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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식 행복의 근본, “자식과 헤어질 준비를 한다”

Photo by Mikkel Heriba / VisitDenmark.dk

누구나 행복을 찾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바란다.  이 글에 스파크를 일으킨 건 한국의 자식 사랑이었다.  동물을 포함하여 세계의 어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어느 부모가 자식이 행복하고 편히 살기를 바라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런데 이 자식들이 자신뿐 아니라 부모의 삶마저 앗아가는 존재로 바뀌고 있다면 어느 누가 막지 않으려고 할까.  그런데 어느 문화에서는 냉정해 보이는 사랑이 존재하고, 또 어디에서는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 같은 자식 사랑이 존재한다.  왜 그럴까.

언제 쓴 글엔 스칸디 맘이란 내용이 있다.  영국 언론에서 정리한 스칸디나비아식 교육인데 그중 가장 첫 번째에 언급되는 것이 가족의 중심은 구성원 모두이므로 자식에게 맞추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모에게 그 주도권이 있으며, 자식은 부부의 사랑으로 태어난 결실로 본다.  북유럽의 오랜 문화 전통 중 하나인 얀테의 법칙 같은 얘길 보아도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아라라는 말이 첫 번째에 오른다.  북유럽에서의 자식은, 부부의 사랑에서 태어난 결실이며 부부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부는 자식이 올바른 인성을 갖고, 사회적 적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양육을 책임지며, 독립의 시기가 되면 길을 열어준다.  자식의 미래가 찬란하게 빚나 길 바라지만, 이웃과 사회를 사랑하고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길 바란다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자식을 태어나면서부터 개인이며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본다.

둘째 딸의 학교에서 학부모 면담을 매년 한다.  나는 항상 출장을 제외하면 안젤라와 같이 참석을 하는 편이라서 올해도 같이 학교로 갔다.  미국과 스웨덴을 돌며 살던 우리에게 뭔가 큰 교육 목표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었던지 담임선생님께서 어떻게 가정에서 교육을 하느냐고 물었다.  “전 매일 제 딸과 헤어지는 연습을 합니다.  언젠가는 혼자 가는 길이니까요.”  내 대답에 선생님은 한동안 말을 못했다.  수학이 어렵다는, 체육을 못하니 무슨 과외를 시켜야 하냐는 질문만을 받았던 선생님에겐 큰 충격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딸이지만 세계 시민이고. 그들과 어울리는 언어와 사고를 하길 바란다는 추가 설명에도 다시 놀라신 것 같았다.  첫째 딸의 면담에선 오히려 내가 선생님들의 카운셀링을 해드린지 오래다.  그들의 자식, 배우자, 본인 등 다른 인생의 계획들을 들어주고 두어 시간 후에 나온 적도 있었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대통령들이나 고위 공직자들 중 자식으로 인해 속을 썩이지 않은 경우를 얘기해 주기 바란다.  내가 쉽게 알 수 있으니 그들을 말했지만 사실 주위를 보면 대부분 골치를 썩일 것으로 알고 있다.  심하면 자식 때문에 부모가 곤란해지고, 직장을 잃고, 법적 구속마저 흔히 당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가족 수입의 큰 부분을 자식 교육이며 과외 활동에 쓰고 있으며, 보이지도 않는 꿈을 좇느라 허리가 휘는 수많은 가정이 있다.  왜 보상받지도 못할, 효도를 기대하는 시기도 훨씬 지난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부모들은 투자 대비 이자도 안 나오는 도박을 계속하고 있을까.

내 집안의 식구들은 내 책임이라는 고대 가문의 풍습을 따라 하는 것일까.  내 식솔이 곤란한 것은 내가 곤란한 것이고, 그들이 모욕을 당하는 것은 마치 내가 당하는 것이란 사고를 아직도 하는 것일까.  또는 내가 늙어 자식이 나를 지켜줄 것이란 허무맹랑함을 아직도 믿고 있는 것인가.  나는 자식과 나를 동일 유기체로 보는 것 같다.  자식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며, 내 인생의 기쁨으로 오해를 하는 것으로 본다.  모든 사람의 눈에 다 보이는 어느 자식의 멍청함을 자기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자식 걱정에 눈을 못 감는다는 말이 진실로 들리지 않는다.  내 인생은 그동안 어디다 두고 왜 자식에게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그것이 사랑인가라고 진심으로 묻고 싶다.

자식은 헤어져야 할 사랑하는 존재일 뿐이다.  내가 자식과 평생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길은 서로 자유인이 되어있을 때다.  그러면서 독립된 개인으로 다시 관계를 맺고 다른 사랑으로 바꾸어야 한다.  자식과 나를 유기체처럼 생각해야 하는 그 관념 때문이라도 아이를 쉽게 낳을 수 없다.  낳았다가 잘못되면 내 인생도 끝난 것처럼 여기니까 그렇다.  그렇게 안되려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싸 들고 막아도, 안될 자식은 안된다.  만일 이것이 거짓이라면 사회적 말썽쟁이의 부모는 모두 자식을 포기한 사람들이었고, 사랑은커녕 관심도 없던 삶을 살았던가.  누구나 능력은 다르다.  공부를 할 수 없는 습관이 이미 들었는데, 어떻게 끝없이 시험만 본다고 할까.  공부는커녕 유학 가서 논 것밖에 없는데 그 자식들 먹고살게 해주려고 말도 안 되는 사업체며, 특혜며, 군대 면제를 휘두르다 어떻게 막을 내리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돈으로 막는 게 어려워 보여도, 어느 특권층에선 제일 간편한 일이다.  오히려 공부와 재주가 없는 자식들을 위해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인성이다.  그런데 이것도 참 야속하게, 이런 부모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인성도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게 모순이다.  이것 때문에 눈에 뻔히 보이는 사랑 스타일이 될 수밖에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 스타일은 나마저도 망치는 길이 된다.  언젠가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모두가 갖는다면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 인생을 바라보는 시간에 자식과 나의 관계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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