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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색상과 디자인이 함께 하는 지하 동굴 세계 … 스웨덴 지하철역들

Photo from metro.co.uk

스웨덴에 살면서 거의 매일 대중교통과 함께 했다.  자동차를 하루 종일 운전하며 몰고 다니던 미국 서부의 생활에서 그야말로 반전이었지만, 여러 가지로 얻은 게 참 많았던 변화였다.  체중이 빠지면서 가벼워진 몸과 건강을 다시 되찾았고, 나뿐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건강해지고 활기찬 모습을 갖게 되었다. 오고 가는 길에 세세하게 북유럽의 자연과 정취를 관찰하고 즐길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운전대를 놓고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있으니, 책과 잡지도 읽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생겨났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3인 1조로 다녔는데, 그때 아이들과 나눈 대화들과 추억들은 정말 지금도 한 번씩 떠올리는 너무 아름다웠던 시간이었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인상적인 많은 풍경들과 느낌을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재미있는 체험과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아이들은 스톡홀름의 지하철을 탈 때마다 지하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진정으로 받는 듯했다.  긴장도 했지만,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늘 아이들은 설레고 궁금해했다.  그때는 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음침하고 오래된 느낌도 들었지만, 그 모습이 오로지 스톡홀름에서만 만날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들인 것을 다른 나라의 지하철을 타보면서 알게 되었다. 스톡홀름 도시 아래 지하 암석들은 열심히 다듬고 덧칠을 하지 않은 모습이다. 캄캄한 동굴 속에서 빠른 속도로 들어오는 지하철의 모습은 마치 SF 영화의 비밀 통로가 등장하는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1950년에 첫 개통된 Stockholm 지하철 (스웨덴어로 툰넬바나 Tunnelbana)는 현재 총 7개 노선이 중앙역인 T-Centralen station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고, 다른 도시들로 나가는 철도들과도 연계되어 있다.  단순한 암석 동굴의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각 역마다 아름다운 색상과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150여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하여 100여 개의 각 역들을 아름다운 예술세계가 펼쳐지는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스톡홀름 지하철을 ‘세상에서 가장 긴 예술 전시장 (The longest art gallery)’라고 부른다.  깔끔하고 너무 인위적으로 다듬어진 서울의 지하철을 탈 때마다 스톡홀름에서 매일 내가 거쳐갔던 지하세계, 스톡홀름의 지하철이 오버랩된다.  북유럽에는 늘 지워지지 않고 마음에 남게 되는 무언가의 끌림, 그곳만의 독특한 세상이 있는 듯하다.

스톡홀름을 방문하게 된다면 교통카드(SL)을 사서 꼭 지하철과 그곳의 대중교통을 타보기 바란다. 빠르고 한번에 직행하는 편한 이동보다는 내 발로 직접 걸어야만 그들의 생활과 감각, 정취를 곳곳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지하 동굴의 세계도 그런 곳 중 하나이다.

 

T-Centralen station : 스톡홀름 지하철의 중심이고, 가장 많은 이용객들이 쉴 새 없이 오고 가는 가장 분주한 중앙역이다. 큰 규모만큼 17명의 아티스트들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였다.  특히, Per-Olov Ultvedt가 디자인한 파란색 넝쿨이 아름답게 그려진 파란색 동굴 세계가 북유럽의 자연주의를 그곳에서도 느끼게 해준다.

tstation

 

Kungsträdgården station : 이 역에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면 스톡홀름의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연결된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아이들 데리고 자주 찾던 곳이라, 이 역의 아름다움이 기억에 가장 남아있다.  1977년에 개통되었지만, 1987에 디자인 작업이 더 보완되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다른 역과는 다른 다양한 재질과 화려함, 조각상들까지 눈에 띈다.  특히 천정에 그려진 패턴 같은 그림을 보면서 아름다운 그들의 수공예 한 작품을 보는듯했다.

Kungsträdgården station

 

Stadion station : 하늘에서만 볼 것 같은 환한 무지개를 지하세계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이 열렸던 곳으로 연결되는 역이다.  아마 20세기 초 지금보다 암울했던 스웨덴에게 올림픽은 무지개와 같은 희망을 보여주었던 계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어두운 북유럽에서 비 온 뒤 밝은 태양과 함께 무지개를 만난다면 그것은 가장 행복한 축복과 감사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Stadion station

 

Rådhuset station : 이용객들이 많은 역중에 하나이다.  역이름 그대로 법원 Rådhuset으로 가는 곳이기도 하며, 수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스톡홀름 시청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내리게 될 역이다.  스웨덴 경찰청도 이곳에서 찾아갈 수 있다.  스웨덴 역 중에서 가장 자연적인 모습 그대로를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강렬한 붉은빛의 암석들이 오히려 그곳에 서있는 내 마음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끼게 해주는 게 신비로웠다.  북유럽의 넓은 들판에서 자주 만나는 그들의 붉은 집과 같은 따뜻함이 담겨 있는 느낌을 받았다.

radhuset

 

Tekniska Högskolan station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스웨덴 왕립 공과대학(Kungliga Tekniska högskolan, The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으로 가는 역이다.  세계적 발명가 노벨의 학교로도 유명한 그곳은 북유럽 과학기술의 중심이기도 하다.  아티스트 Lennart Mörk가 보여주는 예술로 표현된 Tekniska Högskolan 역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과학과 끝없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는 듯하다.

tekniska

 

Solna Station : Rådhuset Station과 같은 해인 1975년에 개통된 곳이다. 그곳의 붉은 북유럽 색상이 이곳에서는 초록의 자연과 만났다.  Solna는 스톡홀름에 인접한 도시로서 요즘 가장 핫하게 변화하고 있는 곳이다.  내가 살던 때에도 자주 그곳에 내릴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북유럽 최대 쇼핑몰(Mall of Scandinavia)까지 개관하였으니 아마도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이는 역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Solna 역의 유명한 디자인 작품이 되어버린 비상구는 Solna의 발전만큼 힘차고 역동적이다.

solna

exit

 

내가 자주 찾았고 기억에 가장 남아있는 몇몇 곳만 나열했다. 이 밖에도 지하철로 지나치는 스톡홀름의 역마다 수수하고 낡아 보이지만, 그들만의 멋진 감각과 디자인이 펼쳐진다. 화려함보다는 볼수록 이끌려가는 디자인, 자연적인 지하의 모습과 어우러져 동굴의 모습이 더욱 멋있게 드러난다.  지상의 모습을 잠시 잊고 땅속으로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긴 예술 전시장’ 스톡홀름 지하철은 북유럽 여행의 또 다른 추억들이 될 것이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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