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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 핀란드 Espoo, 에스포

지도에서처럼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다.  북쪽으로는 노르웨이와 또 스웨덴과 국경이 이어져 있다. 핀란드는 무척 가난했던 나라로 이제 독립한지 정확히 100년이 되었다.  그전에는 약 100여 년간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그 이전에는 스웨덴의 땅으로 약 600년을 살았다.  한국으로 치면 조선시대 전부가 다른 나라였으니 어찌 보면 스웨덴이 오히려 핀란드의 뿌리일 수도 있다.  인종도 핀란드는 다양하다.  북 독일계의 스웨덴 인종은 핀란드의 주류이며, 그 외 러시아, 서북 아시아, 동유럽의 인종도 섞여있다.  드물게 과거 몽고의 침입으로 유입된 몽고인종도 보인다.  그래서 한국인과 유사하게 생긴 외모를 가지고 눈이 파랗거나, 금발의 사람들도 보인다.  러시아의 지배로 인해, (또 스웨덴에 대한 거부감 때문인지…) 동유럽과는 무척 가까운 관계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고, 그래서 발트 3국이라고 불리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는 서로 형제국으로 부른다.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로부터 약 30여 킬로미터 정도의 서쪽으로 Espoo, 에스포가 있다.  스웨덴어로는 Esbo, 에스보라고 한다.  에스포는 공식적으로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며, 다른 언어는 스웨덴어이다.  과거 러시아의 지배에서도 스웨덴어는 사교와 교육의 언어로 사용되었고, 핀란드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어는 고급문화의 상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의미가 많이 바뀌었지만, 각종 교류와 경제 협력의 이유로 아직까지 스웨덴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내가 에스포를 방문했던 이유는 에스포시가 핀란드의 신성장을 주도하는 계획도시로 발전하였고, 그 이면에는 신기술과 창업 위주의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성장 엔진을 말할 때 누구 하나의 강력한 주도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모두 그 이유에 협력하고 같이 힘을 모을 바탕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에스포는 서울의 반 정도의 면적인 312제곱 킬로미터의 면적으로, 인구는 약 270,000명이다.  그 적은 인구로 핀란드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도시로 성장했고, 과거 노키아의 명성을 이어가듯 스타트업사우나를 비롯한 창업 위주의 정책과 회사들은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불리는데 큰 이견이 없을 정도다.

에스포의 시작은 1557년 스웨덴의 국왕 Gustaf Wasa, 구스타프 바사가 이 지역을 왕실 전용 저택 용지로 개발하면서부터였다.  1920년경에는 약 70%의 인구가 스웨덴어를 사용하였으며, 주요 산업은 농업이었다.  그 후 에스포는 1940년, 50년경 주요 산업단지로 발전했다.  그 이유는 수도인 헬싱키가 가까웠기 때문이다.  2000년대를 맞으며, 인구는 4-50년대에 비해 10배가 늘었고, 핀란드어가 주 언어로 바뀌었으며, 산업 구조가 서비스, 연구 개발로 발전되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대전의 대덕 단지를 거쳐, 현재의 판교와 비슷하다.  7-80년대 한국의 첨단 기술을 이끌었던 대덕 단지가, 수십 년 후 판교에 많이 밀집한 첨단 서비스, 신기술 단지가 된 과정으로 이해하면 편하다.

에스포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생각하는 비전은 단순하다.  거주자와 지역 회사 위주의 도시,  인간 중심의 선도적인 도시 발전, 공정한 도시, 이 3가지이다.  모든 정책과 공공 서비스는 거주자 위주로 이루어지며, 항상 새로운 발전방향을 에스포는 찾는다.  더하여 세계의 문화와 네트워크를 모으는 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항상 상식적이고 공정한 법과 질서를 지킨다.  에스포의 Otaniemi, 오타니에미 지역에는 유명한 알토대학이 있다.  헬싱키 기술대학, 헬싱키 경제대학, 헬싱키 예술 디자인 대학을 합쳐 핀란드에서 국부로 불리는 알바 알토의 이름을 딴 알토대학으로 통합시켰다.  알토대학은 2010년 현재의 에스포, 오타니에미 지역으로 옮겼으며, 다른 곳에 있는 지방 캠퍼스도 곧 합쳐질 예정이다.  알토대학은 연구 개발 같은 대학 본연의 자세 외에 지역 성장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캠퍼스 내 창업 센터와 각종 지원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다른 기관과의 다리 역할과 기술 및 경영 지원 같은 직접적인 도움도 지역사회에 주고 있다.

지금 이 지역 전체는 새로 연장되는 지하철의 건설로 주변이 시끄럽다.  작년 방문 시에도 한참 진행 중인 터널 공사가 최근 마무리되고 각 역사도 건설되는 중이라고 한다.  에스포는 계획도시다.  그러나 도시 개발의 단계부터 자연을 잃지 않은 도시다.  단순히 면적이나 인구를 넘어 호수와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환경의 혜택이 크고, 그것을 그대로 지키는 핀란드 사람들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는 도시다.  아파트 건물과 건물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는 숲과 자연으로 구분이 되고 있다.  호수를 돌아 건설되는 도로나 물웅덩이를 그냥 보존하고, 공원화하지 않는 세심함, 그리고 인구 밀집을 피하기 위해 도시에 Center, 중심 이란 시설물도 이름도 만들지 않았다.  도시의 중심이라고 하면, 시청이나 큰 회사 건물들, 또는 대형 쇼핑센터가 들어선 거리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에스포에는 도시 중심가란 말이 없다.  모든 것은 자연으로 구분되고 멀찍이 띄어 놓는 도시계획을 했다.  그래서 농업이 도시 한가운데 살아있을 수 있고, 도시 한가운데서 낚시를 할 수 있다.

에스포의 시 관계자는 에스포가 일과 가정과 여가가 함께하는 지역이 되길 꿈꾼다는 말을 했다.  그 관계자의 말은 꿈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자연에 대해 엄격한 보존정책을 펴고, 그 이용은 누구나 항상 하길 바란다.  교육과 주거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무척 평준화된 핀란드 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환경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인간이 있기에 에스포가 발전한다는 생각을 지역 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도시다.  과거 노키아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른 사고, 넓은 꿈을 만드는 도시다.  나는 핀란드의 에스포가 한때 에스포를 이끌었던 노키아의 그늘에 별 영향 없이 발전하리라 믿는다.  핀란드에는 오랜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고, 세계 어느 문화에서나 인정하는 사랑스러운 북유럽 가치를 만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에스포는 핀란드가 자랑하는 교육, 디자인, 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이고 유럽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꼽힌다.

에스포는 계획도시이므로 교통, 주거, 쇼핑, 환경 등이 너무 편하고 아름답게 정비돼있다.  외국인의 거주 비율도 높고, 거주인들의 교육수준도 높다.  수도인 헬싱키까지 대중교통이 연결돼있으며,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거주인의 대부분은 지역 회사나 헬싱키로의 직장인이며, 농업인구는 많지 않다.  대형 쇼핑센터가 많이 있고, 시의 문화 이벤트로 인해 행사와 전시회 등이 많이 열린다.  “살고 싶은 곳에서 일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라는 시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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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와 광역시의 지하철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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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에서 에스포, 오타니에미 지역으로 들어서는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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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포시를 등지고 바라본 알토대학.  멀리 헬싱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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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키아 캠퍼스.  노키아 몰락의 충격은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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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포시, 오타니에미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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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포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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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포 Selle, 셀레 쇼핑 센터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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