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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다양한 모습의 북유럽 팬케이크

큰아이가 목요일이면 학교에서 먹는 급식 메뉴가 있다. 학교뿐 아니라 일반 북유럽 스웨덴식 메뉴를 취급하는 점심 식당에서는 목요일 메뉴에 꼭 준비하는 메뉴이다. 바로 팬케이크(Pancake). 스웨덴 말로 Pannkakor 라고 한다. 북유럽 스웨덴에서는 매주 목요일의 점심은 팬케이크를 먹는 날로 불리고 있다. 함께 꼭 곁들여지는 메뉴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콩을 갈아 만든 건강에 좋은 콩수프 (Pea Soup)이다. 그냥 먹기보다는 수프 안에 돼지고기나 햄을 넣어 같이 끓인다. 맛이 의외로 구수하고 담백하며, 포만감을 준다.

01 아메리칸 팬케이크

정해진 특별한 날에 즐기는 음식이 유독 많은 스웨덴에서 매주 먹는 음식도 있다니 흥미로왔다. 게다가 미국에서부터 친숙하게 즐기던 팬케이크라 하니 반갑기도 하였다. 모든 전통에 유래가 있듯이 왜 목요일을 택하여 팬케이크를 먹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지금은 십 퍼센트 미만의 가톨릭 분포이지만, 전통 가톨릭을 유럽에서 따르던 아주 오래전에 금요일 단식을 지키기 위해 항상 그 전날인 목요일에 영양분과 포만감이 가득한 돼지고기 콩수프에 생크림과 여러 가지 베리 잼이 듬뿍 얹어진 열량 높은 팬케이크를 먹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영국, 캐나다 등에서 사순절이 시작하기 전 화요일에 팬케이크를 먹고 있는 “Shrove Tuesday”의 전통과 어찌 보면 ‘단식 전 영양 보충’이란 의미는 같다. 현재는 스웨덴 국가 전체가 루터교를 따르고 있지만, 금요일 단식을 위해 마련했던 목요일 팬케이크 식단은 계속 이어지고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02-1 02-2    콩수프와 함께 먹는 목요일의 스웨덴 팬케이크

일주일마다 먹는 팬케이크가 딸아이는 제법 맛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급식 메뉴의 한 가지로 고를 정도이다. 미국에서부터 먹었던 친근함도 있지만, 색다른 모습과 맛이 곁들여져 더 좋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두툼하고 메이플 시럽에 젖어 푹신거리는 팬케이크를 즐기며 살았는데, 스웨덴에 오니 맛과 먹는 방법이 좀 달랐다. 우선 반죽이 훨씬 묽어서 거의 불란서 팬케이크인 Crepe처럼 얇게 팬에 굽는다. 아메리칸 팬케이크와 불란서 Crepe 의 중간 정도 두께로 부드러운 식감은 스웨덴 팬케이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스웨덴 팬케이크에는 보통 생크림과 함께 베리 종류의 잼이 곁들여진다. 북유럽에서 즐겨먹는 Lingonberry 잼이 제일 인기가 높다. 산 딸기맛과 비슷한데, 지난 글에 소개했던 간이나 Blood Pudding에 함께 먹는 바로 그 링곤 베리 잼이다. 북유럽에서 제일 많이 즐겨먹는, 맛과 영양 모두 만점인 잼이다. 또 다른 스웨덴 팬케이크로 감자가 들어가는 Raggmunk도 있다. 우리나라의 감자전이나, 미국의 Hashbrown과도 비슷하다. 다진 양파가 함께 곁들여지기도 하는데, 버터로 구워내며, 주로 돼지 껍질이나, 베이컨 그리고 어김없이 링곤베리 잼이 곁들여진다. 겨울철에 더 많이 챙겨 먹는 팬케이크라고 하는데, 감자 맛이 느껴지는 팬케이크도 제법 맛이 좋고, 달콤한 링곤베리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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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두 가지 팬케이크, Pannkakor와 Raggmunk

고대 그리스부터 팬케이크를 먹었다고 하니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은 음식임을 깨닫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만들고 먹는 방법도 문화마다 차이를 보이는듯하다. 스웨덴 팬케이크처럼 작은 북유럽 안에서도 각 나라마다의 팬케이크는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모양이 제일 특이한 팬케이크는 덴마크에서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서 친했던 이웃이 덴마크인이라 이미 소개받고 즐겨 먹어보았던 동그랗고 귀여운 팬케이크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일본식 ‘다코야키’와 비슷한 동글한 모양의 팬케이크이다. Aebleskiver라 불리는데 정확한 말의 의미는 ‘Apple Slices’란 뜻으로 주로 사과가 함께 곁들여지기 때문이다. 동그란 모양을 만들기 위해 무쇠로 만든 전용 팬에 반죽을 두르고 긴 꼬챙이로 돌려가며 공처럼 만든다. 파우더 슈거를 뿌린 후 역시 베리 종류의 잼을 곁들여 먹는다.

04-1 04-2    덴마크 팬케이크

핀란드의 팬케이크는 오븐에 굽는 점이 특별하다. Pannukakku라 불리는 이 팬케이크는 두툼하게 구워져서 생크림, 아이스크림 등과 곁들여 후식으로 즐겨 먹는다. 스웨덴과의 사이에 있는 Åland 섬의 팬케이크는 더 두툼한 형태로 Rice Pudding을 섞어 굽기도 한다. Rice Pudding을 섞기도 하는 방법은 노르웨이 팬케이크에도 찾을수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 팬케이크의 모양은 Crepe처럼 얇고 그 안에 딸기 등을 채워 넣고 돌돌 말아서 생크림, 아이스크림 등과 함께 먹는 후식으로 즐겨 먹는다. 아이슬란드도 매우 얇은 디저트 팬케이크, Pönnukaka를 생크림, 아이스크림, 잼 등과 즐겨먹는다. 끝으로 ‘Fried Pancake’이라 불리는 헝가리식 튀긴 얇은 빵, Lángos를 북유럽에서 가끔 만날 수 있다. 나도 스톡홀름 시내의 노천카페에서 호기심에 먹어보았는데, Lángos 위에 다양한 채소, 치즈, 햄 등이 곁들여져 아주 맛있게 즐겨 먹었고, 한 끼 식사로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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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굽는 팬케이크,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의 얇고 말린 팬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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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식 튀겨 먹는 팬케이크
미국식 팬케이크로만 여태껏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가, 유럽 안에서도 각자의 모습으로 즐겨먹는 팬케이크가 이렇게 다양할 줄은 몰랐다. 예전 온라인을 통해 직접 담은 김치를 병에 가득 담아 사진을 올린 미셀 오바마의 유쾌한 뉴스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음식이라는 매개체는 그 어떤 문화보다 손쉽고 빠르게 전파되고 각 문화와 정서에 따라 그 변화도 참 놀랍도록 다양해지는 것 같다. 항상 내가 아는 것과 다른 모습, 생각들이 세상에 있다는 건 혼란이 아니고 즐겁고 재미난 세상살이라는 걸 미국과 북유럽의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다양한 팬케이크들을 먹으면서도 느끼게 된다.
by 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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