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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새해 맞이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뜻깊은 한 해가 되시길 빕니다.

새해 첫 포스팅을 무엇을 할까 망설이다가 일상으로 시작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유럽의 새해맞이도, 월력을 사용하는 아시아의 일부 문화권을 제외하면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1월 1일 오전 12시를 기점으로 새해가 됩니다.  요란하게 카운트다운을 시작해서 축하와 환호로 새해를 맞는 미국의 뉴욕도 있고, 그보다 비교적 조용하지만 불꽃놀이로 한 해를 시작하는 유럽도 있습니다.

새해맞이는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하는 축하의 의미는 세게 어디서나 공통된 마음 가지인가 봅니다.  거기에 시간이 밤이다 보니 불과 관련된 이벤트들이 많습니다.  인간이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불을 넘겨받은 이후, 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불은 어둠을 밝히고 조리를 한다는 1차적인 의미 외에 참 많은 의미로 쓰입니다.  종교행사에서 신성의 존중을 그리기 위해 사용되고, 최고 영장류의 존엄과 마찬가지로 신변의 방어와 공격의 목적으로도 쓰였습니다.  생명의 의미로도 쓰이고 있으며, 의식이나 중요한 행사에 인간을 제외한 보다 존귀한 의미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촛불은 고대부터 가격도 비쌌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없는 사치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십 개의 촛불로 장식된 상델리아는 종교행사나 궁궐에서 주로 쓰였을 뿐 일반인들은 보기조차 힘든 불의 사치였습니다.

한 해가 되는 연말 파티를 북유럽도 즐겨 합니다.  크리스마스의 조용한 가족적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행사”의 목적이 있습니다.  이런 이벤트적인 행사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들의 공통된 사항입니다.  유럽 주택의 앞길이 어둡기도 하거니와 복잡한 미로같이 생긴 오래된 길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해가 일찍 지는 북유럽의 이쯤이면 오후 서너시에 모인다고 하더라도 밖은 깜깜합니다.  그래서 찾아오는 손님들께 불로 위치를 알리고, 그 동네 사람들에게 우리 집은 지금 손님이 와있다 라고 공개하며, 귀한 촛불을 집 마당 앞 큰 길가까지 밝히어 집주인이 손님에게 최선을 다 한다 라는 정성을 알리는 의미로 집 밖 대문 앞에 촛불을 밝힙니다.

01-1 01-2 01-3소박한 가정집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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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이용한 현대의 촛불장식

 

집이 외딴곳이거나 산속에 위치한 집들은 집 입구에서 큰 길까지 드문드문 촛불로 길 안내를 해주는 정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 창고 한구석에는 깡통이나 병에 든 촛불들이 많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집 앞에 전기등이 다 설치되어 있으나, 오랜 시대로부터의 풍습인 양 아직까지 집 앞에 촛불을 밝히는 것은 아주 흔한 풍경이며, 고급 주택이 있는 동네 길가에는 이쯤이면 길가가 다 보일 정도로 촛불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만큼 왕래하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이고, 그것이 또 집주인의 베푸는 즐거움이니까요.

꼭 큰 저택이 아니라도 생활과 문화는 꼭 같은 것으로 작게는 촛불 한두 개, 많이는 여러 개를 묶음으로 해서 장식하고, 그 촛불은 손님이 계시는 동안 계속 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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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로 환영과 정성, 또는 기원을 비는 놀이 중 하나는 불꽃놀이입니다.  미국은 동부, 중부, 서부의 문화가 좀 다르고 법도 다릅니다.  보통 동부의 도시지역은 불꽃놀이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공개된 공원에서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단체나 기관을 제외하면 개인이 개인의 땅에서라도 금지됩니다.  중부는 모두 허용되고, 서부는 안전의 위험이 없는 범위 내에서 허용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불꽃놀이를 할 수 없는 곳이라도 근처 공원이나 학교, 또는 유명 관광지에서 각 단체에서 하는 대형 불꽃놀이 쇼를 보는 것이 큰 재미이고 아주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큰 불꽃놀이 행사는 주로,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11월 넷째 목요일인 추수 감사절, 크리스마스이브, 그리고 가장 큰 12월 31일입니다.  그중 연말 불꽃놀이가 가장 크고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보통 30분이 넘어가는 테마형으로 음악이나 가수의 노래에 맞추어 한편의 드라마같이 공연됩니다.

개인적인 불꽃놀이를 금지하는 이유는 한 가지, 안전 때문입니다.  서부의 이맘때쯤은 아직 우기가 시작되지 않은 건조한 계절로 화재의 위험이 있고,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총기 사고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음주나 분위기에 휩쓸려 하늘로 발포하는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미국에 처음 살던 때는 의례 한두 발 총을 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사회가 험악해지면서 기관총을 난사하고 그게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잦아지자 정부에서,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하늘로 쏘는 불꽃놀이 제품의 판매를 금지 시켰습니다.  지금은 주로 땅에서 화려한 불꽃을 내는 제품이나 하늘이라도 지붕 높이 정도의 낮은 고도를 내는 제품 등 주로 소형화된 제품만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유럽은 총기가 규제되는 곳이라 아직 개인적인 불꽃놀이도 허용되고, 수준도 제법 높이 올라가는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라도 하듯 12시가 되면 일제히 하늘로 올라가는 불꽃은 어느 동네에서건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미 눈이나 비가 내리는 겨울이라 화재의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한발 한발을 하늘로 올리며, 그해의 나쁜 기억을 다 잊고 좋은 한 해를 기원하는 모습은 지구를 반바퀴 돈 북유럽에서도 똑같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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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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