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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아이들의 북유럽 적응기 – 제1편 : 뚜벅이가 되어 난생처음 대중교통을 타다

프로필에 소개했듯이 난 미국에서 20-30대를 혼자 공부하다가 30대에 들어서 미국에서 결혼하고 딸둘을 그곳에서 낳았다. 그리고 결혼생활 딱 10년을 미국에서 채우고 지금은 북유럽의 뉴라이프에 적응중이다. 나와 남편에게도 옛날 미국땅 밟았을때 기억이 떠올려질만큼 새로운 도전이지만, 사실 두 어린딸에게는 정말 문화적 정신적 충격이었을 것이다. 떠날때는 그만큼 깊은 이해로 아이들 생각을 못했는데, 이곳에서 막상 하나씩 아이들의 변화와 쏟아지는 질문에 “아-미국 서부의 아이들은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깨달음을 비로소 밖으로 나와 얻은 것이다. 다행히 아이들은 도전과 변화를 즐기며 제일 씩씩하게 즐기고 있다. 조만간 추억이 될 여러가지 아이들의 적응하는 모습들을 적어보려 한다.

미국 서부…아니 대부분의 미국생활은 자동차 문화이다. 바로 내집 앞 차고에 부부 각자의 자동차 두대가 항상 대기중이며, 그건 생활의 필수조건이다. 이민온 지인에게도 네비게이션과 자동차구입을 첫번째로 도와주는 이유도, 자동차가 없으면 동네앞 마켓에도 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버스도 운행하지만 배차간격도 멀고, 버스를 이용하는 그룹도 사회적으로 나눠지는 ‘일부계층’이라는 인식때문에 모두들 꺼려하고, 운전이 가능한한 자가용을 구비하고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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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백프로 자동차로 생활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태어난 병원에서부터 부모의 자동차를 타고 세상으로 나온다. 자동차로 아이들을 늘 태우고 다니니 목적지 바로 앞에서 내리고 다시 올라타게 되고, 거리를 걸어다니는 기회는 일부러 시간내어 운동하는 부모와 함께 동네한바퀴 뛰고 걷는게 전부이다. 학교에서도 거리가 도보로 가능한 아이들도 자전거를 주로 타며, 도보가능의 개념도 한국이나 유럽보다는 매우 간단하고 안전하고 짧은 거리를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엄마역할중 제일 피곤한 반복 노동중 하나가 운전이다. 거의 아이들의 이동을 위해 엄마는 자동차에서 하루를 보낸다고 말할수도 있다. 특히, 등하교길에 매일같이 학교 앞에 길게 늘어서 한참을 차안에서 기다리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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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등하교를 위해 미국은 대부분은 차를 이용한다.>

한국방문도 첫째딸만 아주 어릴적에 잠깐 했던 우리 아이들은 난생 처음 보는 이곳 북유럽의 대중교통에 열광했다. 평소 그림책으로만 보던 기차와 버스, 심지어 배까지 바로 걸어다니며 수시로 이용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 타는 곳만큼 신나는 이벤트였다. 동네 마켓도 걸어 다닐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나만큼 우리아이들도 자동차로 이동하는게 지루했던 모양이었다. 어쨌든 우리아이들이 난생처음 접하게된 대중교통의 첫인상은 흥분, 기대, 환호였다. 교통카드를 사고 승차할때 확인하는 절차도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이들의 ‘역할놀이’에도 처음으로 버스타기, 지하철타기가 도입(?)되어 옆에서 보기에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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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대중교통>

하지만, 흥분과 설렘의 시작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장 아이들이 힘들어한 부분은 ‘걷기’였다. 나조차 기나긴 미국생활동안 얼마나 걷기가 부족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일부러 동네 Gym에서 또는 집의 운동기구를 가지고 하던 운동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한 10분정도 언덕길 보행에도 온가족이 헉헉대고 아이들은 울상이었다. 정류소에서 서서 기다리고 환승하고 모든게 힘든 경험이었다. 계속 미국에서 살면서 차를 태우고 다녔다면 아이들이 이렇게 약하고 인내심이 모자란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온가족이 심각한 운동부족이었다. 어린 둘째는 엎어달라 떼쓰고 다운타운시내를 걷다가 주저앉아 나를 당황시켰다.

그래도 아이들은 빠르다. 스폰지같이 새로운 경험에 바로 적응한다. 이제는 처음 모습을 웃으며 얘기하고, 아이들은 씩씩하게 나보다 먼저 앞장서 걷는다. 초등학생 첫째는 대중교통 찾는 어플리케이션을 스스로 이용하며 노선표 도착시간까지 파악한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니, 집앞의 주요 도로 몇개 가르치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4살짜리 둘째까지 동네 앞은 물론 스톡홀름과 주변동네도 관심갖고 찾아본다. 북유럽 학교는 대부분 도보로 근처의 숲과 도서관에 나들이하는 현장학습(Field Trip)도 자주 한다. 아주 어린 유아생들도 선생님과 함께 자연과 뛰놀기 위해 나서는 경우가 자주 있다. 주로 스쿨버스로 이동하는 미국 남가주 학교와의 차이점이다. 남가주는 땡볕에 도보로 아이들을 모두 줄세워 인솔하기에는 자동차가 지배하는 분위기에서 좀 위태로울수 있다. 그리고 목적지에서 목적지 사이가 훨씬 스케일이 크고 먼 이유도 그 하나이다.

처음에 같은 서양인들이지만, 미국과 북유럽의 다른모습 중 하나가 비만의 차이였다. 이곳은 키가 큰 차이와 함께 모두들 매우 슬림하다. 미국은 고도비만자가 너무 많아서 사회적으로 큰문제로 대두될 정도인데, 이곳에서는 남녀노소 할것없이 모두들 적당한 체중의 보기좋은 모습들이다. 어린아이들도 소아비만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아마도 주로 걷고 자전거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이 어릴적부터 익숙해졌기 때문인것 같다. 북유럽 엄마들이 아주 추운날에도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를 걸어다니는 모습도 굉장히 용감해 보였다. 물론 미국이나 북유럽 모두 운동시설과 클럽등 운동을 생활화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대중화되어 있다. 다만, 미국은 다시 집으로 차를 타고 가고, 이곳은 웬만하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간다. 나도 요즘은 저절로 몸이 가벼워지고, 이제는 일부러 몇정거장은 도보로 더 걷고, 산책을 즐기게 되었다. 아무리 추운날씨가 오고 있어도, 아이들과 용감하게 걷는다. 업어달라는 얘기를 거의 잊어버린 어린 둘째, 이제는 혼자서도 마켓에 가서 엄마 심부름을 할수 있을것 같고, 가까운 나들이도 할수 있다며 용기를 내는 첫째… 새로운 북유럽문화의 도전에서 첫번째 관문을 씩씩하게 통과해 주어서 감사하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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