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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 스웨덴 Malmö, 말뫼

Photo by Werner Nystrand / imagebank.sweden.se

자연에 의해 인간이 감동을 느끼는 것처럼,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보면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스웨덴에서의 스톡홀름은 너무 아름다웠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 곳이다.  내 지금의 모든 것이, 다 시작된 곳이다.  그 외 다른 곳들을 방문할 때면 반가움에 특히 인사를 건네야 할 것 같은 도시들이 있다.  아주 외딴 시골의 낯선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았던 경험처럼, 스웨덴의 Malmö, 말뫼는 내게 전혀 낯설지 않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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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면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과 무척 가깝다.  그 거리를 보면 덴마크 레고랜드가 있는 빌룬드, 또 두번째로 큰 도시인 오르후스는 딴 나라같이 느껴진다.  그 유명한 Øresundsbroen, Öresundsbron, 외레순드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다. (이 다리 이야기만 해도 몇 번은 쓸 것 같으니 줄여서 넘어가자…)  약 8킬로 미터의 다리 구간과 5킬로 미터의 해저터널로 만들어졌으며, 국경선으로 나누어져 있다.  말뫼가 속한 지역은 Skåne, 스코네 지역으로 지도의 헬싱보리와 크리스트티얀스타드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다.  1,200년 경부터 스코네는 덴마크 영토였고, 말뫼는 그중에서도 큰 도시 중 하나였다.  1397년 Kalmarunionen, The Kalmar Union, 카르마 동맹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한나라가 되었고, 동맹이 끝나는 1523년까지, 그리고 다시 스코네와 덴마크 영토를 돌려받는 1658년의 Treaty of Roskilde, 로스킬데 조약까지 스코네의 말뫼는 덴마크의 영토였다.  그래서 그런지 스웨덴 내의 덴마크 같은 분위기의 도시는 오늘에도 이어진다.

지도를 다시 보면 알겠지만, 외레순드 다리가 생기기 전까지도 유럽 대륙의 문물이 넘나드는 통로였고, 바이킹 시대를 마감하게 만든 기독교의 전파도 이곳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스웨덴의 문화는 모든 것을 수용하고, 깊이 또 생각하는 사고의 문화이다.  그래서 추운 기후와 사람들의 외모와도 어울리게 차갑고, 심각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과는 또 다르게 나는 말뫼에서 상당히 미국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일반 주택에도 나지막하고 경사가 심하지 않은 지붕들, 잔디와 꽃으로 장식된 넓은 마당을 꾸미며, 도시 내에 작은 밭을 일구는 도시 속의 농업도 많이 보았다.  이런 삶의 모습은 물론 기후와 문화 때문이다.  눈으로 덮인 지붕의 붕괴를 막기 위해 경사도를 높이고, 어두운 칠을 한 스톡홀름이나 그 위 지방의 집들과는 또 다르고, 비교적 비옥한 땅을 가진 스코네 지역에 각종 식물 재배를 취미로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것은 미서부, 비교적 땅이 비옥한 오렌지 카운티 지역의 집들과도 비슷했고, 잔디가 얼어서 큰 잔디 마당은 아주 골치 거리기 일쑤인 북쪽과는 비교된다.

외형뿐 아니라 말뫼의 생활은 북쪽 지방과 다르다.  현지인들도 덴마크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말뫼의 약 10%의 인구가 코펜하겐에 직장을 가지고 있다.  세금과 주택 가격, 그리고 조금 더 여유로운 말뫼에 거주하며, 대도시인 코펜하겐으로 출근하는 모습은 유럽에서만 가능한 재미다.  매일매일 국경을 통과하는 신기함이랄까?  나는 말뫼의 도시 성격이 한국에서는 신의주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중국과의 교류가 마치 스코네 지역과 비슷할 것 같다는 추측이다.

두 나라가 만나는 지역의 특징은 두 가지가 공존한다는데 있다.  말뫼는 유럽 대륙의 문화를 연결하는 전달자였을 뿐 아니라, 당시 앞선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스웨덴의 선두 도시였다.  그래서 이 문화는 오늘날에도 낯선 것에 대해 주저 없이 대하는, 넓은 이해심을 가지고 있다.  또 반대로 상황에 불리함이 생기면, 언제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선택도 할수 있다.  그래서 보통 세계의 국경 도시들은 아주 좋던지, 아니면 그 반대로 낙후돼있기도 하다.  말뫼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조선과 무역, 운송 등이 발달했고, 금융 등의 서비스업도 이어졌다.  그중 조선업은 중공업 주도 정책이었던 스웨덴의 발전과도 맞물려 호황을 누렸다.  Kockums AB, 코쿰스 아베는 스웨덴 Saab, 사브의 소유로 말뫼의 대표적 조선소였다.  이곳의 크레인은 1973년 건설된 길이 175미터, 용량 1,500톤의 크레인이다.  작동 레일의 길이는 710미터이다.  건설 이후 약 75척의 선박 작업에 이용되었으며, 1997년 외레순드 다리의 부품을 들어 올리는데 마지막으로 사용되었다.  그 이후 조선업은 신흥 조선사에 밀려 하향길을 걸었다.  대표적인 경쟁국은 한국이었다.  1990년 초 덴마크 회사인 Burmeister & Wain, 불마이스터 앤 웨인에 매각되었다가 회사의 도산으로 인해 다시 2002년 현대 중공업에 매각되었다.  이 이야기에 흔히들 알고 있는 $1의 매각설, 그리고 “말뫼의 눈물”이야기는 근거 없는 소문이다.  매각액은 1천4백만 불, 한화 약 1백60억이었다.  말뫼의 눈물 이야기는 크레인이 분해되어 항구를 떠나는 모습을 본 직원이 눈물을 머금은 사실을 한 한국 기자가 보고, 그 이야기를 썼고 마치 말뫼의 시민들이 모두 그런 감정 인양 포장되었을 뿐이다. (거제의 한 조선소가 같은 운명을 맞은 순간, 일부 관련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한국인은 관심이 없었다.)

말뫼는 전통적으로 실업률이 높았다.  일자리가 적은 영향도 있지만, 워낙 움직임이 많은 도시라 정착하는 인구가 적고, 청소년들이 단기적인 일을 찾기보다 관심을 가질 다른 것들이 더 많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평가된 말뫼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들은 많았다.  비슷한 시기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퍼진 스타트업의 열풍은 말뫼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새로운 것에 거부감이 없고, 항상 도전하며 새로운 것을 찾는 문화, 여러 나라의 다름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생활 등은 많은 말뫼 시민들과 유럽 대륙을 포함하는 세계를 목표로 하는 사업가들에게 매력적인 도시였다.  유명한 룬드 대학과 말뫼 대학, 그리고 코펜하겐까지 이어지는 기술 네트워크는 각종 창업과 신기술 개발, 연구, 교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런 발전의 방향은 전통적인 생산시설의 환경문제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 친환경 산업이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나도 여러 번 방문하고 네크워크를 갖고 있는, 창업 관련 기관들과 민간단체들은 무수히 많고, 그들의 사고의 유연성은 다른 북유럽은 물론이고 이미 유럽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일 때가 많다.

말뫼는 또 현재의 북유럽을 뜻하는 스카니아의 지역이기도 해서, 바이킹의 유물들,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서쪽의 바이킹들이 주로 북해 항로를 택했고, 핀란드와 스웨덴의 바이킹들이 발트해 항로를 주름잡았다면, 스코네의 바이킹들은 이 두 항로를 넘나드는 삶을 살았을 것 같다.  말뫼는 북쪽 지방에 비해 온화하고, 백야가 드물며 사람들은 활발하고 아주 개방적이다.  약 60%의 시민이 자전거를 애용하고, 교통은 아주 좋다.  물가는 스톡홀름보다 모든 게 저렴하고, 유럽 남부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시 중심가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화려한 상점들과 이국적인 이민자의 상점으로 이어진다.  점점 무질서해지고, 외국어와 외국 식당들도 많이 보인다.  그렇다고 치안이 위험한 곳은 아니다.  각종 술집과 내가 사랑하는 인도 식당이 위치한 곳이다.  보드카 한 잔과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매운 빈달루 한 그릇이 또 생각난다.  덴마크 코펜하겐까지는 기차로 약 40분, 택시로도 30분이 안 걸린다.  외레순드 다리는 약 50유로 정도의 통행료가 있으며, 스웨덴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웨덴 국경 초소가 있다.  꼭 여권을 챙겨야 한다.  말뫼는 여행으로 또는 사업으로 북유럽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픈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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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뫼 서쪽 해안, Photo by Justin Brown / imagebank.swed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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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뫼역, Photo by Werner Nystrand / imagebank.swed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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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레순드 다리, Photo by Silvia Man /  imagebank.swed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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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근처 주택 단지, Photo by Aline Lessner / imagebank.swed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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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근처 주택 단지, Photo by Aline Lessner / imagebank.swed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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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근처 주택 단지, Photo by Aline Lessner / imagebank.sweden.se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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