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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마음으로 다시 찾은 LEGO(레고)의 부활

한때 시들했던  LEGO(레고) 장난감이 완구점에 다시 인기를 몰고 왔다. 비디오, 컴퓨터 게임으로 관심을 돌렸던 아이들과 부모들도 다시 레고 블록을 직접 만지며 아이디어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두뇌개발과 정서적인 옛 놀이에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다. 미국 영화가에서 개봉 3주 동안 계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레고 무비’의 돌풍 때문만은 아니다. 레고의 오랜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한때 여러 가지 다른 관심과 겉 멋들기에 바빠서 고향 떠났던 친구가 예전의 진정한 모습으로 다시 친근하게 돌아와 준 것 같은 레고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레고의 기본 조합을 가지고 아이들의 순수한 창의력을 돕는 옛 블록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나의 시리즈가 다른 시리즈에도 응용되고 끝없이 연결될 수 있는 레고의 전설적인 창조성에 다시 그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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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있는 대부분의 집집마다 한 상자씩은 있을 만큼 레고는 늘 굳건한 정상에서 군림해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때 파산까지 고려할 정도의 위기를 맞았던 위태로운 시절이 있었다. 레고는 1932년 덴마크의 작은 마을, Billund(빌룬드)의 목수였던 Ole Kirk Kristiansen(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에 의해 탄생된 나무 블록들이었다. 그 후 레고라는 회사 이름, 플라스틱 재료 개발 등 미세한 변화를 지나왔지만, 1958년 창업주의 아들, Godtfred Kristiansen(고트프레드 크리스티얀센)이 지금의 레고 블록을 발명, 특허를 내고 본격적인 레고만을 꾸준한 개발하면서 독창적인 블록 완구의 영역 안에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러다 레고의 흔들림은 1988년에 블록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값싼 유사 블록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레고의 상승곡선은 한풀 꺾이더니, 1990년대 말 비디오게임의 돌풍에 완전히 밀리게 된다. 1998년 회사의 첫 적자가 기록되면서 첫 위기의 레고는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한다. 변화의 결과는 더 참담했다. 2000년대 초반 파산의 위기까지 닥치는 순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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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을 하고 돌아선 지금, 그때 레고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했던 변화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한마디로 “레고 답지 못했다.”라고 평가한다. 나는 거기에 한마디 덧붙여 “북유럽 기업답지 못했다.”라고 말하고 싶다. 레고는 화려하게 변하는 장난감 스타일과 아이들의 취향에 맞춰 마치 미국의 판타지 랜드 같은 기업의 확장된 모습으로 변신하려 했다. 레고랜드, 비디오 게임, 의류와 캐릭터 사업에 발을 넓히고 블록 시리즈는 해리 포터, 스타워즈 등 그때그때 이슈가 되는 시리즈로 큰 투자를 해가며 개발해서 내놓았다. 그런데 새롭게 벌린 사업도 부담만 커져갔고, 새로운 모습의 레고 시리즈는 경쟁업체에 비해 평가와 인기에서도 밀리면서 오히려 관리하고 생산해낼 부품만 더 늘려 놓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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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위기의 레고를 떠안게 된 그 당시 36세의 새 경영자, Jørgen Vig Knudstorp(요르겐 빅 크누드스톱)은 레고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는 개혁을 일으킨다. 크누드스톱은 ‘Turn-around Plan’이라고 이 개혁을 설명한다. 끝없는 조합이 가능한 레고 블록의 창시적 아이디어로 돌아가 모든 기본 블록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시리즈 간의 조합도 가능한 레고의 기본 시리즈 등으로 제품의 초점을 바꾸게 된다. 생산비 절감뿐 아니라 결국 레고만의 제일 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창조적 완구로서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경찰관, 소방관이 등장하고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예쁜 친구들과 집짓기를 하는 테마들은 함께 놀아주는 부모감성까지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자극을 주었다. 또한 레고를 만들고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줄 사용자의 마음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받아들이는 자세로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마인드스톰스, 레고팩토리, 브릭페스트 등이 꾸준히 소비자와 마음을 열고 있는 레고의 창구이다. 새로운 변화만큼 스스로 고통을 감수하는 노력도 주저하지 않았다. 인력, 생산라인과 공장, 부품 등의 감축뿐 아니라 블록 제품의 기본 이외에 벌려 놓았던 여러 사업들에 대해서 대대적인 정리도 함께 하였다. 라이센스 등의 권리만 남겨둔 채 거의 테마파크, 비디오 게임 등의 다른 분야의 운영권을 전문적인 기업에게 넘기고 내실을 강화한 것도 한 해결책이었다. 크누드스톱의 ‘Turn-around’은 현재까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2007년 대비 작년도 매출은 5배 이상을 기록하였다. 순이익만 따진다면, 장난감 업계의 1위, 바비인형의 마텔 사보다도 앞서는 수치이다. 여러 세계 기업들은 크누드스톱의 경영전략을 연구하고 따라 하기에 열을 올린다. 레고의 부활이 궁금하다면 결국 북유럽인의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기본 정신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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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는 여전히 창업자의 고향마을, 빌룬드에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는 아이들의 꿈의 낙원, 레고랜드도 함께 하는 완전한 레고의 도시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최고 경영자, 크누드스톱의 사무실은 레고 블록으로 둘러싸여 있다. 딱딱한 비즈니스 명함 대신 그와 회사 경영진들은 작은 레고 블록들이 담긴 패키지를 회사의 얼굴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빌룬드에서 목수였던 크리스티얀센이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나무를 깎아 만들던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 것이었다. 크누드스톱는 늘 레고를 만들며 3가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1. When it’s advertised, does it make a child say ‘I want this’? (레고를 광고할 때 아이들이 “나 이거 갖고 싶어”하게 만들 수 있을까?)

2. Once he opens the box, does it make him go ‘I want more of this’? (레고 상자를 열었을 때, “레고 블록을 더 갖고 싶어”라고 만들 수 있을까?)

3. One month later, does he come back to the toy, rebuild it and still play with it? Or does he put it on the shelf and forget about it?(한 달 후에도 아이는 레고 상자를 다시 열어 새롭게 또 만들고 놀고 싶을까? 아님, 그냥 벽장에 넣어두고 영영 잊어버리는 장난감이 될까?)

만들고 또 만들어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다른 블록으로 더 연결해서 달라지게 하고 싶고, 심지어 어른이 되어서도 만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이 레고의 모습이고 레고의 강력한 힘이었음을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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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의 기본 조각들은 단순하다. 아이들의 마음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끝없는 연결성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상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그 또한 아이들의 한없이 자라나는 상상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늘 단순하고 순수한 동기로 시작되어 그 동기에만 최선을 다해 개발되어서 결국은 모두에게 큰 신뢰감을 가진 사랑받는 제품들로 이름이 알려지는 북유럽의 제품들이 꼭 레고의 모습과 닮았다. 레고도 이처럼 북유럽의 마음으로 커온 회사였으나, 한때는 커져버린 모습으로 너무 먼 바깥세상으로 뛰어나가, 다른 유혹을 따라다닌 방황을 겪었다. 다시 마음을 추수리고 작은 빌룬드 마을 목수 아저씨가 만들어 주는 레고가 되어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화제의 주인공 레고 무비 흥행 속에서도 이제는 크게 흥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난감 가게에는 기본 블록만 담아서 파는 레고가 더 인기를 모은다. 옛 어린 시절의 레고 추억을 가지고 이제는 부모가 되었지만, 비디오 게임을 치워놓고 아이와 함께 레고를 다시 만지는 아빠 엄마가 많아진다. 북유럽의 마음을 가지고 다시 자기의 진정한 매력을 찾은 레고를 보면서, 부디 북유럽의 기업들은 조금은 둔해 보이고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고 누군가 말해도 그냥 사람과 자연을 아끼는 북유럽 제품만의 모습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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