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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만난 북유럽 콘셉트 스토어, Austere

미국 서부 LA의 진정한 중심지… LA Downtown을 나는 좋아한다. 특히 1920년대를 한껏 주름잡던 역사적인 건물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도심 안쪽의 Old Downtown이 더욱 볼거리가 많은 낭만이 있다. 이제는 흑인과 남미 이민자들에게 점령되어 위험하고 더러운 지역으로 취급받고 있지만, LA의 혁신적인 도시 재개발에 힘입어 오랜만에 다시 가본 Old Downtown은 훨씬 새롭고 활기가 생겼다. 그 안에 북유럽을 주제로 한듯한 큰 매장 하나를 발견하였다. 기억해보니 예전에는 자동차 매장이었던 장소였는데, 굉장히 넓은 공간 전체가 아주 간략하고 여유롭게 다양한 북유럽 제품들을 보여주는 매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북유럽의 느낌 그대로 심플하고 소박한 쇼윈도에는 역사적인 북유럽의 유명한 디자인 아이템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스웨덴에서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의 발걸음을 바로 이끌게 만들었다.

물건을 파는 숍 정도로 생각하며 들어서니 펼쳐진 광경이 조금 낯설었다. 어떤 곳이지 물었더니, 콘셉트 스토어, Conceptual Store라고 직원 2명은 설명하였지만, 직접 그곳을 방문하여 설명 듣지 않았다면 정확한 이해를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상품이 펼쳐져 있고, 가격이 붙어있지만,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공간의 구성이나 내용을 근거로 분석하면 결코 상품을 팔아서 이윤을 크게 남길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전시된 상품들은 북유럽의 ‘디자인 박물관’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조목조목 북유럽의 역사 속에 의미가 있는 제품들이 빠짐없이 나열되어 있었다. 간단한 Salmiakki 사탕부터 PH Artichoke  조명, Jacobsen의 의자, Volvo, Lego 장난감, Aalto의 화병, Fiskar의 도구, Acne 청바지까지… 넓은 매장 규모에 비해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제대로 둘러보니 구석구석에 북유럽의 디자인 역사가 펼쳐져 있었다. 남편과 나는 마치 우리가 그동안 블로그에서 알려왔던 북유럽 문화를 총정리하여 시각적으로 감상하는 듯한 느낌에 한참 동안 넋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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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사람이 LA Downtown의 핵심적인 장소에 이렇게 큰 북유럽 소개 매장을 마련하였는지 궁금해졌다. 단지 상품 세일즈 회사라기 보다 북유럽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열망과 열정이 느껴지는 곳이어서 Austere란 스토어의 탄생 이유가 궁금하였다. 매장을 안내하는 직원들도 한 제품 한 제품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지식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남편 루크를 통해 열심히 북유럽 디자인 강의를 듣는 시간이 되어 버리는 재미있는 해프닝이 생겼다.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 살짝 직원 한 명이, 주인은 스웨덴 출신 이민자이며, 꽤 재력가인데, 북유럽을 알리려는 마음에서 하는 거라고 귀띔해주었다. 조만간 뉴욕에도 매장이 오픈될 거라고 하면서.

Austere에 관해 찾아보았다. 설립자이자 대표인 Fredrik Carlström의 인터뷰 기사도 찾을 수 있었고, 북유럽의 다양한 디자인 소개와 제품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 사이트도 재미있게 둘러보았다. 미국도 한국과 북유럽에 대한 관심과 이해 깊이가 현재 비슷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디자인, 교육 환경, 또는 복지 시스템 등으로 조각조각 나눠진 북유럽의 키워드에 대해 얘기를 풀어나가려면 결국 지금의 북유럽 모습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콘셉트, Concept”을 알려야 한다는 설립자의 마음에 백 퍼센트 동감이 되었다. 나의 북유럽 블로그에 채워지는 이야기들이 Austere의 매장에 똑같이 펼쳐져 있는 모습에서 짜릿한 전율마저 내가 느꼈던 이유이다. 

Fredrik Carlström은 미국에서 북유럽의 여러 유명 회사와 제품들을 컨설팅해주고 미국 시장으로 연결해 주는 C&Co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자기의 고향 북유럽에 대한 긍지와 사랑으로 미국에서 계속 북유럽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펼쳐왔으며,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면서 알게 된 미국인들의 관심과 욕구에 따라 Austere라는 북유럽 디자인 콘셉트 매장을 열게 되었다. 첫 단추는 아주 어릴 적 북유럽에서 디자인 관련 회사의 작은 일을 배울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Iittala의 Branding 관련 일을 통해 그는 북유럽의 오래된 디자인 역사와 정신에 자부심을 간직하게 되었다. 그의 말처럼 북유럽을 알게 해준 하나하나의 작은 물건들, 디자인, 생활 모습들은 그 안에 확고한 북유럽 정신과 감성과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걸 함께 알리는 전달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인터뷰에서 Fredrik Carlström의 아내가 매장을 보며 느낀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Scandinavian Lifestyle Magazine,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잡지 속을 걸어 다니는 느낌이라고 했다는데, 나 역시 Austere는 미국 방문 동안 다시 북유럽 집안으로 뛰어든 것 같은, 북유럽 친구들을 만난 것 같은 감성의 공간으로 인상적인 곳이 되었다. Austere는 현재 제품 세일즈 이외에 다양한 전시회, 문화 행사, 강좌 등을 통해 북유럽의 전반적인 문화 콘셉트를 널리 알리고 있다. 수익사업보다는 자신의 고향을 위해 투자하고 헌신한다고 느껴지지만, Fredrik Carlström이 마음먹은 ‘북유럽의 콘셉트’를 알리는 Austere의 사업 목표가 미국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LA와 뉴욕의 두 군데에서 운영되는 Austere 사이트: http://www.austere.co/

Austere 관련기사들:

http://www.dwell.com/product/article/shops-we-love-austere-los-angeles

http://www.dwell.com/dwell-design/article/austere-scandinavian-super-store-comes-new-york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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