민의 상식이 오히려 너무 앞서서 모든것들을 선진국 수준의 사고를 하고 있지만, 경험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아직 유치원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선 문화를 보며 참 많이 공부했다 싶습니다.

      아주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서너 세대는 더 지나야 국민적 공감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법은 결국 국민이 만드는것이고, 그동안 자세한 법의 개념을 이룩하지 못한것은 결국 국민의 책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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