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esign / 일반 / 근대 북유럽 문화의 근원, 여름 별장

근대 북유럽 문화의 근원, 여름 별장

스웨덴의 여름 별장.  Photo from Sweden.se

북유럽 문화를 보면 숙성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식민지 시대에 단순히 전파되었다거나, 역사의 풍습으로 그냥 그렇게 쓰는 무자각 같은 것보다, 좀 생각해서 나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심지어 고통도 웃음으로 바꾸어 나누던 음습한 느낌의 코메디도 있고, 참 속이 깊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느끼던 남에 대한 배려도 있다.  나는 수천 년 전 바이킹의 문화로 시작된 스칸디나비아의 문화가 태생적으로 사고가 깊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절박함과 아쉬움이 더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속에 당연히 나타나는 인간의 욕심이란 문제에서 단순한 삶이라든가 더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는 베풂에 대해 어떻게 그런 사고가 사회 속에 널리 퍼져있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는 북유럽의 배려에 대해, 또 인간의 깊은 사고에 대해 그 근원을 그들의 “여름 별장”에서 찾는다.  노르딕후스의 글의 분류에서는 인간의 사고도 디자인이란 생각에 디자인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여름 별장이란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우리들의 선입관은 무척 세계적이지 않다.  적어도 문화의 시작이었던 유럽에서는 별장이란 말이 반드시 돈과 연결되지 않는다.  더하여 유럽의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더 친밀하고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일반적인 여름 별장의 의미는 여름 같이 날씨가 좋은 한 기후 어느쯤에 나나 가족이 사용하는 휴가 시설쯤으로 이해된다.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큰지, 얼마나 호화로운지에 따라 물론 재력이 보이곤 한다.  여기에 북유럽의 문화에 근거한 여름 별장의 의미는 “내가 익숙하고, 부모님의 품같이 포근한 마음의 도피처”란 의미가 같이 들어가 있다.

 

Norwegian_hytte

노르웨이의 여름 별장, Hytte.  Photo from Wikipedia

 

내가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나 작가들도, 일반적인 회사원들도, 공무원들도, 북유럽에 거주하는 거의 모든 북유럽 사람들은 여름 별장을 가지고 있거나 항상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단순히 스웨덴 인구 천만 명 중에 여름 별장의 기록된 숫자는 60만 채이다.  법으로 보장된 약 두 달간의 휴가 중 반 정도는 여름 별장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중한 곳이지만, 실제의 이미지는 이렇다.  외진 시골이거나 호숫가 근처의 집이다.  방은 하나나 많으면 두 개 정도, 침대가 하나씩 있다.  운이 좋다면 전기가 있고, 약 반수 이상의 집에는 수도가 없다.  당연히 더운물은 없다.  대부분 부모나 그 조상 때부터 가지고 있던 곳으로 낡고 항상 수리를 요한다.  그래서 별장 도착 후 사나흘간은 청소와 수리로 시간을 보낸다.  거주하는 집으로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집의 등록, 세금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대부분의 별장 주인들은 이 집들을 재산으로 보지 않는다.  거래도 거의 없고, 안 쓰면 그냥 사라지는 움막 같은 존재다.  더 돈이 많은 사람들은 여름 별장을 아주 호화롭게 수리해서 친구와 친지들도 같이 쓸 수 있게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부자들은 해외에 별장을 더 사는 걸 원한다.  유럽에서는 해외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보통 북유럽 부자들은 이탤리나 스페인에 한두 채의 별장, 자기의 고국에 하나, 동남아에 한두 채 정도를 가지고 있다.

 

Finnish_mummonmökki

핀란드의 여름 별장, mummonmökki.  할머니 집이라는 재밌는 말이다.  Photo from Wikipedia

 

위의 것은 여름 별장에 대한 외형이다.  그런 집이다.  스웨덴 공식 웹사이트 Sweden.se에 소개된 여름 별장의 이미지는 조금 더 깊다.  “여름 별장의 이미지는 사람들이 지친 마음을 쉬는 곳이다.  해외여행보다 저렴하고, 쉽기 때문에 많은 스웨덴 국민들은 여름 별장을 아직까지 애용한다.  전 국토에 걸쳐 물가에 보통 위치하며 그래서 여름을 보내기 좋다.  생김새는 스웨덴의 전통적인 붉은 페인트와 담장 없이 자연과 이어지는 마당이 있다.  요즘에는 많은 해외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반이 넘는 스웨덴 국민들은 본인과 가족이 함께 사용한다.”  스웨덴 북쪽 Umeå에서 교사와 의사로 일하는 Anna와 PG Wiklund는 매년 Hälsingland 지역으로 휴가를 간다.  Anna는 “매일매일의 업무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여름 별장은 1942년에 그녀의 할아버지가 개조한 것이다.  이후 그녀와 남편 PG가 같이 집을 새로 지었다.  “이곳서 아주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꼭 이곳에서 사는 느낌이 나요.  만일 해외에 2주 정도 여행을 간다면 재밌지만 참 할일이 많을 거예요.  그리고 늘어지는 시간은 가지기 힘들죠.  여름 별장을 사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주변 자연과 강한 애착이 있어요.  자연과 또 그 집과…  그렇기 때문에 진짜 쉰다는 게 뭔지 알 수 있는 거죠.”  부부가 같이 설명한다.  쉰다고 말은 했지만 몸까지 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름 별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땅을 파고, 잔디를 깎고, 나뭇가지며 주변을 정리하고 청소를 한다.  이웃 중 먼저 온 다른 사람들은 이런 분주한 모습이 또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한 주 정도가 지나면 이제 좀 느긋해진다.  다른 이웃이 청소하느라 야단인 것을 보면서 즐기는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  보통 이런 여름 별장들은 살기에 아주 힘든 시설이다.  그렇지만 약 2백만의 스웨덴 국민들이 별장을 가지고 있으며 선호하는 지역은 Stockholm archipelago, Skåne, islands Öland와 Gotland, 서부 해안가와 Småland이다.

아주 최근에 같이 일을 한 스웨덴 디자이너 Lotta는 스웨덴 남부 Gotland 섬에 새로운 여름 별장을 마련했다.  그녀가 가족과 같이 휴가를 지내는 3주 동안 난 무례하게도 일을 부탁했고 그녀는 마당에서 자라는 야생화로 디자인한 파이널을 주었다.  이렇게 느긋한 시간에서 뭔가 하고 싶고 머리에 떠오르는 그 순간의 기억은 손 스케치로 수십 장 내게 보내졌고, 스톡홀름으로 돌아간 후 디지탈로 바뀌었다.  나는 디자인에 대한 감사보다, 그녀가 지낸 시간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  북유럽 문화에서 숙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대부분의 스웨덴 국민들은 여름 별장에서의 시간 속에서 충전과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대화하고 생각한다.  아무리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내 생각과 그동안의 이웃과 사업과 주변에서 일어났던 복잡한 일들을 아주 차분히 돌아볼 시간이 비로소 주어진다.  휴식을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은 거짓이다.  이 세계 어느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도 자기 집 침대 속이 가장 편한 건 사실이다.  감사하게도 내가 어느 글거리가 떠오를 때면 항상 그 순간이 익숙할 때다.  그리고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다.  여름 별장의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가벼운 고민과 함께 내 삶과 미래와 그동안의 반성이나 뭐든지, 내가 생각하고 싶은 그 모든 것들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상태로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이 문화는 대를 이어졌다.  적어도 내가 아는 스웨덴 역사의 일이백 년은 족히 넘었다.  그 이전, 내가 돌아갈 수 있다면 더 깊은 속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생각하는듯한 수줍은 스웨덴 사람의 이미지는 여름 별장의 문화가 어느 정도 기인했다고 확신한다.  핀란드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도 그들의 별장 문화에서 나왔다.  덴마크나 노르웨이도, 아이슬란드도 조금씩 다르지만 쉬고 생각한다는 그 기본적인 여유가 비로소 주어지는 여름 별장의 문화는 같다.  바쁜가?  무엇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어지는 후세가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과 나누는 그 가치를 배우는 것보다 바쁠게 뭐가 있을까.

 

by Luke

You may also like
북유럽 스타일과 가치
북유럽 깨알정보 – 북유럽 스타일은 무엇인가?
북유럽 여름휴가의 시작, Midsummer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