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Travel & Food / 푸드 / 간과 피를 즐겨 먹는 북유럽인

간과 피를 즐겨 먹는 북유럽인

한국에서 순대를 즐길 때 함께 곁들여 먹던 간… 그리고 울 남편이 즐겨먹던 선지… 미국에서는 한국인들끼리만 소소하게 찾아 먹고 즐기던 육류의 한 재료였다. 물론 한국인이 경영하는 마켓이라도 생간이나 선지를 직접 구해서 내가 요리에 응용하는 것은, 미국 생활 동안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일이다. 이제는 유럽, 그것도 북유럽의 스웨덴 땅에 왔으니, 미국에서도 단조로웠던 고기 종류가 이젠 더욱 종류별로 찾기는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런 염려는 시장 보기 첫날 씻은 듯이 사라지고, 오히려 고기 코너에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는 소간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르는 단어를 핸드폰의 사전에 두들겨 가며 몇 번이고 확인했다. 소 간이 맞았다. 그 순간 거위 간 요리 등 유럽식단에 여러 가지 간 메뉴가 인기라는 기억이 떠올랐고, 이곳 양식당에서 접한 기억도 떠올랐다. 그때는 그저 주방장의 특선요리로 대했는데, 북유럽인들의 생활에 자연스러운 식재료 중 하나로 마켓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01
스웨덴 마켓에 진열되어 있는 소간

마켓을 돌며 정육코너에서 훈제육, 가공육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번에는 더 놀라운 제품을 발견하였다. 스웨덴 단어지만, 분명히 추측할 수 있었다. 영어로 말하자면, Blood Pudding. 와우 이건 더 놀라운 발견이었다. 우리말로 하자면 반가운 “선지”였다. 물론 Pudding 화 시킨 걸로 봐서는 안정성과 보관을 위해 좀 더 가공을 한 형태인듯하지만, 언뜻 보기에도 검붉은 색의 선지였다.
 
02
스웨덴 마켓에 진열되어 있는 돼지 피 푸딩 (Blodpudding)
 
간과 피는 우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철분과 비타민 A, B 등을 보충 받을 수 있는 식재료이다. 수렵과 사냥을 하며 해가 짧은 긴 겨울을 보내는 북유럽인들에게는 매우 필요한 식재료이며, 지혜로운 선택인듯싶다. 아무튼 스테이크나 스튜에 살코기 부위를 주로 활용하는 미국인들의 식생활을 서양식의 모든 기준으로 어겼던 나의 좁은 견해가, 요즘 유럽 생활에 적응하면서, 새롭게 세상의 다양한 문화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소간을 즐겨먹는 북유럽인은 단지 간을 익혀 소스를 얹어먹는 메인 요리뿐 아니라, 감자와 곁들여 완자로 만들기도 하고, 조리는 다양하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빵에 발라먹을 수 있도록 Spread 형태로 가공하여, 피클이나 잼 등과 곁들여 즐겨먹는다. 이미 우리 가족도 간 스프레드(Leverpastej / Liver Spread)에 매료되어, 거의 매일 먹기 시작했다. 식감도 부드럽고, 거부감 없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간 특유의 담백한 고기 맛이 아주 절묘하게 빵이나 비스킷 등에 어울린다.
 
03-1 03-2
매우 다양한 종류의 간 스프레드 (Leverpastej)

Blood Pudding(Blodpudding)은 남편의 강력한 요청에도 사실 자신이 없어 아직 시식은 해보지 못했지만, 궁금한 마음에 어떻게 즐겨먹는지 여러 정보를 뒤져보았다. 두꺼운 햄 모양같이 굳어진 Blood Pudding을 버터를 두른 펜에 구워서, 주로 Iingonberry Jam (크랜베리 잼과 비슷한 맛)을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다른 음식이 없이도 이것만으로 든든한 아침식사로 아주 훌륭하며, 좀 더 부지런한 북유럽 사람들은 직접 돼지 피를 마켓에서 구매하여 집에서 푸딩으로 만들기도 한다.
 
 04-1 04-2
간은 소뿐만 아니라, 돼지나 닭을 이용한 요리도 북유럽에는 많다. 고기를 활용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미국에서는 왠지 겉으로 내세워 백인들과 얘기하지 못 했던 많은 육 재료를 이곳에서는 즐기도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유럽식 요리 방식과 함께 내 머릿속에는 내가 좋아하던 고향의 맛을 재현하는 재료로 활용해 볼까 고민하고 있다(해장국, 선짓국 등등). 요리를 즐기는 나에게 북유럽은 새로운 발견과 도전의 연속이 되고 있다.
 
by Angela

You may also like
스웨덴 코코아볼 Chokladbollar
오픈 샌드위치 / Smørrebrød(덴마크), Smørbrød(노르웨이), Smörgås(스웨덴)
스웨덴식 해시브라운 Pytt i panna (Swedish hash)
사순절 준비를 위한 달콤하고 탐스러운 북유럽의 크림빵, Semla

COMMENT