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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 등장한 주 방위군과 이민 사회

Photo : 한인타운 대형 쇼핑몰 앞에 자리한 주 방위군 / 현지 독자 제공

월요일이 시작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 주 방위군이 등장했다.  어제 시청사를 지키기 위해 왔던 주 방위군이었는지 아니면 새로운 부대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병력이 증가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는 과거 한인타운이 LA 폭동으로 큰 피해를 입은 기억으로, 주미 한국 총영사관이 요청한 치안 강화 방안에 답한 것으로 보인다.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발단된 LA 폭동은 흑인들의 차별 반대 시위와 그동안 인종 갈등을 참아왔던 소수 이민자들의 폭발이 합쳐져서 일어났다.  당시 대규모 시위대에 대항할 경찰이 충분하지 않자 주요 거점지역, 주로 부자들이 거주하는 중심지역만을 지킴으로써 시위자들이 도심과 부촌 사이에 낀 한인타운에 모이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대항하는 한국 이민자들의 강경 대응과 맞물리면서 마치 흑인들과 한인들 간의 갈등이 일어난 것처럼 보도되었다.  자위권이 보장된 미국에서 총기로 대응하는 건 자연스러운 경우였지만, 한인 대부분이 군대 경험을 가지고 있고 비교적 총기 사용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킨다는 대응이 일어나는 과정이 미국인들의 눈으로는 조직화된 군 집단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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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인타운뿐 아니라 미 전역에 등장한 주 방위군들은 트럼프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조기 진화를 목표로 하는지 보여준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인종 간의 갈등이 왜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들이 많다.  하지만 인종의 문제는 아마도 인간이 지구상의 각 지역에 나뉘어 살게 되면서부터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뿌리가 깊다.  심지어 동물들의 경우에도 차별은 존재하며 동물이 가진 근본적인 다름에 대한 거부감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나는 미국의 한인 이민사회가 다시 변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시작된 미국 이민의 역사는 한국전쟁 후 5-60년대 대한민국 정부가 가동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민은 또 학생들의 유학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 이유는 서로 같은 욕구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문과 리더쉽 등의 학습 목적이 어느 한 나라를 향한다면 그 나라에서 살고 싶은 마음도 같이 생긴다.  그래서 한 시대에 어떤 유학생들이 왔으며, 얼마나 그리고 어디로 왔는가에 대한 데이터는 그 당시 한국인들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어느 문화를 동경하며 살고 있었는가에 대한 데이터와 일치한다.

이민사 초기 살아남기 위한 이민이 있었다면, 유학이 자연스러운 이민으로 연결되는 시기를 거쳤고, 보다 좋은 환경을 바라는 중산층의 이민으로 바뀌었다.  그 후에는 투자나 자녀 교육 등 고부가 가치를 요구하는 이민이 나타났고, 지금은 어느 한 나라보다 자신의 욕망에 따라 전 세계가 이민 후보지로 나타나는 시대다.  마찬가지로 아주 극소수의 특수층들이 갈수 있었던 유학길은, 점점 그 문턱이 낮아져서 중산층의 소득으로도 가능하게 되었고 극성스러운 교육열과 만나면서 누구나 한 번쯤 가야 하는 패션 유학의 시대도 겪었다.  그러나 유학의 희소성이 낮아지며 정말 가야 하는 경우가 아니거나 반드시 그 나라가 아니면 안 되는 경우가 아니면 유학은 부가적인 옵션으로 바뀌었다.

지금의 유학과 이민의 목적은 너무 다양하다.  마치 쇼핑을 할 때처럼 쇼윈도우에서 나라들이 저울질되고 있으며, 아이비나 특수 전공의 희소성 때문이 아니라면 세계의 모든 지역이 다 거론되기도 한다.  지금 미국의 이민은 과거와 다르다.  한번 가면 못 오는 길이 아니라 자신의 옵션 중 하나였을 뿐이다.  돈에 밀접히 관련되어있고, 오히려 한국과의 연결로 이민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현재 한인타운을 구성하는 여러 사업주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일궈온 것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지금의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그냥 다른 옵션을 찾으면 될 정도의 마음이다.  물론 악화된 상황을 대비한 보험이나 대비책은 약하다.  한인타운의 특징처럼 아무리 최악의 조건이어도 굴러간다는 아주 나쁜 습관이 고착화됐다.  끊임없이 유입되는 인력과 자본, 한인타운을 백인 주류 사회로 가기 위한 하나의 받침대 정도로 여기는 마음가짐, 어설픈 전문성과 어설픈 자본력이 그나마 인정받는 작은 한인타운 안의 분위기 등과 어울려 한인타운은 거대한 전통시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오히려 요즘 이민자의 특이성을 보려면 한인타운을 제외한, 그러니까 전통적인 한국 이민지를 제외한 지역들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다른 지역들의 공통점은 누구나 선호하며, 좋은 교육과 교통이 있다는 점이고 이는 그만큼 큰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인타운의 신규 유입도 새로운 사업을 해볼 시작점 정도의 마음이거나 음식점 딱 두 가지 정도다.

변하지 않는 사고와 변하는 상황에서 이번 폭동 사태는 큰 의미를 가질 것 같다.  특히 지난 몇 달간 미국이 겪었던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아픔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도전을 받는 이민 사회는 지금 어떤 결론을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든 산업과 유행에 빠른 미국에 살면서, 미국보다 늦은 한국의 유행을 다시 들여오는 것 같은 한인타운은 지금 중국이나 일본의 타운들처럼 명목만 남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이번 사태들이 한인타운의 한인들을 미 전 지역으로 흩어지게 만드는 경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과거에 LA 폭동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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