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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과 OECD 국가의 의료보험 정책

Photo by Kristin Lidell / imagebank.sweden.se

나는 평소에도 의료 보험에 관심이 많다.  내가 꼭 필요하다던가 또는 일의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생활에 가장 중요하고 가장 평등한 정책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늘 흥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  언젠가 노인복지에 꼭 필요한 것들을 적은 글을 하나 썼는데, 꽤 많은 호응을 받았다.  관련하여 북유럽의 의료보험이 다른 OECD 국가와는 어떤 것이 다른지, 그리고 왜 북유럽식 의료정책이 쉽지 않은 것인지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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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보험이란 단어는 사실 북유럽에서는 잘못된 단어다.  Health Care, 의료 지원이 더 맞는 말이다.  헬스케어는 북유럽을 Welfare State, 복지국가로 만드는데 핵심을 담당하는 중요한 정책이고, “국민 복지 건강부”에서 담당하는 정책이다.  교육, 연금 등도 복지의 큰 부분이지만 북유럽에서는 의료 지원 서비스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나와 같이, “너무나 인간적인 필요”에 의해서다.  교육이나 연금이 중요하지만 생명과는 비교할 수 없고, 의료를 필요로 한 당사자들은 대부분 신체적 약자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용, 도덕, 인간애 등의 가장 인간적인 기본 철학에 비추어 너무나 당연한, 그리고 숭고한 정책이라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보험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의료 정책의 운영 기본이 “비스마르크 모델”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비스마르크 모델은 보험과 보험료를 기준으로 하고 한 단체에서 다수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보험 서비스”다.  우리가 내는 보험료은 원금과 정부의 지원금, 금융 이익금 등으로 구성되어 가입자가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규칙에 따라 지급된다.  한국은 다수의 혼란을 막기 위해 “의료보험 관리공단”이란 기관을 만들어 투명성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고 있고, 미국이나 다른 OECD 국가들은 이런 정부 기관 외에 개인 의료 사업자들도 의료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북유럽의 5개 국가들은 베버리지 모델을 따른다.  영국의 경제학자였으며, 경제 차관을 지낸 William Henry Beveridge, 윌리엄 헨리 베버리지의 이론에 속하는 모델이다.  베버리지 모델은 국가가 세금을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 지원 정책도 그중의 하나다.  국가의 세금은 복지국가를 이루는 큰 재원이고 나라에 따라 소득의 54%까지 차지하는 세금은 소비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그리고 최근 없어졌거나 크게 줄어든 법인세 등이 있다.  핀란드는 그러나 비스마르크 모델을 일부 도입하여 운영하는 국가이고, 강제적이라는 성격상 한국은 베버리지 모델의 장점을 일부 가지고 있기도 하다.

두 다른 의료 정책은 기본적인 성격이 다르다.  “보험”의 정책은 사전 예방에 주목하지 않는다.  즉각적이고 보다 편한 서비스의 제공이 주된 목표다.  그래서 이 정책을 실시하는 나라들은 가능한 고급의 서비스를 누구나 공평하게, 그리고 빠르게 제공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  그러나 한편으로 경제의 흐름에 따라 보험료가 인상되고, 단순 소득 기준에 의한 보험료는 누구에게는 너무 가혹하게, 또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징수될 수도 있다.  북유럽의 모델은 세금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그에 따라 의료뿐 아니라 다른 복지 정책들도 모두 이 세금에 의존하여 제공된다.  북유럽의 모든 복지 정책은 서로 연결되고 협력하면서 한 개인의 일생을 관리한다.  그에 따라 의료 지원 정책은 사전 예방에 더 주목한다.  넓게 보면, 동네마다 위치한 체육시설이나 실내 경기장도 복지 정책의 한 부분이며, 당연히 의료 지원 정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요즘 일부 지역에서 지역 의료기관에 방문하기가 어렵다는 불평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5일 전 방문 약속, 한 달 전 수술 약속 등 기존의 상식을 넘어서는 환경으로 북유럽이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최근에는 2주 전의 약속 가능 보장, 90일 수술 약속 가능 보장 등으로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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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의료 지원 정책은 고 신뢰, 고 세율 정책이 바탕이고, 작고 공개된 경제에서 실시할 수 있는 정책이다.  거의 매년 실시하는 타인과 정부에 대한 신뢰 조사에서 북유럽 사람들의 84-89%는 길거리의 다른 타인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OECD의 평균 신뢰 지수는 59%였다.  이 신뢰는 단지 개인의 생활뿐 아니라, 정부 정책이나 상거래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노르딕후스의 북유럽 간 계약은 대부분 구두로 이루어지고, 간단한 이메일 등의 서류로 대치된 지 오래다.  한때 관여하던 모 정부 기관과의 계약에서 노트 한 권의 분량을 넘어서는 계약서와 수십 번의 싸인을 하는 내게 “다음엔 도장 꼭 만드세요~”하며 이죽이던 한 사무관이 생각난다.  이 철저한 준비로, 그동안 얼마나 철저하게 업무의 낭비 없이 공공사업을 실시했었는지, 그렇게 하면서도 북유럽 정부가 국민에게서 받는 신뢰의 반의 반도 받지 못하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어느 문화는 필요 없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 사람을 고용하는 공무원 문화가 있다.  더하여 일반 기업의 예는 오히려 더 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한 국가적 낭비는 아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 것이다.

북유럽 국가들의 정부는 국민의 모든 사항을 알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의 방대한 기록과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저장한다.  만일 내가 그런 정부에 대해 신뢰가 무너졌다면, 나는 그 나라는 고사하고 같은 문화권에서도 살수 없을 것이다.  내 일생을 통한 수익의 반 이상을 관리하는 정부는 그래서 내 미래다.  살아가는 동안의 의료 지원 정책은 당연하고, 노년의 시기를 맞으며 연금과 노인 지원 정책, Home Help 등은 내 미래 일수 밖에 없다. (Home Help는 개인 의료 지원 정책 중 하나로 집에서 각종 서비스를 받는 최근 실시된 지원 정책이다.)

덴마크는 의료 지원을 3가지 다른 주체로 실시한다.  국가, 시도, 지역 자치구 이다.  의료 지원 서비스는 작은 곳에서 더 넓은 곳으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병원은 국가가 운영하며 아주 작은 수의 개인 병원이 존재한다.  길어지는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매년 지원금을 늘이고 있으며 약 1.5 Billion DKK에 이른다.  이 자료도 오래된 것 같지만 2005년 기준의 18개 중요 수술 대기시간은 약 21주다.  몇 년 전에 비해 약 5주 정도 줄어든 결과다.  2004년부터는 의료의 공공성을 좀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 각 의료 기관의 독자 경영을 권유하고 있다.  약 50%의 자율 경영이 이루어지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는 약 75%의 지원을 정부에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마다 기본 부담금과 의료기관 방문 부담금을 실시하는 곳이 많다.  두 가지를 합쳐 약 20% 정도의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개인이 부담하는 기본 부담금의 최대한도는 전년 소득 대비 DKK 1,500, 한화 약 26만 원, 평균 부담액은 DKK 1,00, 한화 약 17만 원이었다.  방문 부담금은 얼마나 많이 그리고 오래 의료 기관을 방문하는가에 달렸고, 지역 의료 기관과 정부는 보다 효율적으로 의료 지원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예방치료에 중점을 두어 건강한 개인에게 각종 혜택을 주기도 한다.

핀란드는 상당히 다각적인 의료 체계를 가진 나라다.  3가지의 공공 의료 정책과 한두 가지의 작은 개인 헬스케어 시스템으로 구성되어있다.  모든 노동자는 의료 지원 정책을 받고, 지방 자치 의료 시스템은 의료 기관 외의 노인 복지도 책임을 진다.  지방 자치 의료 정책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국가 진료 기관은 하위 기관에서의 환자들과 방문 환자, 특별 치료 환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요 5개 대도시 주변의 대학 병원이 맡는다.  그 도시들은 Helsinki, Turku, Tampere, Kuopio, 그리고 Oulu이다.  이들 병원들은 가장 최신 시설과 기술로 지방 자치구와 중앙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핀란드의 의료 기관 방문에는 약 3일의 방문 약속 시간이 필요하고, 유럽 내에서 가장 처음으로 환자의 진료와 건강에 관한 모든 정보의 공개 및 권리가 명시된 시스템이다.  첨단 과학으로도 예견할 수 없는 진료에 대해서도 환자의 권리는 보장되며, 어떠한 진료과실도 보상이 명시되어있다.  이점은 미국이나 많은 유럽의 의료 시스템에서 핀란드 시스템을 따라 할 수 없는 난관이 되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 의료 지원 정책에 소요되는 예산은 유럽 연합의 평균에 못 미치며, 그러나 그 질은 최상이다.  유럽연합의 조사에 의하면 약 88%의 핀란드 의료 지원 경험자는 만족을 표시한 반면 유럽 연합의 평균은 41.3%였다.  핀란드 복지 건강 연구부에서는 개인의 건강 정보에 관하여 핀란드 어디서나 열람이 가능한 시스템도 아울러 제공한다.

노르웨이는 중앙 정부가 예방 의료와 치료 모두 책임을 갖고 있다.  또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개인 의료 기관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개인 의료 기관은 주로 작은 분야에 집중한 서비스나, 예를 들어 미용 성형외과, 예방 의학과, 치과, 재활 치료 같은, 개인 의료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이용한다.  지역 의료 기관은 무료이며,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단, 불필요한 서비스의 제공을 막기 위해 일정 범위의 진료 한계가 존재하긴 한다.  주치의 시스템인 치료 과정에서 주치의를 바꾸거나 (1년에 두 번) 특별한 치료를 요구할 수도 있으나 정부의 의료 범위 안에 들어 있어야 하며, 개인적인 호출이나 선호에 의한 치료비는 본인이 부담한다.  노르웨이는 드물게 해외에서의 치료에 대해서도 국가가 부담한다.  노르웨이 의료 지원 정책은 개인이 소득에 비례하여 부담한 세금으로 운영되며 다른 부담금은 없다.  국영 보험 기관은 정부 정책의 복지에 해당하는 모든 정책, 예를 들어 의료 지원, 장애 보조, 실업 보조, 연금 등의 전 국민 공통 수혜를 보장하며, 노르웨이의 전 국민은 모두 세금의 의무를 진다.  아주 작지만 방사선 검사, 실험실 테스트, 처방전 발급에 관하여는 일부 비용이 있다.

스웨덴의 의료 지원 정책은 7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기본 또는 홈 케어 (작은 일반 진료, 출산, 정신 치료), 응급 서비스, 부가 치료, 입원 치료, 방문 치료, 특별 치료, 그리고 치과 치료다.  가장 폭넓은 의료 지원과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의료인을 가지고 있는 스웨덴은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구에 따라 동시에 의료 기관을 운영한다.  의료 서비스는 정부 의료 기관과 개인 의료 기관에서도 제공되며, 특별한 치료는 지역 의료 서비스에서 제공된다.  스웨덴은 개인 의료 기관이 아주 작지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 또한 정부 지원으로 운영된다.  운영 지침을 보면 대기 시간이나 환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지역 병원의 경우 5일 내 약속을 보장하고 있다.  만일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다른 의료 기관을 찾아야 할 경우, 30일 내 약속을 잡고 90일 내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응급이나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물론 제외된다.  스웨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 시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노인에게 흔한 무릎이나 고관절 시술의 경우에도 90일의 수술 대기시간이 적용된다.  스웨덴은 유럽에서 노르웨이와 더불어 가장 많은 의료인을 가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인구 1,000명당 3.3명의 의료인이 있다.  이는 영국의 2명에 비해 무척 많은 숫자이며 그만큼 빠르고 가깝게 의료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스웨덴은 1990년대 중반부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지역 의료 기관에서 우선 가벼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의료 기관에 대한 지원과 숫자를 늘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인구와 환자의 급증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진 것을 인식하고 지역 의료 기관을 환자가 방문하는 우선순위에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다 전문적인 의료 기관에서의 의료 서비스에 투입되는 자원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의료 지원 정책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스웨덴의 의료 기관의 지원은 약 95% 이상 정부에서 제공하며 아주 작은 검사료 등이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입원의 경우에도 하루에 80 SEK, 한화 약 11,000원 정도이며 40세가 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30일 이내 입원의 경우, 50%만 받는다.

복지 정책 중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의료 지원은 각국의 환경과 문화에 따라 크게 다르다.  인구, 사회 구조, 예상 수명,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공공성과 형평성을 강조해야 하는 의료 지원 정책은 그러나 재원의 확보와 효율적인 운영이 정책의 핵심이다.  아무도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의 방법, 정보 공개와 투명성, 수혜자의 신뢰 등은 정책 운영에 꼭 필요한 존재다.  얼마나 어떻게 필요한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절대적이다.  이 간단한 차이가, 비스마르크와 베버리지 모델, 인구와 정책 예산 규모 등의 숫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다.  좀 더 넓게 생각하면, 의료 지원 정책이라는 단 하나의 사례뿐 아니라 모든 공공 정책, 정부의 존재, 문화적 인식, 국민의 사고 수준 같은 넓은 가치와도 연결되며 하루에 바뀌어 질 수 없는 가치다.  계약을 두 번에 걸쳐 하고 다시 그 계약을 보장하는 보험과 공증의 수준 높은 법률적 과정으로 한국의 모든 사회가 신뢰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 기관이나 민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의 쓸데없는 절차로 무수히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믿는다.  각국의 문화는 하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 또한 어떤 때는 무의미함을 깨닿는다.

 

Reference :

Nordic Journal of Health Economics, Vol. 4 (2016), No. 1, pp. 7-27

Financing of Health Care in the Nordic Countries
Kristina Stig and Ingalill Paulsson Lütz, National Board of Health and Welfare, Sweden, together with The Nordic Reference Group
© Nordic Medico Statistical Committee, Copenhagen 2013

Nordic Health Care System
Recent reforma and current policy challenges
Jon Magnussen, Karsten Vranbæk, Richard B. Saltman
Mc Graw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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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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