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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과 한국은 신분 사회다

Photo by Ola Ericson / imagebank.sweden.se

신분 사회는 사람의 신분이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되고 세습이 되는 사회다.  과거 한국의 양반제를 보면 쉽다.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은 왕권과 귀족이 존재하는 나라들이다.  스웨덴의 영토였던 핀란드는 비교적 최근에 독립을 했으므로 왕과 귀족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세부터 이어진 신분제도는 왕과 귀족을 중심으로 한 지배 계층, 농업, 상업, 기술자 등의 중간 계층, 그리고 천민들이 존재했다.  스웨덴의 마지막 귀족은 1902년에 작위를 받은 Sven Hedin이다.  그 이후 왕의 작위 수여는 중지되었고 1974년 공식적으로 왕의 작위 수여가 금지된다.  현재 스웨덴에는 약 619개의 작위를 받은 가문이 존재하며, 그 수는 2만 8천 명 정도이다.  대부분 백작과 남작 그리고 경으로 구성되어있다.  과거의 귀족들은 세금이 면제되었으며 국회에 자동으로 참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현재의 귀족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자신의 성을 작위와 함께 가질 권리, 그리고 자신의 문장을 지킬 권리만이 남았다.  다만 왕가에 의해서는 왕궁과 부속 시설들이 제공되고 왕정 사무실과 직원들, 왕가 예술품과 별장, 신분과 권위, 왕가 문장 등이 보장된다.  2015년 칼 구스타프 국왕은 왕정 업무와 왕가의 경비로 약 90억 원의 예산을 받았다.  덴마크의 마가렛 여왕과 왕가는 2017년 약 150억 원, 노르웨이의 하랄드 왕과 왕가에서는 400억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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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마가렛 여왕과 왕실 패밀리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이 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평등과 자유, 그리고 인권 같은 인간의 존엄에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회라는 사실이 한편으로 무척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실제 생활에서 자신의 신분이나 업적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문화가 아니고 오히려 더욱 넓게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당췌 나를 혼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어깨너머로 들리는 국왕의 쓰레기 줍기나 청소,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연스러운 모습, 봉사나 단체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모습들이 “쇼”라고 생각되기에는 자주 그리고 너무 오래 대를 이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는 오히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나는 귀족의 의무라는 프랑스 단어를 반신반의하면서 살았다.  신분과 권위를 일부러 나타낼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 감추며 행동할 이유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일부 귀족들은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특히 북유럽의 귀족들은 그런 사고조차 필요 없을 정도의 생활과 사고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과거에는 신분제가 있었다.  1995년도 국사편찬위원회의 조선 양반 사회 연구를 보면, 조선 말 갑오개혁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천민 계층이 존재했고, 조선 초 지배 계층의 비율은 천체 인구의 9%를 넘지 않았다.  조선 후기로 향하면서, 양반의 비율은 70%를 넘었고 천민 계층은 1%를 고작 넘을 뿐이었다.  그리고 신분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되었고, 공화국으로써 근대 국가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은 스스로 신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만들어진 신분은 작위나 계승, 존경과 경험 등의 대중이 이해할 만한 측정값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재산과 신분을 연결한다.  심지어 같은 직업의 사람들마저 하는 일에 따라 자신의 신분을 구분한다.  왕따를 문제시하고 자본가의 횡포를 비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계층과 신분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모순을 가진다.  옳지 않다.  요즘 트렌드에 내로남불이란 아이러니가 쓰인다.  아주 똑똑해서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도 그 폐해는 우리 후세가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고 있다.  영어 학원에서 한두 단어를 배우는 것, 더 나아가 일류 대학교에 입학하는 일보다 더욱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남과 다르지 않고, 남 또한 나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은 돈이 있고 없고, 배우고 못 배우고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에 관한 가치이다.  내 가치마저 남을 따라 하고 그러다 욕하고 버리는 그 얄팍한 삶에서 우리의 후세들은 무엇을 볼 것인가.  내 자식 잘 사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떠든다.  자신도 해본 적 없는 그 세상을 살라고 그냥 밀기만 한다.  알지 못하고 해본 적도 없는 무수한 직업들과 소중하고 존귀한 가치를 돈 몇 푼에 매도하는 시대다.  엣헴하며 거드럭대는 양반들이 싫어도, 틈만 보이면 거짓으로 만든 신분이 소용이 없어졌어도, 사람들은 아직까지 조선의 끝자락에 서있다.  왕과 귀족의 신분 사회인 북유럽과 공화국의 입장임에도 신분 사회인 한국은 정반대의 입장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좋은 일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부모에 밀려 많은 한국의 학생들이 이유도 모른 채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부모의 사고 가치에 따라 이미 그들의 미래 신분은 정해지고 있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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