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Living / 일반 / 미국 북유럽 이야기, 해외 직접 구매(직구)는 쇼핑 트렌드?

미국 북유럽 이야기, 해외 직접 구매(직구)는 쇼핑 트렌드?

2005-2006년도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제게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여러 가지 질문과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어느 회사에 어떤 물건이 있는데 그걸 사서 보내주면 안되겠느냐는 것들이 주였고, 이런 것들은 얼마냐 알려 달라 하는, 주로 상품을 쇼핑하기 위한 반갑지 않은 연락들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제가 너무 바빴던 시절이라, 한국에서 해외로부터 물건을 구매하는 그 현상이 무얼 의미하는지도 몰랐고, 단순히 좀 더 저렴하거나 특이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치맛바람 정도로만 이해하고 잊어버렸습니다.

그 후 채 2년이 안되 아이의 유치원에서 오랜만에 만난 한 학부모로부터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잘 나가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그는 회사를 계약직으로 스스로 바꾸고,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와이프가 용돈벌이로 시작한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가 이젠 자기의 급여를 훨씬 뛰어넘어 사업으로까지 커졌다고 했습니다.  이젠 자신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본업이 되었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하는 사업이란, 몇 년 전 제가 부탁으로 몇 번 심부름 일을 해주었던 그 “물건 사서 한국에 보내주는 일”인데, 그 단순하고 장난 같은 일들이 그렇게 커질 수 있다니…  트렌드니 전망이니 하며, 디자인 내에서만 캐고 다녔지, 세상에는 돈 버는 트렌드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그러니까 아직 한국의 생활 습관이 남아있는 여성이면 한 번쯤 다 해보았을 만큼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 열풍이 불었으며, 개인 홈페이지, 미니 홈페이지, 개인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무지막지한 양의 물품들이 거래되었고, 두 세대의 자동차를 넣는 크기의 차고가 물건 보관창고로 변해서 놀란 제게, 이건 단지 며칠 분의 물량이라고까지 자랑삼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런 해외 직접 구매 물품들은 직접 소비자에게 운송되거나 다른 업자에게 건네지어 또 다른 소비자에게 팔려지곤 했습니다.

01

얼마 전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과 며칠 전의 뉴스에서는 2013년 해외 직접 구매의 소요 비용이 이미 1조 원을 훨씬 뛰어넘었으며, 금년은 더욱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미국 업체에서는 한국발 오더를 자동 차단하여, 한국 내 판매사로 연결시킨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한국내 독점 판매를 위한 한국의 수입 업체 권리를 지켜주고, 이익의 보장을 위해 가격조차도 미국 내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업체들이 점점 늘어간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현명한 소비를 위한 소비자들과 수입 업체들 간의 줄다리기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간의 해외 직접 구매의 발전을 되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내 수입 제품 가격 상승 : 소비자들의 국내외 제품 가격 비교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구매 시작 : 고가의 소비재부터 시작되어 급속히 확산

해외 소수의 구매 대행 업체 탄생 :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여 급속 성장, 아울러 해외 운송회사도 동반 성장

해외 제조사나 판매 업체의 자국 내로 운송 제한 : 한국 수입 업체와의 독점 계약 지켜주기

해외 배송 대행 업체 탄생 및 급성장 : 해외 주소로 구매 가능

국내 소수의 개인 수입 업체 탄생 : B2B로 대량 구매, 가격 낮추기

국내 소셜 커머스로 해외 공동 구매 : 경쟁에 따른 수입 가격 낮추기 본격화

해외 판매 업체들의 한국발 온라인 쇼핑 차단, 국내 소비로 유도 : 주문자 위치 추적 시작, 자국 내 판매로 제한

해외 직접 구매 상품의 다양화 : 고가의 제품에서 일반 소비재로, 의류나 패션 용품에서 취미, 건강식품까지

해외 구매 대행 업체간의 경쟁 치열화 : 제품의 다각화, 새로운 트렌드 만들기, 지역 열풍

이 중 소비자들에게 큰 인식 변화를 주었던 것은 물론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대량 구매에 따라 가격이 낮아진 유명 상품들이 일부 소셜 커머스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면서, 보다 쉽게 구매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과거 해외 지인들에게 부탁하거나 해외여행시 구매하던 자랑거리는 더 이상 이슈화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오히려 보다 싸고, 특이하며, 남과는 다른 개성을 누릴 수 있는 브랜드나 아이템을 찾아서 구매하는 것이 더 자랑거리가 되는, 마치 쇼핑이 취미 같은 재미마저 주게 된 것입니다.

일부 기사에는 해외에서 좋은 상품을 구매하는 습관은 오래전 이미 자연스러운 문화로 변했으며, 요즘에는 자신의 생활에 짜 맞춘듯한 아이템들,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품질이 좋은 제품들, 세계 특정 지역에서만 구하는 희귀 아이템들로 소비 패턴이 옮겨지고 있으며 이 제품은 어느 나라의 어느 회사, 저 제품은 다른 나라의 다른 회사같이, 보다 전문적인 업체를 찾아 구매하는 문화도 생겨났다 합니다.

그래서 나타난 해외 직접 구매 쇼핑 리스트가 인터넷에 알려지고, 가격대별로 정리까지 되어, 보다 편한 쇼핑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무척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사는 북유럽에도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지인들의 연락이 오면, 십중팔구 제가 10여 년 전 알려주었던 “물건 사서 한국에 보내주는 일”을 물어봅니다.  이유는 일반 소비재와 저가 의류는 이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포화가 된 상태라, 위에서 언급하였던 지역 특화 상품을 찾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까지 합니다.

02

유럽은 많은 나라가 존재하는 것 같이 각 나라는 독립된 시장으로 인정되기에 수입 수출이 까다롭고, 운송이 미국보다 어렵습니다.  그런 악조건을 극복하면서도 북유럽 스웨덴의 한 디자인 샆은 밀려드는 한국으로부터의 주문에 의아하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최저 구입 비용을 올렸음에도 여전히 인기가 있으며, 다른 유명 디자인 샆의 오너는 서울 지점을 상의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제는 대량 유통 회사인 아마존의 한국법인이 확실시 되며, 스웨덴의 IKEA의 상륙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예약 배송이라는 아마존의 배송 시스템은 결제전 쇼핑 카트의 트렌드를 읽어 주문전에 미리 지역 물류창고로 배송하는 시스템입니다.  “문화를 판다”라고 하는 IKEA는 단순 상품외에도 큰 문화의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업체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당연히 올것이 왔다 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소비자는 항상 현명하다고 생각하며, 시대의 트렌드 같은 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소비자는 지금 지극히 당연한 소비문화를 만들고 있으며, 오히려 언론이나 일부 단체에서 문제를 삼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이 이래야 하고, 문화는 저래야 한다는 너무 획일적인 교육관에 스스로를 가둔 것은 아닌지, 생산 및 수입 업체들이 마치 가격을 정하는 것이라는 독선에 빠져 그동안 경영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없으면 참고, 참을 수 없으면 대충 만들어 쓰고 하던 구 시대의 폐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1세기 선진국 중의 하나인 한국에서 말입니다.
 
by Luke

You may also like
주문한 상품을 나의 자동차로 배달해 준다. Volvo In-Car Delivery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