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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가 그린 구름은 실제로 북유럽 하늘에 있다.

Photo by Svein M. Fikke  /  Mother Of Pearl Clouds seen at Lørenskog, Norway, in 2014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Edvard Munch의 대표작 Scream 절규 (1893년)에는 말로는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기묘하고 신비로운 하늘이 배경으로 있다. 해가 지는 석양이라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 색으로 복잡하게 물들어지고 소용돌이치듯 뒤틀어져 버린 구름의 모습이 그림 속 주인공의 모습과 어우러져 뭉크가 전하는 인간적인 고뇌와 외침이 드러난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노르웨이 풍경 안에 서있던 자전적 모습을 담은 ‘절규’를 보면서 그림 안의 하늘이 어떠한 자연의 형상일까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동안 미국의 일부 기상학자들은 1883년 인도네시아 Krakatoa 섬의 대화산 폭발에 의한 대기의 변화를 근거로 주장하기도 했지만, 큰 설득력은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뭉크의 혼돈스러운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배경일 거라는 추측도  하였다.

The_Scream-1893-e1437377106473 Photo: The Scream, 절규 (1893) / WebMuseum at ibiblioPage

올해 노르웨이 학자들에 의해 그 오랜 시간 동안의 궁금증이 풀리는 듯하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비엔나 Vienna에서 열린 the European Geosciences Union, 유럽 지구과학연맹 총회에서 뭉크의 절규에서 표현된 구름이 저온의 높은 고도 지역에서 형성되는 구름의 일종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오슬로대학의 헬레네 무리 Helene Muri 연구원에 의하면, 일명 Mother of Pearl Clouds (한국에서는 자개구름, 또는 진주모운 등으로 불린다)라는 구름이 추운 날씨의 20~30km 정도의 높은 고도 지역에서 일몰이나 일출시간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분홍색, 초록색 등의 진주 빛깔을 띠는 이 구름은 차가워진 대기의 매우 미세한 얼음 입자들로 이루어져 얇게 구름의 형상을 만든다고 한다. 2014년 노르웨이에서 사진으로 담긴 Mother of Clouds의 모습을 계기로 뭉크가 표현한 구름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여러 사진으로 담긴 노르웨이 일대의 Mother of Clouds는 뭉크가 표현한 하늘의 모습 그대로이다.  나도 북유럽에 사는 동안 아름다운 북유럽의 자연환경 중에서도 신비롭고 독특한 북쪽 하늘의 모습에 매우 감명을 받았었다.  마치 빨려 들어갈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커다란 위압감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도 하고, 바다처럼 맑은 하늘빛에 떠가는 구름 사이로 내리쪼이는 햇빛은 자연의 따스한 축복에 대해 신에게 감사하게도 만들었다.  인간의 감정과 고통 속에서 고민하고 예술로 승화시켰던 뭉크가 만났던 Mother of Clouds는 그 순간 뭉크의 내면에 소용돌이치고 있던 간절한 외침을 밖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낸 듯하다.

뭉크가 일기장에 남겼던 절규의 순간이 오로지 미치광이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노르웨이의 과학자들은 증명해 보였다. 뭉크의 그 순간의 느낌은 오히려 사실적이고 자연에 온전히 순응하고 있었음을 실제의 북유럽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다. 북유럽만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자연에 대한 표현과 인간에 대한 생각, 여러 가지 삶의 모습들은 말도 안 되는 비현실적인 몸부림이 아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인 것이 훨씬 더 많다. 북유럽의 자연과 삶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새로운 깨달음이 뭉크를 단순한 미치광이 예술가로 바라보지 않게 해준다.

 

<From Munch’s diary notes>

I went along the road with two friends – the sun set
I felt like a breath of sadness –
The sky suddenly became bloodish red
I stopped, leant against the fence, tired to death – watched over the
flaming clouds as blood and sword the city – the blue-black fjord and the city
– My friends went away – I stood there shivering from dread – and
I felt this big, infinite scream through nature

<뭉크의 일기장에서>

나는 두 친구와 함께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 일몰이었다.
나는 슬픔의 깊은 한숨을 느끼고 있었다.
하늘이 갑자기 피처럼 빨갛게 물들어갔다.
나는 걸음을 멈췄고, 길 난간에 기대어 섰다. 죽을 것같이 힘들었다.
피처럼 붉게 타며, 검푸른 피오르와 도시를 찌르는 날카로운 구름을 바라보았다.
친구들은 떠나갔고, 나는 그곳에서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나는 자연을 뚫고 울리는 거대하고 끝없는 비명을 느꼈다.

 

관련기사:

http://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39697256

http://www.telegraph.co.uk/news/2017/04/24/mother-of-pearl-clouds-may-have-inspired-edvard-munchs-sc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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