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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VEJRHØJ, 베아호이에서 느끼는 자연주의

Photo from VEJRHØJ.com

몇 년 전이었나 보다.  디자인 매거진에서 우연히 본 시계 브랜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이 위의 사진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나무와 금속, 그리고 가죽 벨트가 어우러진 시계였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물속에서 타오르는 불의 기운을 느꼈다.  그러면서 백여 년 전 덴마크 Krüger, 크루거 형제의 공방이, 그리고 볼보 XC90의 기어노브 끝에서 빛나는 스웨덴 Orrefors, 오레포쉬의 크리스탈이 생각났다.  나무, 이 한 단어가 덴마크 사람들의 사고 속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 알 수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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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Wegner의 대표작: Peacock Chair

 

내가 좋아하고 즐겼던 Peacock Chair를 디자인한 Hans Wegner는 전형적인 북유럽 덴마크의 디자이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옆의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사람들은 물론 핀란드 친구들도 나설 말이지만 덴마크 사람과 나무는 떼 놓을 수 없는 사이다.  어쩌면 연필보다 망치와 못에 더 익숙한 그들의 사고는 나무를 뭉개고 휘는 손재주로 발전시켰다.  아주 간단한 자연주의의 시작이었고, 거의 모든 디자인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그들의 관념이다.  그러면서 한 소재가 주는 아름다움을 더 단순하게 디자인하는 것에서 나아가 전혀 다른 협업을 시도하는 어우러짐도 나왔다.  한스 베그너의 피콕 체어에서 보여주는 다른 색깔의 나무와 종이의 만남이나 물과 불, 또는 나무와 차가운 금속의 만남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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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from VEJRHØJ.com

 

VEJRHØJ, 베아호이는 지명이다.  기온이 높은 날씨라거나 높은 지대의 기후 정도로 바꾸어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리 먼 과거가 아닌 시절에 창업자인 Janus Aarup, 야누스 아룹이 살던 지역이다.  그는 베아호이의 영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덴마크의 바닷가, 그리고 숲과 어우러진 지역에서 자라면서 북유럽의 미니멀리즘, 그리고 자연에서 온 소재들과 친해졌다.  인공적인 소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소재인 나무를 다듬으며 따뜻함과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협업 디자인을 진행한 Bo Bonfils는 그가 16년간 살던 코펜하겐 운하의 등대선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실린더 케이스라던가 다이얼의 숫자들은 콤파스같은 항해 장치로부터 시작된 아이디어다.”

이것도 십여 년 전의 이야기지만 미서부의 라스베이거스나 중동의 고급 호텔들의 인테리어로 물에서 피어나는 불이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더 심하게 소재 간의 온도 조절을 철저히 하면 얼음들 사이에서 자라나는 파란 불꽃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야누스가 처음 베아호이를 친구들과 소수의 사람들에게 발표하면서 불과 얼음이 혈관 속에 퍼지는 것 같았다던 그 느낌을 같은 경험이라고 상상한다.  더 번쩍이고 더 화려한 최신 시계 페이스를 장식하는 천연 나무 무늬는 우연하게 길을 걷다 만난 옛 친구 같은 당혹감을 준다.  가장자리의 원형 벽은 금속으로, 또는 강렬한 건 메탈로 나무와 유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시계뿐 아니라 요즘 개인 물품들은 사실 전부 필요 없다.  전통적인 사무직 노동자들의 소품들은 스마트폰 하나로 대치된 지 오래고, 보다 전문적인 개인 소품들을 천천히 없애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가장 불편해야 할 장신구들은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고, 그 안에 시계가 들어가 있다.  자연주의, 이 한 단어로 우리가 관여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변하고 있다.  우리들 스스로 관심이 없을 뿐 내가 관여하는 한 브랜드는 나뭇잎으로 신발을 만들고, 어떤 장신구 업체는 재활용품을 이용한다.  친환경이나 재활용 같은 상업적인 단어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인간은 자연의 소재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인간도 자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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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from VEJRHØJ.com

 

베아호이는 2014년 미국의 킥스타터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예정 디자인과 프레젠테이션을 선행한 베아호이는 예약된 주문들을 모두 코펜하겐에서 소화했다.  이후 스톡홀름의 Formex 박람회에도 참가했고, 다른 여러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을 이끌었다.  일본에서도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한국어로 사이트를 확장하고 전 세계로 베아호이를 알리고 싶어 한다.  이들의 창업이나 성장하는 모습은 북유럽 국가들의 스타트업들이 지나간 길과 비슷하다.  가장 기본적인 브랜드에 대한 사랑과 기본 사고가 탄탄하다.  디자인의 독창성이나 소재에 대한 이해도 남들과 타협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금년은 핑크, 유리 소재가 인기라는 그런 흐름쯤은 결국 그것들도 다 자연의 것이라는 포용에서 묵살된다.  나는 이런 북유럽 스타트업들을 수없이 보았다.  기술이나 절차의 차이만 있었지 백여 년이 지난 브랜드들도 비슷한 길이었음을 알고 있다.  내가 처음 베아호이의 시계를 보며 백여 년 전의 크루거 형제의 공방을 떠올린 것도 지금과 과거의 디자이너들의 가장 밑바닥 사고에는 연결되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그 시간의 다른 점이었다면, 단풍나무의 무늬냐 자작나무의 것이냐의 차이 정도 일수 있다.

베아호이는 다른 소재를 시험하고, 여성용, 다른 디자인에 대한 계획을 말한다.  한국을 포함하여 다른 문화에서의 반응도 기대하고 있다.  마치 원산지를 말할 필요조차 없는 브랜드를 오랜만에 본 것 같아서 반가운 마음이다.

참고 사이트
https://kr.vejrhoj.com/

 

by 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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