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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을 통해 달라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의 모습과 생각 <1>

Photo by Ulf Lundin / imagebank.sweden.se

나는 한국에서 70년대부터 교육을 받고 쭉 자라오다가 9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을 하고 미국 생활에 오랜 세월을 적응하며 지냈다. 처음 미국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울 때 내가 배웠던 한국 교육의 기억들과 그 안에서 느낀 점들, 미국 와서 한국에서 배웠던 것들을 떨쳐버리느라 고생했던 내 후회와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나의 나쁜 경험들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미국식 교육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여러 가지를 배워가며 진정한 자유로운 경쟁과 능력 개발에 열중했었다.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아이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보다는 좀 더 객관적이고 폭넓은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던 미국에서의 육아였다. 다른 엄마들의 모습과 비교하며, 나만의 교육적 가치를 만들어 가려는 자존심과 경쟁의식도 제법 강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가 스웨덴에 와서 보니 서양문화라는 한 테두리로 이해하려던 북유럽에 대한 선입견은 완전히 무너졌다.  여러 가지로 나는 아이들과의 관계,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아이들에 대한 교육관을 포함한 나의 모든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미국에서 가졌던 육아의 초점은 오로지 경쟁 안에서 얻어지는 결과론적인 관점과 내 아이를 나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좁은 사고 안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또한 아이의 관점을 배제한 나만의 가치와 기준으로 아이를 생각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지켜주기 위한 안전하고 단단한 뒷받침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나의 잘못임을 알게 되었지만, 그 원인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아이보다는 내가 좀더 앞서야 한다는 잘못된 부모로서의 자세를 갖고서 아이들 앞에서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더욱 힘들 수도 있다. 한국인들은 특히 스스로의 잘못을 받아들이는 걸 매우 두려워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낯선 경험이나 결과를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기 보다 실패와 좌절로 느끼는 성향이 강하다. 물론 나도 한국적 사고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스웨덴에서의 혼란은 심한 내적 충격이었다.  잘못으로 받아들인 후에도 그것을 바꾸고 새로운 나로서 다시 시작해야 함을 판단했던 순간에도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지나온 시간들이 결국 버려졌다는 생각에 억울함이 컸었고, 어떻게든 지금의 상태에서 보완하고 수정하는 ‘안전 처방’을 찾으려고 또다시 돌고 도는 길을 걸었다.  눈에 보이는 작은 것들만 대충 바꿔보려 했지만, 모든 변화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진심으로 용기 내어 새로운 길로 한 발자국씩 내디뎌야 함을 깨달았다.

지금도 그 새로운 길의 초입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늘 나를 다시 일깨워 주는 스웨덴에서부터 적어왔던 메모들과 여기에 올렸던 생각들이 방향을 잘 지켜주고 있다. 한국에 오니 사람들의 눈에 이런 나의 모습이 좀 낯선 존재인 게 사실이다.  학교만 끝나면 쪼르르 집으로 달려와 엄마랑 지내고, 수시로 텅 빈 동네 공원과 놀이터를 가장 애용하는 모습이 걱정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특히, 이제는 멀리서 보면 나랑 체격도 비슷한 큰 딸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저 아이는 어쩌려고..”란 걱정도 자주 듣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을 잘 아는 주변 분들은 그럼에도 무난히 잘 자라고 있는 모습에 나의 경험과 변화를 많은 이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아우성들이다.  사실 내 마음은 조심스럽다.  나도 이젠 초입 언저리에서 걸음마를 하고 있는데, 또한 이 세상 아이들은 모두 각기 다르고 엄마의 마음도 다른데, 나의 생각들을 적는 것이 어떨지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은 내가 깨달은 북유럽의 가치와는 너무 다른 잣대와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  각자의 생각은 다르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도 다르고 자유롭다는 것을 잠시 잊은 듯하다.

스웨덴의 생활에 젖어들면서 아이들과 훨씬 가까워지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지내는 이 기분을 전하고 싶은 마음만 간직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 북유럽의 교육도 결국 북유럽 사람들이 보여주는 근본적인 그들의 가치와 행복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된 깨달음과 고마운 나의 변화들을 하나씩 적어 올리려고 한다. 만약 나와 우리 가족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의 무언가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결과론을 기대한다면, 우리 가족이 전해줄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런 커다란 성과와 결실을 원한 적이 없다.  매일매일을 아이들과 편안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현재가 진행 중이고, 내일도 우리 가족은 그 행복의 가치를 잊지 않고 지내길 함께 소망하는 마음뿐이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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